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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MT시평]농수산물 온라인도매시장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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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성훈 충남대 농업경제학과 교수




지금으로부터 1년 전인 2023년 11월30일. 세계 최초 농수산물 온라인 공영도매시장인 '농수산물 온라인도매시장'(KAFB2B)이 개장했다.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으로 대표되는 오프라인 공영도매시장과 달리 가상의 사이버공간에서 농수산물 도매거래가 진행되는 온라인도매시장은 개장 당시 30여개 품목으로 거래를 시작했는데 거래품목 수가 4배 이상 증가하고 거래규모도 계속 커져 올해 말엔 누적 거래실적 5000억원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온라인도매시장이 문을 열었을 때 산지 출하자나 유통인은 실제 눈으로 보지 않고 컴퓨터 화면으로 상품을 거래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지에 대한 의구심이 많았다. 특히 도매시장 상인은 한 사람이 재배해 출하하는 사과도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인데 어떻게 확인도 하지 않고 살 수 있느냐면서 온라인도매시장이 실패할 것이란 말을 많이 했다. 그러나 2000년대 초에 설립된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를 중심으로 생산자 조직화와 농산물 선별시스템이 정착되면서 농산물의 표준화 및 등급화가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왔고 비대면의 대량거래 시스템이 대형유통업체 등을 중심으로 일상화한 시점이라 이들의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온라인도매시장을 이용하는 산지 출하자와 유통인을 통해 온라인도매시장 거래의 효과가 확인된다. 먼저 산지 출하자는 공영도매시장에 농산물을 보내거나 일일이 구매자를 직접 찾는 대신 온라인도매시장에 상품을 등록하기만 하면 거래가 이뤄지는 편리함과 중간유통단계를 거치지 않아 농가 수취가격이 오르는 효과를 누린다. 또한 기존 거래에선 15일 이상 걸린 대금정산이 익일정산으로 바뀌고 구매자의 대금지급을 온라인도매시장의 정산소가 관리해 보다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음도 장점으로 꼽힌다.

구매자는 온라인도매시장의 상품검색을 통해 산지를 다니며 상품과 판매자를 찾는 수고와 비용을 덜 수 있고 중간유통단계를 줄여 상품구매 원가를 낮추는 효과를 본다. 또한 온라인도매시장의 정산시스템으로 인해 구매자의 거래 신용도가 높아짐에 따라 판매자와의 거래가 보다 쉽게 성사되는 점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특히 오프라인 거래에서 '농안법'(농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의 규제를 받는 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은 기존 유통구조에선 서로의 도매거래만 허용되나 온라인도매시장에선 이러한 제약이 풀리면서 도매시장법인이 중도매인이 아닌 다른 유통인에게 농산물을 판매하거나 중도매인이 직접 산지에서 농산물을 구매하는 것이 가능하게 됨에 따라 온라인도매시장 거래비중을 높이고 있다.

국가 전체 관점에서도 온라인도매시장의 역할이 확대되는데 거래상품이 중간지점을 거치지 않고 구매자가 판매자에게 바로 운송하는데 따른 물류효율성 증대효과와 중간유통비용 절감효과에 따른 소비자물가 안정화가 대표적이다.

온라인도매시장이 개장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출발은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계속된 성장을 통해 2027년 거래규모 5조원이란 도전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보다 많은 상품과 거래자 유치라는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김성훈 충남대학교 농업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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