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공장 등 생활권 '직격'…가축 농가 피해도 '심각'
공공기관, 교육시설도 당했다…어마무시 '대설' 위력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기록적인 폭설이 쏟아진 지난 27일 오후 경기 평택시 도일동의 한 골프연습장 철제 그물이 폭설로 무너져 제설 작업 중이던 골프연습장 직원이 깔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골프연습장 직원 A 씨(30대)와 B 씨(50)를 구조했지만 A 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B 씨는 크게 다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28일 오전 붕괴된 골프연습장의 모습. (인천일보 제공) 2024.11.28/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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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뉴스1) 김기현 이재규 한귀섭 윤원진 기자 = 이틀 연속 전국 곳곳에서 '눈폭탄'이 빗발쳤다. 그 위력을 이겨내지 못한 시설물은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면서 경제적 손실을 낳거나 심지어 생명까지 앗아갔다.
대설로 붕괴, 또 붕괴…잇단 사망사고
28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전 11시 59분 경기 안성시 서운면의 한 자동차 부품 제조 공장에서 캐노피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크게 다친 70대 남성 근로자는 동료에 의해 구조돼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원에 옮겨졌으나 치료 도중 사망했다.
그는 보행로를 지나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캐노피가 밤새 쌓인 눈 무게를 견디지 못해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보다 앞선 오전 9시 1분쯤에는 강원 횡성군 서원면 창촌리 한 축사 비닐하우스 역시 폭설로 붕괴하면서 70대 남성 A 씨가 깔려 숨지기도 했다.
부상자도 속출…시장·공장 등 생활권 '직격'
부상자도 속출했다. 같은 날 낮 12시 5분쯤 안양시 동안구 농수산물도매시장 지붕이 습설(젖은 눈)로 무너지는 사고가 나 1명이 다쳤다.
현재 부상자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당시 농수산물도매시장은 붕괴 우려로 출입이 통제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안산시 단원구 성곡동 금속가공 제조공장에서는 오전 9시 56분 알루미늄 도장 창고가 폭설로 무너져 50대 남성 근로자가 다리를 다쳤다.
당시 A 씨는 제설 작업을 벌이던 중 갑자기 창고가 무너지면서 구조물에 다리를 깔린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공장 알루미늄 도장 창고는 천막을 씌운 형태의 가설건축물로 확인됐다.
가축 농가 피해 역시 '심각'…"어떻게 키웠는데"
가축 피해 역시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날 낮 12시 7분 경기 안성시 대덕면 모산리 소재 한우 농가에서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한 축사 지붕이 무너졌다.
이 때문에 소 19마리가 축사와 무너진 지붕 구조물 사이에 끼이거나 구조물에 깔려 고립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은 지붕 구조물과 시설 잔해물 등을 제거한 후 소들을 차례로 구조했다.
오전 7시 39분쯤에는 충북 음성군 삼성면 덕정리 한 염소 농장에서 "축사에 눈이 쌓여 염소 500여 마리가 고립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해당 사고 또한 비닐하우스 2개 동이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해 무너진 것으로 전해졌다. 염소는 일부를 제외하고, 무사히 구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오후 경기 안성시 대덕면 모산리 소재 한우 농가에서 축사 지붕이 무너지는 사고가 나 소 19마리가 고립돼 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2024.11.28/뉴스1 ⓒ News1 김기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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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도, 교육시설도 당했다…'대설' 위력
공공기관도 대설 위력을 감당해내진 못 했다. 같은 날 오전 5시 20분쯤 경기 수원시 장안구청 부설주차장 입구 캐노피가 붕괴했다.
이 사고로 다친 사람이나 파손된 차량은 없었으나 현재까지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주차장 진입이 불가능한 상태다.
다만 장안구청 부설주차장은 입·출구가 분리돼 있는 구조여서 출차는 가능한 상황이라는 게 시 설명이다.
시는 캐노피가 습설(젖은 눈) 무게를 견디지 못해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복구 작업을 마치는 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교육시설 피해와 학교 학사 일정 조정 등 상황도 발생했다. 충북 제천시 봉양초등학교는 이날 임시 휴업했고, 진천군 광혜원고등학교는 오는 29일 임시 휴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아울러 충주·진천·음성·제천·괴산·진천 지역 초등학교 9개 교, 중학교 21개 교, 고등학교 7개 교 총 37개 교는 이날 등·하교 시간을 조정하기도 했다.
"눈 더 내릴 수도…안전 각별히 유의해야"
이틀 연속 폭설이 이어지면서 인명·재산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향후 눈이 더 올 것으로 예상돼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기상청은 이날 충청권과 전라권, 경북권에 눈 또는 비가 내리겠으며, 전라권서부와 제주도는 30일 이른 새벽까지 이어지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수도권과 강원내륙, 산지에는 낮부터 밤사이, 경남서부내륙에는 자정~새벽까지 가끔 눈 또는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충청권, 전북, 경북권은 새벽부터 오전 사이 소강상태를 보이는 곳이 있겠다.
예상 적설량은 △서울·인천·경기 1~5㎝ △서해5도 1㎝ 미만 △강원도 1~5㎝ △대전, 세종, 충남, 충북 1~3㎝ △전북내륙 1~5㎝ △전남동부내륙 1~3㎝ △경북북부내륙, 경북북동산지 1~5㎝ △경북남서내륙,경남서부내륙, 울릉도, 독도 1~3㎝ △제주도 산지(30일 이른 새벽까지) 3~8㎝ 수준이다.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 서해5도 5㎜ 내외 △경기남부서해안 5~10㎜ △강원내륙·산지 5㎜ 내외 △대전, 세종, 충남 5~10㎜ △충북 5㎜ 내외 △대구, 경북남서내륙,경남서부내륙, 울릉도, 독도 5㎜ 내외 △제주도 5~20㎜로 예보됐다.
kk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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