눈길 사고로 11m 교량 위 위기…맨손으로 45분간 운전자 지탱해 구조
이 사고로 트레일러 운전석 일부가 파손되며 60대 운전기사 A씨의 하반신이 11m 높이의 교량 난간 밖으로 빠져나갔다.
45분간 요구조자 구조 중인 박준현 소방교. 연합뉴스(독자 제공) |
사고 신고를 받고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풍산119안전센터 소속 박준현(34) 소방교와 대원들은 충격적인 상황을 마주했다. A씨는 상체만 간신히 운전석에 걸쳐있었고, 하반신은 공중에 매달린 상태였다.
박 소방교는 “처음에는 운전석에 이불이 쌓여 있어서 운전자가 보이지 않았다”라며, “이불을 치우니 상체만 운전석 안에 걸쳐있는 운전자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즉각 손을 뻗어 잡았지만, 손만 겨우 잡히는 상황이었다"며 당시 긴박한 순간을 전했다.
그는 약 45분간 운전자를 맨손으로 붙잡으며 추락을 막았다. 사고 초기 약 15분 후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했지만, 추락 위험이 높아 구급대원 간 교대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대신 펌프차에 있던 로프로 A씨의 팔을 휘감아 다른 구조대원들과 연결했다.
운전기사는 사고 여파로 손에 피가 가득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체력이 떨어져 몸이 점점 아래로 처지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이때마다 박 소방교는 운전기사를 진정시키며 끝까지 두 손을 맞잡고 버텼다.
박 소방교는 “차체 일부가 아래로 떨어지는 등 상황이 점점 악화되었지만, 구조 작업을 위한 공간이 너무 협소했다”며 “눈이 계속 내리고 손이 얼어붙어 어려움이 컸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소방본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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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교량 아래 국도에 에어매트를 설치한 뒤 굴절차가 도착, 사고 발생 1시간 1분 만인 오전 10시 30분 A씨는 굴절차 바스켓에 옮겨져 구조되었다. A씨는 이후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박 소방교는 2016년 11월 입직한 만 8년 차 구급대원으로, 이날 구조 현장에서도 그의 헌신이 돋보였다. 구조 작업에는 안동소방서, 예천소방서 도청119안전센터 등에서 출동한 소방관 20여 명이 함께하며 긴박한 상황을 수습했다.
그의 노력 덕분에 극적인 구조가 가능했던 이번 사고는 구급대원들의 헌신적인 활약과 협력이 돋보인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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