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 했다고 착각해 홧김에 50년 넘게 살아온 아내를 살해한 70대가 중형을 선고받았다./사진=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자신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 했다고 착각해 홧김에 50년 넘게 함께한 아내를 살해한 70대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28일 뉴시스에 따르면 전주지법 군산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장성민)는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70대 A씨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9월 25일 오전 4시쯤 전북 군산시에 있는 자신의 거주지에서 아내 B씨(70대)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과거 정신 병력 진단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된 A씨는 가족들이 동의 없이 자신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 했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후 그는 경찰에 자진하여 신고해 현장에서 바로 체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50년 넘게 같이 산 아내인 피해자를 흉기를 이용해 여러 차례 찔러 결국 숨지게 했다"며 "피고인의 가족이 동의 없이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는 것으로 인식해 격앙된 감정 아래 범행한 것으로 보이지만, 긴 세월 동안 함께 아이를 기르고 가족생활을 이어간 배우자를 상대로 한 범행인 만큼 그 죄질이 중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족 간의 오랜 불신으로 인해 피해자와 자녀에게 진심을 전하려는 노력이 없는 등 의사소통의 부재에 대해선 피고인이 상당 수준의 책임을 느껴야 한다"며 "자녀들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 범행을 인정하고 자수하는 점, 벌금형을 초과한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모두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민수정 기자 crystal@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