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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크리스마스 성수기는 옛말’… 4분기에도 웃지 못하는 게임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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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그래픽=정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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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의 전통적인 ‘대목’인 4분기에도 국내 게임사들은 보릿고개를 거칠 전망이다. 추운 겨울 실내 ‘놀거리’였던 게임을 대체할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커진 데다, 이용자들을 유인할 게임사의 신작 등이 부재한 탓이다. 12월 신작 출시를 앞둔 게임사도 있지만, 일부 업체들은 내년 이후로 신작 공개가 밀리면서 실적 반등 시점이 불투명한 상태다.

◇ ”게임 대신 넷플릭스”… OTT 공세에 설자리 잃는 게임

통상 4분기는 ‘크리스마스’ 등 전 세계적인 이벤트와 명절이 겹쳐 연간 최대 성수기로 불린다. 겨울 방학으로 청소년의 실내 활동 시간이 늘어나고, 직장인들의 연말 휴가철도 있어 게임에 집중하기 좋은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에 게임업체들은 4분기에 신작을 출시하거나 대규모 업데이트를 실시해 소비자들을 끌어모았다.

하지만 최근 유튜브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게임을 대체하는 놀거리가 늘면서 게임은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이 지난해 1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2.9%(6290명)가 게임을 이용했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년도 대비 11.5%포인트(P) 감소한 수치고,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65%)보다도 낮은 수치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휴대폰이나 태블릿PC 등 전자기기 이용자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게임보다는 동영상 시청에 사용하면서 게임 수요가 줄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12월에도 인기 작품인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이나, 디즈니플러스 ‘조명가게’ 등이 공개를 앞두고 있어 이용자들이 게임을 할 시간이 부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 4분기도 보릿고개 걷는 게임업계… 신작 내년까지 기다려야

올해 들어 적자가 이어진 업체들은 연말 출시가 예정됐던 작품들이 최소 내년 이후로 공개가 밀리면서 실적 반등이 늦어질 전망이다.

위메이드는 올 4분기 예상 매출이 12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늘지만, 영업손실은 36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위메이드는 지난 3분기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다시 영업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실적을 견인하던 ‘나이트크로우’ 등 기존 작품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고, 신작이 없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위메이드의 신작 ‘레전드 오브 이미르’는 내년 1분기 출시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출시일은 공개되지 않았다. 중국 시장 판호(게임 서비스 허가)를 받은 ‘미르M’는 출시일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위메이드맥스’에 합병 예정인 게임 개발사 ‘매드엔진’은 신작 ‘미드나잇워커스’를 내년 상반기에 선보일 계획이지만, 출시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펄어비스는 올 4분기 예상 매출 824억원, 영업손실 95억원으로 각각 2.39%, 95%가 줄며 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펄어비스는 역시 신작을 내지 못하며 올해 실적이 악화하고 있는데, 업계는 기대작인 ‘붉은 사막’ 출시 시점에 주목한다. ‘붉은 사막’은 지난 지스타 2024에서 첫 공개 이후 높은 완성도와 뛰어난 그래픽으로 호평을 받았지만, 출시일은 미정이다.

김지형 흥국증권 연구원은 “(붉은 사막이) 언제 나오는지가 관건”이라며 “붉은 사막은 마케팅이 내년 2분기 시작돼 3분기 출시를 전망한다”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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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어비스 붉은사막 홍보 영상./펄어비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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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신작 출격하는 엔씨·카카오… 실적 예상치 상회할까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는 이달 신작을 출시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는 오는 4일 리니지 지식재산권(IP) 기반 ‘킹 아서:저니 오브 모나크’를 글로벌 출시한다. ‘저니 오브 모나크’는 사전예약자 800만명을 돌파한 상태다. 다만 이용자들은 ‘저니 오브 모나크’가 ‘리니지 라이크(리니지와 비슷한 게임)’에 머무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엔씨소프트는 대표 IP인 ‘리니지’에 지나치게 의존한 탓에 실적이 악화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는 7일 ‘패스 오브 엑자일2(POE2)′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 출시를 앞뒀다. 카카오게임즈는 POE2에 대해 전작인 ‘POE1′ 대비 대중의 접근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김상구 카카오게임즈 사업본부장은 “2019년 6월 카카오게임즈가 전작을 처음 서비스할 당시 첫 1개월간 월 매출은 80억원 정도였고, 최대 동시접속자는 8만명이었다”며 “POE2는 전작을 거뜬히 뛰어넘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두 회사가 신작을 필두로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넘길지 주목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올 4분기 매출 4414억원, 영업손실 204억원으로, 지난 분기에 이어 적자를 이어갈 전망이다. 엔씨소프트는 내년 1분기까지 인력을 1000명 이상 줄이면서 퇴직금 등 인건비가 4분기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는 올 4분기 예상 매출 1828억원, 영업이익 2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4.5%, 64.50%씩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기존 게임 매출 감소 지속 및 신작 공백 영향이 컸다”라며 “단기간 내 회사 실적에 유의미한 기여할 수 있는 신작은 부재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윤예원 기자(yewon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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