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협회, 고용부 초청해 간담회 열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28일 경기 평택시에 있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찾아 “국회에서 반도체특별법이 원안대로 통과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한국반도체산업협회가 주최한 간담회에는 김 장관 외에 김정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 제임스김 주한미국상의 회장, 남석우 삼성전자 사장, 차선용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장 등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28일 삼성전자 평택공장에서 '한국 반도체 다시 날자'라는 주제로 반도체협회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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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으로 반도체 업계 도울 것”
국민의힘이 이달 당론으로 발의한 반도체특별법은 연구개발(R&D) 인력 주 52시간 근무 예외 조항을 담고 있다. 최근 고조되는 반도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업계의 건의를 반영한 것이다.
김 장관은 “반도체나 첨단산업은 특별연장근로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으나, 노사 간 합의해야 하고 3개월이라는 기간 제약이 있어 반도체특별법에서는 업계가 상당한 재량권을 가지고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2022년 주 52시간제 보완책으로 특별연장근로(고용노동부 인가·승인하에 주 12시간 초과 연장근로가 가능하도록 한 제도)가 도입됐는데 요건이 까다로워 현장 적용률이 떨어진다는 경영계 불만이 있었다. 고용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이 제도를 이용한 경우는 5230건으로 나타났다. 5인 이상 사업체가 약 77만5000곳인 점을 고려하면 제도 이용률이 0.7%에 그치고 있는 셈이다.
김 장관은 이날 반도체 업계는 만나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하겠다“며 “활발하게 의견 주시고 한 번 안 되면 두 번, 세 번, 백번이라도 찍어서 안 넘어가는 나무가 없으니, 그런 정신으로 반도체를 세계적 초격차를 만들어 나가게 한다면 모든 공무원이 적극적으로 반도체 업계를 도울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정회 한국반도체산업협회장은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미국이나 일본처럼 근로자와 기업의 근로시간 선택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법 필요성을 설명했다. 김희성 강원대 법전원 교수도 “우리 근로시간 제도는 반도체 연구개발처럼 특수한 분야에 유연하게 활용하기 어렵다”며 “오후 6시가 되면 연구 중이던 컴퓨터 전원이 자동으로 꺼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왼쪽 여섯 번째)이 28일 삼성전자 평택공장에서 '한국 반도체 다시 날자'라는 주제로 반도체협회 초청 간담회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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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기본법 위협하는 반노동 행위”
노동계는 한국이 세계적인 장시간 근로 국가에 속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노총은 “대기업의 요구 앞에 정부가 앞장서 근로기준법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며 “반도체특별법 제정을 추진한다는 것은 노동자 과로사와 직업병 문제를 외면하고, 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 노동기본권을 위협하는 반노동 행위”라고 비판했다.
한국노총은 법 추진에 나선 여당뿐 아니라 야당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주4일제를 추진하겠다던 더불어민주당이 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명분 아래 반도체특별법에 갈팡질팡하는 이유는 무엇이냐”며 반문했다.
금속노조도 “이미 현행 제도로도 노동자들은 생활 리듬이 망가지고, 초과 노동에 시달리는데 반도체특별법으로 무제한 노동의 길을 열겠다는 정부 발상은 노동자를 노예처럼 부리겠다는 심산과 다르지 않다”며 “투쟁으로 과로 조장법을 막아낼 것”이라고 했다.
이지민 기자 aaaa346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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