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정원 확대' 정관변경 부결…신동국 신규이사 임명은 통과
"경영권 다툼 더 격화할 것" 관측도
한미약품 |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등 '3자 연합'과 임종윤 한미사이언스[008930] 사내이사·임종훈 대표 등 형제 측이 그룹 경영권을 둔 갈등에서 어느 한쪽도 완승하지 못한 채 다툼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28일 서울시교통회관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송 회장, 임주현 부회장, 개인 최대 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 3자 연합 측이 제안한 정관 변경의 안이 부결됐다.
정관상 이사 수를 기존 10명 이내에서 11명 이내로 확대하는 정관변경의 안은 특별결의안으로 출석 주주 3분의 2(약 66.7%)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한다. 이날 개별 안건에 대한 찬성 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도를 기존 4(3자 연합)대 5(형제 측)에서 6대 5로 뒤집으려던 3자 연합 측 계획은 무산됐다.
그간 3자 연합은 신 회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임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해 신규 이사 총 2명을 추가, 이사회 구도를 6대 5로 재편한 뒤 경영권을 장악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다만 일반결의 안건인 신규 이사 선임의 건은 가결돼 신 회장은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됐다. 임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건은 정관변경이 무산되면서 자동 폐기됐다.
일반결의 안건은 출석 주주 과반수 찬성으로 통과된다.
이번 임시 주총 결과에 따라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도는 3자 연합 측 5명, 형제 측 5명으로 5대 5 동률이 됐다.
이날 임시 주총에서는 한미사이언스 측이 제안한 자본준비금 감액 안건도 가결됐다. 이는 자본준비금 중 주식 발행 초과금에서 1천억원을 감액해 주주에게 배당하기 위한 것이라고 회사는 앞서 설명했다.
임 대표는 이날 임시 주총이 끝나고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회사를 위한 좀 더 강한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도 임시 주총 직후 낸 성명에서 "이사회에 진입하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치열한 분쟁 상황이 지속되는 상황을 빠르게 정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임시 주총을 통해 3자 연합은 신 회장의 신규이사 선임으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도를 5대 5 동률로 만들면서 제안한 안건의 일부는 성사시켰다.
형제 측은 신 회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은 막지 못했으나 정관변경의 건이 부결되면서 이사회 구도에서 우위를 내어주는 상황은 피하게 됐다.
이처럼 이번 임시 주총에서 3자 연합과 형제 측 그 누구도 완전한 승기를 잡지 못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오히려 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3자 연합과 형제 측은 상대를 겨냥한 고소·고발을 진행하며 경영권 다툼을 소송전으로 확대한 상황이다. 소액주주 등의 표심을 잡기 위한 여론전도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양측은 다음 달 19일에는 한미약품 임시 주총을 열고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를 해임하는 안건 등을 둔 표 대결도 앞두고 있다.
한편 이날 주총은 오전 10시에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의결권 위임장 집계 등이 생각보다 오래 소요되며 개회가 약 4시간 30분 지연됐다. 3자 연합과 임종윤 사내이사는 의결권 위임 등으로 이날 임시 주총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임시 주총에서 의결권 있는 전체 주식 수(6천771만3천706주) 가운데 출석률은 84.7%(5천734만864주)였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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