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3 (화)

[NW리포트]'가전 구독' 출격한 삼성, LG와 차별점 뜯어보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뉴스웨이

삼성전자가 1일부터 'AI 구독클럽'으로 가전 구독 시장에 진출했다. 그래픽=박혜수 그래픽 기자 hspark@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뉴스웨이

삼성전자와 LG전자 가전구독서비스 비교. 그래픽=박혜수 그래픽 기자 hspark@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정단비 기자]

삼성전자가 가전 구독 시장에 뛰어들었다. 최근 약 두 달여 간의 파일럿 테스트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진출하게 됐다. 이에 따라 이미 가전 구독 시장에 안착해 성과를 내는 LG전자와의 경쟁은 불가피해졌다.

가전 구독 시장의 후발주자인 삼성전자가 선두 주자인 LG전자와 어떻게 차별점을 가져갔는지, 향후 과제는 무엇일지 비교 분석해 보았다.

삼성 'AI 구독클럽'으로 구독 시장 도전장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일부터 'AI 구독클럽'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앞으로 고객들은 청소기, 건조기, 세탁기, 정수기, 냉장고뿐만 아니라 PC, TV, 오디오 등 240여개 삼성 제품을 구독해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선보인 'AI 구독클럽' 서비스나 LG전자의 '가전 구독' 서비스는 기본적으로 렌탈과 유사한 개념이다. 기존에 가전제품을 일시불로 구매했다면 구독 서비스는 일정 기간에 따라 구독료를 지불하고 기간을 채우면 반납 혹은 재구독, 제품 소유 등을 선택할 수 있는 구조다. 여기에 무상 수리나 케어서비스 등을 결합했다는 것이 기존 렌탈과의 차이점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지난 4월 국내 최초로 선보인 물걸레 스팀 살균 탑재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를 일시불로 구매할 경우 264만원을 결제해야 하지만 'AI 구독클럽'을 활용하면 월 4만4000원(구독 기간 5년으로 설정)에 이용할 수 있다.

AI 구독클럽 요금제는 크게 '올인원', '스마트' 두 가지다. '올인원'은 오직 60개월 동안 장기 할부로 삼성 가전을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다. 구독클럽 전용 카드인 삼성카드를 만들어야만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으며 중도 해지도 가능하다. 중도 해지할 경우 제품은 반납해야 한다. '스마트'는 전용 카드 상관없이 구독 기간을 36개월 또는 60개월로 선택할 수 있다. 두 요금제 모두 제품별로 ▲무상수리서비스 ▲방문케어 ▲셀프케어 등 유형을 택하면 된다.

현재 삼성닷컴에서 AI 구독클럽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은 두 가지 요금제를 모두 선택할 수 있거나 1개의 요금제만 이용할 수 있도록 나뉘어있다. 일례로 900L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4도어 냉장고는 올인원·스마트 요금제 두 가지를, 871L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4도어는 올인원만 선택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AI 기능이 탑재된 프리미엄급과 고객 반응이 좋은 제품 위주로 두 가지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며 "앞으로 스마트폰 등 모바일까지 구독 상품을 도입해 요금제 선택 폭을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 구독 서비스 향후 풀어나가야 할 숙제는?



그렇다면 이미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LG전자와 비교할 때는 어떨까. 우선 가전을 구독한다는 큰 틀의 개념은 같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 보면 차이점이 있다.

LG전자는 구독 기간에 따라 요금이 달라진다. 반면 삼성전자는 요금제를 두 개로 나눠 선택 사항을 넓혔다. 또한 제휴된 파트너사(O2O서비스)도 신라면세점, 에버랜드, 노랑풍선, SK브로드밴드, CJ제일제당 등 14개 사로 LG전자(5개 사)보다 많다. 이는 올인원 요금제 선택 시 제휴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판매채널도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스토어 및 삼성닷컴에서만 구독 서비스를 누릴 수 있지만 LG전자는 베스트샵, 엘지이닷컴, 백화점, 전자랜드, 홈플러스 등 보다 다양한 채널에서도 가능하다.

구독 기간이나 전용 카드도 삼성전자가 LG전자에 비해 선택권이 제한적이다. LG전자는 구독 기간이 제품에 따라 3년~6년(일부 제품의 경우 최대 7년)간 선택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3년 혹은 5년 중에서만 선택할 수 있다.

전용 카드는 제휴 카드사의 모든 카드가 가능한 것이 아닌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정 카드'만 가능하다는 점은 동일하다. 다만 삼성전자의 AI구독클럽은 삼성카드만 가능하다. 즉, 고객이 삼성전자의 AI구독클럽을 이용하려면 삼성카드에서 'AI 구독클럽 삼성카드'를 발급받아야지만 이용 가능하다는 뜻이다. LG전자는 보다 선택권이 넓다. 신한·KB국민·하나·우리·NH·광주·전북·현대·롯데카드 등 총 9개 사 중 제휴카드를 선택할 수 있다.

케어서비스 운영 방식도 사뭇 다르다. LG전자는 약 4500여명 이상의 인력을 보유한 하이케어솔루션이라는 별도 자회사에서 운영 중이다. 여기서 구독 서비스와 관련된 각종 케어서비스들을 관리한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기존에 삼성전자서비스 인력들을 활용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이와 관련해 별도의 케어서비스 인력을 꾸리지 않고 삼성전자서비스 인력만으로 6월~8월 성수기 기존 케어 수요 및 가전 구독 케어 수요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한다.

더불어 삼성전자는 모바일 기기도 구독 서비스에 포함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이 부분도 통신사와의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통신사들도 이미 구독과 유사한 서비스들을 제공 중이라는 점에서다. 예를 들어 'KT365폰케어' 서비스도 파손 보상 제공, 36개월 후 기존 폰 반납 시 새폰 교체해 주는 식이다. 이에 모바일 제조사이기도 한 삼성전자가 통신사 서비스들과 차별화를 둘지도 관건이라는 풀이다.

삼성전자의 구독 서비스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차차 보완을 해나가겠지만 구독 기간 및 제휴카드사 확대를 통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히고 판매 채널 확충, 케어서비스 운영 리스크 등은 우선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라는 지적이다. 특히 LG전자는 2009년부터 정수기 렌탈 사업을 시작으로 관련 경험치를 충분히 쌓아왔지만 삼성전자는 노하우가 부족하다는 점도 숙제다.

생활가전 부문 고전 중인 삼성, 반전 카드 될까



삼성전자가 가전 구독 사업을 하려는 이유는 명확하다. 가전 사업 성장률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구독 시장 규모는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가전 구독 시장 규모는 2020년 40조원에서 2025년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선두 주자인 LG전자를 통해 이미 사업성도 검증됐다. LG전자의 올해 3분기 누적 구독 서비스 매출은 작년 한 해 누적 매출액(9628억원)을 훌쩍 넘어선 1조2386억원을 기록하며 성장하고 있다. 가전구독서비스가 성숙 시장인 생활가전 부문에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이에 생활가전 부문에서 고전 중인 삼성전자도 반전을 꾀할 카드로 가전 구독 시장에 발을 들였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생활가전(DA)사업부만의 실적을 따로 공개하지 않지만 증권가 추정치로 보면 올해 3분기 매출액 6조6000억원, 영업이익 1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은 전 분기(2000억원 추정)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든 수준이고 경쟁사인 LG전자(같은 기간 영업이익 5272억원)에 비해서도 한참 못 미친다. 삼성전자 가전 부문 영업이익률은 1분기 5.2%에서 2분기 4%, 3분기 2.5%, 4분기에는 0.9%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DA사업부의 새로운 돌파구로 가전 구독 서비스를 도입함에 따라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도 준비를 많이 한 만큼 점차 개선되고 성장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구독 서비스에 대한 경험치가 없어 해지율 관리, 케어 등에 대한 리스크들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현호 기자 jojolove7817@

정단비 기자 2234jung@

저작권자(c)뉴스웨이(www.newswa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