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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선고 날, 채상병 편히 쉴 수 있길” 박정훈 대령 어머니 탄원서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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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군 검찰이 상관명예훼손과 항명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대령에게 징역 3년을 구형한 지난달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 들머리에서 박정훈 대령이 변호인단의 입장발표를 듣고 있다. 김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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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고 날은 온 국민의 박수 소리가 하늘나라에 있는 채 상병에게도 전달되어 채 상병도 모든 것을 내려놓고 편히 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항명죄로 군사법원 법정에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어머니가 3일 재판부에 무죄 판결을 바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군 검찰은 지난달 21일 중앙지역군사법원의 심리로 열린 박 대령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 결심 공판에서 법정 최고형인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이날 박정훈 대령의 어머니도 법정에 함께 있었다. 박 대령의 어머니는 “엄마로서 지켜보는 심정은 청청 하늘에 날벼락 같은 심정이었다. 법정에서 박 대령의 진술을 들으면서 비록 뼈를 깎는 고통을 겪으면서도 마음속으로 박수를 보냈다”며 “박 대령을 키울 때 ‘남들 억울하게 하지 마라’, 이 교육을 가훈처럼 여겼기에 엄마의 가르침을 잘 지켜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탄원서에서 밝혔다.



이어 박 대령 어머니는 “어느 기관이든 윗사람의 결재가 끝나면 마무리가 되지 않는가. 수사 결과에 대한 국방부 장관님, 해병대 사령관님의 결재가 끝난 뒤 갑자기 모든 것이 뒤바뀐 참담한 현실은 온 국민이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또 “박 대령은 처음부터 해병대 사령관님이 명령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 사건에 대해서 명령이 아니고 의논을 했다고 한다. 그것이 수사 결과를 왜곡하라는 윗선의 뜻을 따르지 않은 박 대령을 벌주기 위해 명령으로 뒤바뀌어 버린 것”이라며 군 검찰 쪽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박 대령의 어머니는 “박 대령은 성장 과정에서 부모 교육을 잘 지켜왔기에 항상 속으로 존경했다”며 “저희 가족은 이 사건이 시작되고 지금까지 웃음을 잃었다. 저희 가족들이 웃고 살 수 있도록 현명한 판단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1월3일까지 이어지는 박 대령의 무죄 탄원 서명은 국방부 중앙지역군사법원에 전해진다. 박 대령의 유무죄를 가리는 선고 기일은 내년 1월9일이다.



다음은 박정훈 대령 어머니 탄원서 전문





존경하는 재판장님,



이 사연을 올리는 저는 채 상병 사건을 담당한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의 어머니입니다.



이 사건이 1년을 넘어 수차례 재판을 했지만 저는 엄마로서 재판 자리를 지켜볼 용기가 없어 한번도 참석을 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여러 절에 기도를 다닐 뿐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11월 21일 10번째 결심 재판 날은 박정훈 대령의 생일날이었습니다. 가족들과 생일을 축하하면서 보내야 하는 날에 재판을 받기 위해 법정에 서야 되는 날이기에 그날만은 제가 참석을 했습니다.



엄마로서 지켜보는 심정은 청청 하늘에 날벼락 같은 심정이었습니다. 법정에서 박정훈 대령의 진술을 들으면서 비록 뼈를 깎는 고통을 겪으면서도 마음 속으로 박수를 보냈습니다. 그 이유는 박정훈 대령을 키울 때 ‘다음에 커서 남에게 도움은 못 주더라도 피해 주는 사람은 되지마라’, ‘남들 억울하게 하지 마라’, 이 교육을 가훈처럼 여겼기에 박정훈 대령의 한마디 한마디를 듣는 순간 엄마의 가르침을 잘 지켜왔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자기 맡은 바 최선을 다하고 억울함을 당한 그 심정, 재판장님께서는 이해하시겠습니까. 박정훈 대령에게 내려진 죄목은 항명, 상관명예훼손죄입니다. 어느 기관이든 윗사람의 결재가 끝나면 마무리가 되지 않습니까? 수사 결과에 대한 국방부장관님, 해병대사령관님의 결재가 끝난 뒤 갑자기 모든 것이 뒤바뀐 참담한 현실은 온 국민이 알고 있는 사실이기도 합니다. 항명죄라고 지금까지 괴로움을 당하고 있는 박정훈 대령은 처음부터 해병대사령관님이 명령을 한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사령관님과 박정훈 대령은 평상시 친분이 대단한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사건에 대해서 명령이 아니고 의논을 했다고 합니다. 그것이 수사 결과를 왜곡하라는 윗선의 뜻을 따르지 않은 박정훈 대령을 벌주기 위해 명령으로 뒤바뀌어 버린 것입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저는 자식들을 볼 때 객관적으로 봅니다. 박정훈 대령은 성장 과정에서 부모 교육을 잘 지켜왔기에 항상 속으로 존경했습니다. 재판장님, 저희 가족은 이 사건이 시작되고 지금까지 웃음을 잃었습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저희 가족들이 웃고 살 수 있도록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십시오. 선고 날은 온 국민의 박수 소리가 하늘나라에 있는 채 상병에게도 전달이 되어 채 상병도 모든 것을 내려놓고 편히 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역사에 길이 남을 정의로운 판단을 호소드립니다.



피고인 해병대 전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의 어머니 올림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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