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다섯쌍둥이 입원 서울성모병원 방문
한 달만에 병원 찾아 신생아집중치료실 살펴
"모자 의료 네트워크 구축·의료비 지원 상향"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서울성모병원에서 열린 '이른둥이의 건강한 성장 지원을 위한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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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28일 오전 지난 9월 국내 최초 자연임신으로 생긴 다섯쌍둥이가 입원해 있는 서울성모병원을 방문해 "엄마와 아이가 함께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부터 먼저 만들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병원 방문은 지난 10월 제주대학교 병원 이후 약 한 달 만이며, 2월 의료개혁 발표 이후 13번째다. 특히 현직 대통령의 신생아집중치료실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병원에 도착해 먼저 신생아집중치료실을 찾아 의료진으로부터 다섯쌍둥이를 비롯한 이른둥이의 치료 상황을 경청했다. 서울성모병원은 50병상 규모의 신생아집중치료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신생아집중치료실에는 연평균 500~550명의 고위험 신생아들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윤 대통령은 "저도 태어날 때 2.3kg 이른둥이로 태어났다"면서 다섯쌍둥이 중 첫째 아이인 새힘이를 바라보며 몸무게는 어떤지, 눈은 떴는지 물었다. 주치의인 윤영아 교수는 "900g으로 태어났고, 지금은 2.1kg"라며 "눈도 뜨고 움직이며 울기도 한다. 조만간 퇴원도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새힘이의 눈을 바라보며 "아이고, 아이고. 날 보며 웃는 것 같네요"하며 함께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이후 윤 대통령은 간담회에 참석해 다섯쌍둥이 등 이른둥이 부모들의 경험담과 애로사항, 의료진 건의 등 이른둥이의 건강지원을 위해 필요한 사항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른둥이 출산·치료·양육 전 과정 지원 대폭 강화"
윤 대통령은 "방금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초극소 미숙아, 고위험 신생아처럼 소중한 생명을 살려내는 모습을 보고 진한 감동을 받았다"며 "다섯쌍둥이 아기들도 봤는데 정말 너무 예쁘다"고 감동을 전했다. 이어 "이른둥이는 출생 직후부터 중환자실에 장기간 입원해야 하고 부모님들의 양육부담이 커 정부가 이른둥이 출산·치료·양육 전 과정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임신 37주 미만에 태어난 조산아와 2.5kg 미만으로 태어난 저체중 출산을 합친 이른둥이는 2만8000명에 달한다.
윤 대통령은 "임산부의 응급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모자 의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현재 최대 1000만원까지 지원되는 의료비 지원 한도를 대폭 상향해서 부모님의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의료진 지원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른둥이를 비롯한 신생아와 고위험 산모 집중치료실에는 보상을 강화하고, 1.5kg 미만 소아 대상 수술과 같은 고난도 의료행위에 대해서는 수가를 인상해서 의료진에게도 힘을 실어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서울성모병원에서 '이른둥이의 건강한 성장 지원을 위한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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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쌍둥이 아빠인 김준영씨는 "저희와 같은 일반 직장인 부부는 아이들의 의료비를 감당할 만한 능력이 있나 걱정이 된다"며 "경제적 걱정이 탄생의 기쁨을 가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이가 세상에 나온 순간부터 경제적 걱정을 하지 않도록 정책을 지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애로사항을 전달했다. 이에 대통령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라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2년 전 세쌍둥이를 이른둥이로 낳아 키우고 있는 정혜은씨는 "다둥이를 임신한 경우 조산 위험 등으로 태아보험에 드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출산 후부터가 아닌 임신할 때부터 국가가 챙겨줄 수 있도록 지원을 검토해보라"고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주문했으며,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다둥이와 이른둥이에 대한 태아보험 등도 금융기관과 협의해보겠다"고 답변했다.
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윤영아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생명을 다루는 고위험 업무를 기피하는 것은 충분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며 "고난도 의료행위와 심층진료 분야에 젊고 유능한 의사들이 자부심을 갖고 생명을 다루는데 헌신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행위 수가뿐만 아니라 정책 수가를 더 지원해야 하는 건 아닌가 싶다"고 하자, 조 장관은 "올해까지는 중증 수술 등 900여개 수가를 정상화하고, 2027년까지는 저수가 문제를 해소하겠다"며 "수가 인상으로도 부족하면 재정 보전을 통해서라도 보상을 강화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尹 "신생아집중치료실, 대통령 된 이후 가장 진한 감동"
윤 대통령은 "의료개혁을 추진하면서 병원도 많이 다니고, 산업현장도 다녔지만 오늘 신생아집중치료실을 본 것이 대통령이 된 이후 가장 진한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고위험 임산부를 돌보고 있는 홍수빈 산부인과 교수는 "의사들은 밤낮 휴일 없이 산모들을 치료하고 분만할 수 있는 상태가 될 수 있게 열심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이런 의사들에 대한 보상이 굉장히 부족하고 지금 산과를 전공하는 의사들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고 목이 메어 말했다. 이어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를 같이 치료할 수 있는 유기적인 협진 체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간담회를 마치고, 향후 돌을 맞이할 다섯쌍둥이, 최근 두 돌을 맞이한 세쌍둥이 등 8명의 아이들에게 한복을 선물하며 아이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성장을 기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다섯쌍둥이 등 이른둥이 부모, 서울성모병원 윤승규 병원장,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와 간호부 등 의료진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대통령실에서는 성태윤 정책실장, 유혜미 저출생대응수석 등이 함께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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