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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고양이 30마리 키우는 사람 따로, 고통받는 사람 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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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전체에 배설물로 인한 악취 퍼져

중성화 수술 안 해 개체수 계속 늘어나

한 다세대주택에서 30마리 넘는 고양이를 키우면서도 위생 관리를 하지 않는 주민 때문에 이웃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달 29일 JTBC '사건반장'은 경기 수원에 사는 A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현재 다세대주택 4층에 거주하는 A씨는 70대 이웃 B씨와 그의 40대 아들이 키우는 고양이들 때문에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B씨 부자는 3년 전 유기묘 2마리를 거둬들인 것을 시작으로 현재는 30마리가 넘는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고 한다.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아 고양이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으며 임신한 고양이들도 다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시아경제

한 다세대주택에서 30마리 넘는 고양이를 키우면서도 위생 관리를 하지 않는 주민 때문에 이웃들이 고통을 호소하는 사연이 전해졌다. JTBC 사건반장


문제는 이들이 위생 관리를 하지 않아 건물 복도에도 고양이들의 배설물이 방치되면서 악취가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여름철에는 창문을 닫아도 구토를 유발할 정도로 심한 악취가 발생한다고 주민들은 토로했다. B씨 부자가 고양이들을 풀어 놓고 키우는 탓에 울음소리로 인한 피해도 크다고 한다. 심지어 고양이들을 풀어 놓고 기른 탓 건물 외부의 지붕 기와가 땅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5월 입주했던 외국인 세입자는 "아내가 이 문제로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아 쌍둥이를 임신했다가 유산했다"며 "3개월 만에 이사할 수밖에 없었다"고 호소했다. 그는 B씨에게 항의했으나 "동물 학대가 얼마나 무서운지 아냐. 고양이는 우리 가족"이라며 "이사 와서 한국 사람한테 스트레스 줄 거면 (인도에) 가라"는 말을 들었다고 토로했다.

B씨는 다른 세입자들이 따지면 주먹질하거나 "내가 먼저 이사 왔고, 고양이를 이미 키우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지역 동사무소에서 지난 9월 동물보호협회와 함께 고양이 입양을 제안했지만, B씨 아들은 바닥에 드러누워 "절대 안 된다"며 거부했다. 이웃 세대 집주인인 A씨는 "세입자가 B씨로 인해 살기 힘들다고 해서 계약 기간도 못 채우고 나갔다. 급히 전세금 마련하느라 경제적으로 힘들다"며 "구청은 학대 정황이 없어 행정처분이 어렵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A씨는 현재 국민신문고와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한 상태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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