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성장률 1%대로 하락 전망…기준금리 이례적 연속 인하
환율·부동산·가계부채 불안 대비해야
의사봉 두드리는 이창용 한은 총재 |
그런데 금통위는 28일 열린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또다시 0.25%p 내렸다. 시장의 예상을 깬 '깜짝 인하'였다. 이날 결정은 6명의 위원 중 4명이 인하를 주장했고 2명은 동결 의견이었다. 채 2개월이 안 되는 사이에 금통위원 3명이 '동결'에서 '인하'로 의견을 바꾼 원인은 무엇인가.
지난달 금통위 개최 이후 가장 중대한 대내외 경제 여건 변화는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다. 고율 관세와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금융시장이 출렁거리고 수출에도 타격이 예상되는 등 대외여건이 요동치고 있다. 이창용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레드 스윕(미국 공화당의 상·하원 장악)은 예상을 빗나간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
한은이 이날 예상을 깨고 금리를 추가 인하한 것은 우리 경제의 대내외 여건이 엄중하고 경기하강 위험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은이 2번 연속으로 금리를 내린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한은은 또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내려 잡았다. 특히 내년 성장률은 1.9%로 기존보다 0.2%p 내리면서 잠재성장률(2.0%)보다 낮게 전망했다. 글로벌 무역 갈등이 커지면 1.7%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더구나 이 총재는 "내년 성장 전망도 불확실성이 크다"면서 경기 하강에 따른 추가 인하 가능성도 열어뒀다. 6명의 금통위원 중 3명이 3개월 이내에 금리를 추가로 내릴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포워드 가이던스'(선제 안내)까지 제시됐다.
기준금리 인하로 한미 간 금리 격차는 다시 벌어졌고 외환시장과 부동산 시장, 가계부채의 불안이 가중될 우려가 커졌다. 이미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400원을 넘나들고 가계부채는 1천900조원을 넘어섰다. 여기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이미 멕시코와 캐나다, 중국에 추가 관세를 물리겠다고 공개 천명하는 등 수출 시장에도 격변이 예고된 상태다. 한은 기준금리 인하에 이어 내년 경기 하강과 대내외 여건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할 면밀한 추가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래픽] 한미 기준금리 추이 |
hoon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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