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서초사옥./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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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2025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승진자 규모는 총 51명으로 전년(56명)보다 소폭 줄었다. 지난해 14조8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DS부문이 올해는 15조원의 영업이익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승진자 규모가 축소된 것이다.
2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 DS부문 임원 승진자는 51명으로 2년 연속으로 감소했다.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지난해의 경우 임원 승진자가 56명, 준수한 실적을 냈던 2022년은 86명이었다. 올해 임원 퇴직자 규모가 약 100명으로 전체 임원(400명) 중 4분의 1을 내보낼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에 감안하면 DS 부문의 전체 임원 수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5월 취임한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이 리더와 구성원간의 소통과 협업 문제를 꾸준히 지적해온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전 부회장은 앞서 삼성 반도체의 경쟁력이 약화된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부서 간 소통의 벽이 생기고 리더 간·리더와 구성원 간 공동의 목표를 위한 진정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부문 내 임원 조직의 비대화가 업무효율에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 바 있다.
올해 임원 인사에서는 이 같은 전 부회장의 의지가 뚜렷하게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DX부문의 경우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SW)를 비롯해 6G(6세대 이동통신) 분야 전문가들을 대거 부사장으로 승진시킨 것과 달리 고대역폭메모리(HBM)과 최선단 공정 분야를 이끌 차세대 리더를 찾아보기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DS부문은 임성수 CTO 반도체연구소 부사장과 권오겸 제조&기술담당 8인치 제조기술팀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켰지만, 해당 부서의 경우 삼성전자의 최대 승부처인 고대역폭메모리(HBM)나 파운드리 분야와는 거리가 멀다.
삼성전자는 또 이번 인사에서 성별·국적을 불문하고 역량이 검증된 여성, 외국인 리더들을 전격 발탁했다. 특히 DX부문은 MX사업부의 온라인 비즈니스 전문가인 서정아 부사장을 비롯해 B2B 영업에 특화한 한국총괄의 이지연 상무, 플래그십 마케팅 전문가로 알려진 석지원 상무를 발탁 승진했다. DS부문의 경우 제조&기술 담당 박미라 마스터 1명을 승진시키는데 그쳤다.
익명을 요구한 삼성전자 출신 교수는 “실적과는 무관하게 삼성전자의 차세대 반도체 기술 경쟁력이 의심 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DS부문의 임원 인사는 전반적으로 질책성 인사로 보는 것이 맞다”며 “D램 미세공정 전환과 HBM, 파운드리 등 가장 중요한 분야에서 발탁이나 승진 인사가 상당수 누락된 것은 삼성 반도체의 ‘인물난’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민규 기자(durchm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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