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니코틴 신제품 ‘노마드’ 전 세계 최초 국내 출시...영세소상공인 바짝 긴장
BAT로스만스 “담배 규정 자율적 준수”
시장규모 1조500억원, 법 사각지대 놓여
규제 논의에도…전자담배업계 “역효과 날까 부담”
서울 마포구의 한 무인 전자담배 판매점에 설치된 자동판매기에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가 진열돼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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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T그룹의 한국 계열사인 BAT로스만스(BAT)가 세계 최초로 신제품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를 국내에서 첫 출시한 가운데 BAT는 신제품을 베이프숍(전자담배 전문매장)에서만 판매할 방침이다. 담배 주요 판매 채널인 편의점을 제쳐두고 BAT가 베이프숍 공략에 나설 뜻을 밝히자 영세한 전자담배 사업자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바짝 긴장한 상태다.
1일 담배업계에 따르면 BAT는 합성니코틴 액상 담배 신제품 ‘노마드 싱크 5000(노마드)‘를 25일 전격 출시했다. BAT그룹이 합성니코틴 액상 담배를 출시하는 국가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합성니코틴 담배를 ‘담배’로 규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연간 합성니코틴 담배 시장 규모는 약 1조500억 원에 달한다.
담배사업법에 따르면 연초 잎을 원료로 포함한 것만 담배로 인정된다.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는 연초 잎을 쓰지 않고 화학물질로 만든다. 법적으로 담배가 아니기 때문에 담배소비세, 지방교육세, 개별소비세, 국민건강증진부담 등 각종 세금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법적 규제가 없기 때문에 온라인 판매도 가능하고 심지어 자판기를 통해 판매도 이뤄진다. 판매 제약이 없기 때문에 담배 주요 판매 채널인 편의점 진출도 이론상 가능하다.
다만 BAT는 편의점이 아닌 베이프숍 통해 노마드를 판매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반적으로 베이프숍에서 합성니코틴 액상 담배를 취급하고 있고, 합성니코틴 액상 담배가 법적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하더라도 유해한 담배인 만큼 무분별하게 판매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온라인 시장에도 진출하지 않는다. 베이프숍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온라인 판매까지 막을 순 없지만 적어도 BAT 공식 채널에서는 온라인 판매를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BAT 관계자는 “노마드는 청소년 보호, 경고문구 등 한국의 담배 규정을 지킬 의무가 없지만 자율적으로 준수하기로 했다”며 “자사 제품이 청소년에게 유통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오고 있고 이 노력의 연장선상에서 노마드 유통사에게도 청소년을 보호하는 책임 있는 판매 활동을 준수하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BAT가 베이프숍을 통해 합성니코틴 액상 담배 시장에 뛰어들면서 전자담배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중이다. BAT는 합성니코틴 담배를 일반 담배와 동일한 취급을 받도록 규제를 만들기 위해 시장에 진출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전자담배업계는 BAT의 시장 진출로 수년째 지지부진한 한국시장의 합성 니코틴담배 규제 물꼬가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영세상인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채 규제가 생기는 등 역효과가 날까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내의 액상 전자담배 90% 이상은 합성니코틴을 사용하고 있다. 액상 전자담배 니코틴에 대한 세율이 과도하게 높기 때문에 편법으로 합성니코틴을 사용하고 있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전자담배협회 총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세율은 1㎖ 당 1799원으로 전 세계 1위다. 1㎖ 당 100원~300원의 세율을 부과하고 있는 게 글로벌 표준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전자담배협회 총연합회 관계자는 “영세한 전자담배 소상공인들이 생존을 전제로 편법의 시장으로 몰려 비과세 합성 니코틴을 쓰게 된 것”이라며 “합성니코틴 담배에 대한 규제 논의가 활발하게 되는 건 좋은데 BAT의 시장 진출로 갑작스러운 변화가 생기면 정부는 논의보다 빠르게 규제를 하려고 할 텐데 이 경우 시장에 대한 충분한 의견을 듣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투데이/유승호 기자 (peter@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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