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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백악관·공화당도 '트럼프 FBI 국장 교체' 비판…상원 공화, 인준 막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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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바이든, 트럼프 임명 FBI 국장 해고 안해"

공화당 내부서도 우회 비판

WP "공화당, 상원 인준 막아야"

주프랑스 대사, 아랍·중동 고문엔 사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 후 관례를 깨고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측근인 캐시 파텔 전 국방장관 비서실장으로 교체키로 하면서 백악관은 물론 공화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제기된다. 미 현지 언론에선 트럼프 당선인의 2기 행정부 인선 첫 낙마 사례였던 맷 게이츠 법무장관 지명 사례와 같은 논란이 예상된다며, 공화당이 FBI 국장 교체 시도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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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NBC 방송 '밋 더 프레스'에 출연해 "FBI는 정치와 무관한 독립된 기관으로 남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크리스토퍼 레이 현 FBI 국장은 사실 도널드 트럼프가 임명했다"며 "조 바이든은 그를 해고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바이든)는 레이가 FBI 국장으로서 책임을 이행하길 기대했고, 바이든 행정부 동안 그의 임기를 전부 채우도록 했다"며 "이것이 우리가 일에 접근하는 방식이며 우리는 FBI가 정치와는 떨어져 독립된 기관으로 남도록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전날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2017년 자신이 임명한 레이 국장 후임으로 파텔 전 비서실장을 기용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FBI 국장의 임기는 10년으로 레이 국장의 임기는 오는 2027년 8월까지다. 레이 국장은 취임 후 트럼프 1기 당시 러시아의 선거 개입 위협에 대한 의회 증언 등으로 당시 대통령이었던 트럼프 당선인의 비판을 받았다. 이번에 트럼프 당선인이 관례를 깨고 FBI 국장으로 지명한 파텔 전 비서실장은 지난 2020년 선거 조작을 주장하고, FBI를 '딥 스테이트'(선출되지 않은 권력 집단)의 핵심으로 지목하는 등 그와 입장을 같이 하는 최측근 충성파다.

설리번 보좌관은 NBC 외에도 CBS, CNN, ABC 방송 등에 출연해 레이 국장에 대해 "현직 미국 대통령에 대한 당파적 선호가 있는 정치에서 완전히 떨어져 그 역할을 수행했다"며 "이는 바이든이 지킨 훌륭하고 깊이 있는 초당파적 전통"이라고 강조했다.

파텔 전 비서실장이 자신을 '부패 행위자'로 지목하는 등 민주당에 대한 보복을 공언한 것에 대해선 즉답을 피한 채 새 정부가 출범하는 내년 1월20일까지 인수인계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트럼프 당선인의 FBI 국장 교체 시도를 놓고 현 레이 국장을 옹호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마이크 라운즈(공화·사우스다코타) 연방상원의원은 이날 ABC 방송 '디스 위크'에 출연해 "트럼프가 자신에게 매우 충성하는 사람들을 선택하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면서 "트럼프는 레이라는 아주 좋은 사람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FBI 국장 임기는 "보통 10년"이라며 "앞으로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그가 실제로 지명을 밀어붙일 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파텔 국장 지명이 미성년자 성매수 의혹으로 자진 사퇴한 게이츠 법무장관 지명 사례처럼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FBI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쏟아지고 있다. FBI 국장은 상원 인준이 필요한 만큼,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트럼프 당선인의 FBI 국장 교체 시도를 막을 지도 주목된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새 대통령이 FBI 국장을 자신의 선호에 맞게 선택하는 건 결코 일반적이지 않은 일탈이자 위험한 일이라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게이츠 법무장관 지명에 반대하며 헌법적 의무를 다했던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이제 아무리 불쾌하고 정치적으로 위험하다 하더라도 트럼프에 다시 맞서야 한다"고 보도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주프랑스 미국 대사에 이어 아랍·중동 문제 담당 고문에 자신의 사돈을 지명했다. 그는 장녀인 이방카 트럼프의 시아버지인 찰스 쿠슈너를 주 프랑스 미국 대사 후보로 지명한 데 이어, 둘째 딸 티파니 트럼프의 시아버지로 레바논계 미국인인 마사드 불로스를 아랍·중동 문제 선임 고문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이 주요 공직에 사돈을 앉힌다는 점에서 이 역시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특히 주프랑스 미국 대사에 지명된 쿠슈너는 지난 2004년 탈세, 증인 조작 등의 혐의로 실형을 산 전과가 있다. 그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막바지인 2020년 12월 사면됐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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