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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이슈 [연재] 뉴스1 '통신One'

'원정 출산' 늘어나는 캐나다, 병원들 시스템에 과부하[통신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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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지주의 캐나다 시민권 위해 원정 출산…일부 병원은 '거부'하기도

뉴스1

캐나다 병원에서 제공되는 기본적인 출산 의료 서비스. 그러나 출산 관광객의 급증으로 인해 이러한 의료 시설에 과중한 부담이 가중되고, 병원 시스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4. 12.02/<출처: Canada Mama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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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크턴=뉴스1) 김남희 통신원 = "캐나다에서 태어나면 밝은 미래를 약속합니다" 이는 출산 관광을 장려하는 일부 웹사이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구다. 특히 'Canada Mama 컨설팅'과 같은 업체들은 외국인 임산부들이 캐나다에서 출산해 아이에게 시민권을 부여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고 홍보한다.

그러나 이 같은 출산 관광은 캐나다 내에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캘거리 'Foothills Medical Centre' 산부인과 의사 심릿 브라르 박사는 출산 관광이 의료 시스템에 과부하를 일으키고 납세자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출산 관광객들이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면서도 비용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라며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출산 관광이 주목받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캐나다는 속지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캐나다에서 태어난 아기는 자동으로 시민권을 얻게 되며, 이는 아이가 평생 캐나다에서 거주할 권리를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시민권을 가진 아이는 공공 의료 서비스와 교육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에 따라 많은 부모는 아이의 장래를 위해 캐나다에서 출산하는 것을 선택한다.

캐나다의 공공 의료 시스템 역시 출산 관광객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캐나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며, 산모와 신생아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장한다. 일부 임산부는 자국의 열악한 의료 환경과 비교해 캐나다의 의료 시설과 전문 인력을 더 신뢰하기도 한다.

더불어, 캐나다의 사회적 안정성과 교육 기회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정치적 안정성과 다문화적 환경 속에서 아이가 성장할 수 있으며,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교육 시스템은 아이가 글로벌 시민으로 성장할 기회를 제공한다. 부모들은 이러한 점에서 아이의 미래를 위해 캐나다 출산을 선호한다.

특히, 중국, 나이지리아, 인도와 같은 나라에서 온 임산부들이 출산 관광을 위해 캐나다를 찾는 경우가 많다. 중국의 경우, 자녀가 캐나다 시민권을 통해 더 나은 교육과 미래를 누리기를 희망하는 부모들이 많다.

나이지리아와 인도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캐나다 출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이들 국가의 일부 임산부들은 자국의 의료 시스템에 대한 신뢰 부족으로 캐나다의 안정적인 의료 서비스를 선호한다.

하지만 이러한 이점들이 캐나다 내에서 논란과 우려를 동시에 불러일으키고 있다. 임신 후기에 장거리 여행을 감행하는 것은 산모와 신생아 모두에게 건강상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돌봄의 연속성이 부족하면 합병증 발생 가능성도 높아진다. 의료 자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출산 관광객의 NICU(신생아 중환자실) 이용은 지역 주민의 의료 서비스 접근성을 저해할 수 있다.

출산 관광으로 인한 의료 시스템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브라르 박사는 캘거리 지역 내 모든 미보험 산모를 대상으로 출산 관광 여부를 확인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출산 관광객으로 확인된 이들은 1만5000달러(약 1500만 원)의 보증금을 지불해야 하며, 병원 체류와 출산 비용은 평균 1만 달러(약 1000만 원)에 달한다.

합병증이 생길 경우 이 비용은 급격히 증가할 수 있다. 그런데도, 일부 출산 관광객은 비용을 지불하지 않거나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한다. 심지어 커뮤니티 포럼에서는 병원비를 절감하는 방법에 대한 정보가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2022년 캘거리에서는 102명의 출산 관광객이 약 70만 달러(약 7억 원)의 의료비를 발생시켰지만, 이 중 상당 부분이 회수되지 않았다. 전국적으로 출산 관광으로 인한 구체적인 데이터가 체계적으로 수집되지 않아 그 심각성을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일부 병원은 출산 관광객을 거부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토론토의 서니브룩 건강과학센터는 "우리의 주요 임무는 온타리오 주민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출산 관광객의 출산을 제한하고 있다.

브라르 박사는 캐나다 국경 서비스국(CBSA)과 협력해 미납 의료비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출국 전 미납 비용을 정산하도록 요구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면, 경제적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CBSA는 민사 문제에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실질적인 해결책 마련이 지연되고 있다.

출산 관광은 개인의 권리를 넘어 캐나다 의료 시스템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와 의료 기관은 더 체계적이고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출산 관광으로 인한 사회적,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다 강력한 정책과 규제가 필요하다.

zziobe105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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