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현 유통군 총괄, 이영구 식품군 총괄 및 주요 식품·유통 계열사 CEO 유임
"유통·식품 사업군 성과 창출에 총력"
(왼쪽부터) 김상현 롯데 유통군HQ 총괄대표와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가 28일 단행된 2025년도 그룹 정기인사에서 모두 연임에 성공했다. /롯데쇼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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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문은혜 기자] 롯데그룹이 계열사 수장 36%를 교체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유통군과 식품군 CEO들은 모두 재신임을 얻는데 성공했다. 장기화되는 고물가와 소비 침체 속에서 생존을 위해 고강도로 체질 개선을 진행 중인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재계 순위 6위인 롯데가 최근 '유동성 위기설' 등으로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상황이라 유통·식품 계열사들은 빠른 시일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통해 시장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롯데는 28일 롯데지주 포함 37개 계열사 이사회를 열고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롯데는 전체 임원 규모를 지난해 말 대비 13% 줄이고 계열사 수장도 36%(21명)을 교체했다. 롯데 관계자는 "대내외 격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고강도 쇄신을 통해 경영 체질을 본질적으로 혁신하고 구조조정을 가속화 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룹 차원의 역대급 쇄신 인사가 단행됐지만 이영구 롯데 식품군 총괄대표 부회장과 김상현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 주요 식품·유통 계열사의 CEO는 모두 연임에 성공했다. 이로써 롯데그룹의 유통사업을 이끄는 롯데쇼핑은 김상현(유통군 총괄대표)·정준호(백화점)·강성현(마트·슈퍼) 대표 3인방 체제가 1년 더 이어지게 됐다. 또한 내년 임기 만료 예정이었던 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이사와 박윤기 롯데칠성 대표이사(부사장) 체제도 연장됐다.
유통·식품 수장들이 연임에 성공한 배경에는 현재 진행 중인 사업들이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대부분이 중장기 과제로 연속성이 중요한 만큼 신동빈 회장이 이번 인사를 통해 해당 프로젝트들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다.
롯데쇼핑은 올해 들어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장기 프로젝트를 잇따라 공개한 상황이다. 백화점은 주요 점포를 리뉴얼하는 동시에 동남아 등 해외 시장으로 쇼핑몰을 진출시키며 매출 확대에 나섰고 롯데마트와 슈퍼는 통합소싱 전략으로 내실을 강화 중이다. 또한 롯데온이 맡고 있던 온라인 그로서리(식료품) 사업과 최첨단 물류센터 건립 프로젝트(오카도 프로젝트)를 롯데마트로 편입시키는 등 조직도 일부 재편했다.
현재 롯데쇼핑이 추진 중인 사업들의 최종 목표는 오는 2030년에 맞춰져 있다. 김상현 부회장은 지난달 21일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CIO)와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을 모아놓고 마켓 리더십 강화, 그로서리 사업 가속화, 이커머스 사업 최적화, 자회사 턴어라운드 달성 등 핵심 전략을 추진해 오는 2030년까지 매출액 20조3000억원, 영업이익 1조30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로 롯데쇼핑이 추진 중인 프로젝트는 중단 없이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성과에 대한 압박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은 거창한 중장기 성과 목표를 제시했지만 정작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성적표는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상황이다. 롯데쇼핑이 지난 7일 발표한 3분기 잠정실적에 따르면 1~3분기 누적 순매출액은 10조50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가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6.5% 증가한 3259억원을 기록했다. 전 사업부가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면서 영업이익은 선방했지만 매출 성장은 정체돼있다.
한동안 성장세를 보이며 그룹 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 등 식품 계열사들은 앞으로 원가 부담을 이겨내고 수익성을 개선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지난 2022년 롯데푸드를 흡수합병한 이후 사업 효율화에 나선 롯데웰푸드(전 롯데제과)는 지난해부터 합병 시너지를 내기 시작했다. 2조원 수준이었던 연간 매출은 지난해 4조원대로 두 배 가까이 규모를 키웠고 올해 상반기까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9.8% 성장했다. 그런나 올해 하반기에 들어서며 원가부담 등으로 실적이 주춤한 상황이다. 롯데칠성음료 역시 지난 2021년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후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3조원대를 기록하며 외형 성장을 이뤘지만 올해 하반기 들어 원재료비 증가, 고환율 등 영향으로 수익성이 뒷걸음치고 있다.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 등 식품군은 내수 침체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사업 비중을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롯데웰푸드는 빼빼로를 글로벌 전략상품으로 키워 지난해 기준 27% 수준인 빼빼로의 해외 매출 비중을 40%까지 늘린다. 또 롯데칠성음료는 글로벌 파트너와 협력해 밀키스, 처음처럼 등 주력 제품을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 식품군과 유통군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사업 전략의 일관성을 유지하되 올해 중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사업실행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moone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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