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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北 파병·인지전…전방위 안보위협에 법제도 정비 시급"(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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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안보전략연구원 등 4개 기관 공동세미나

"자유-안전 조화 속 새 안보법제 마련해야"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국가안보 및 안보법제 전문가들이 북한의 러시아 파병, 주변국들의 인지전과 스파이 활동 등 새로운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법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2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반도 국제정세 변화와 우리 안보법제 개선 방향’ 세미나에서 국가안보 분야 주요 인사들은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법제도적 대응책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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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희(앞줄 왼쪽 두번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과 김일수(앞줄 왼쪽 세번째) 고려대 명예교수, 정웅석(앞줄 왼쪽 네번째)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장 등 28일 국가안보정책 세미나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성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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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희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은 “북한, 중국, 러시아가 대한민국을 대상으로 본격화하고 있는 인지전의 위협”을 새로운 차원의 안보 도전으로 규정했다. 한 원장은 “사이버 공간을 활용한 이들 국가의 심리전과 인지전은 우리 사회의 내부 결속을 약화시키고, 정책 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치며,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미국의 정치 상황 변화가 가져올 영향에도 주목했다. 한 원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을 앞두고 있다”며 “북한 문제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미국의 전략적 접근 방식이 새롭게 조정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북한과의 대화 재개 가능성부터 중·러와의 관계 변화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방부 장관을 지낸 한민구 한국국가전략연구원장은 외국 세력의 국내 침투 위험성을 구체적 사례와 함께 지적했다. 한 전 장관은 “최근 우리 법원이 노동조합의 간첩 활동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렸고, 2022년 12월에는 중국의 ‘비밀경찰’이 포착된 ‘동방명주’ 사건이 발생했다”며 “외국 정부와 관련된 단체와 조직, 인사를 더 이상 순수한 눈으로만 바라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국내 체류 외국인이 250만명을 넘어서고 외국인 유학생도 20만명이 넘었으며, 국내 설립 외국 법인도 1885개에 달하는 상황”이라며 미국의 외국대리인법(FARA)과 같은 법제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웅석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장은 “21세기 현대사회는 경제, 재난, 기후 등 각종 재난과 테러, 전쟁 등이 혼재된 ‘복합적인 위험사회’”라며 이를 ‘신안보상황’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냉전체제 이후 적국의 개념이 무의미해짐에 따라 주요 선진국은 외국으로부터의 기술침해, 스파이행위, 국제적 테러리즘을 예방하고 대응하기 위해 관련 법제도를 정비하고 있다”며 “이는 국가의 임무이자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안보형사법학회 초대회장과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을 역임한 김일수 고려대 명예교수는 법치국가 이념의 관점에서 접근했다. 그는 “자유 없는 안전이나 안전 없는 자유는 공허한 구호”라며 “법치국가라는 독수리는 자유국가로서의 법치국가와 안전국가로서의 법치국가라는 두 날개를 축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북한의 러시아 파병이 한반도 안보 구도의 중대 변수라고 분석했다. 한민구 전 장관은 “북한이 동맹국으로서 파병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 우리의 단편적인 전략 사고였다”며 “이번 북한의 러시아 파병으로 이들 조약이 실질적 동맹조약임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김일수 교수는 “북한이 노골적으로 한반도 내 두 국가를 천명하고 우리를 타도해야 할 주적으로 공언하는 현 상황에서는 한때의 위장된 평화공존이나 화해협력의 허구성을 직시해 해이해진 안보관을 재정립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특히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이 다져온 역량을 위기의 시대상황에 맞춰 제고할지언정 후퇴시켜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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