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기사 캡처. BBC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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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는 윤석열 대통령의 갑작스런 계엄령 선포는 외부 위협이 아닌 “자신의 절박한 정치적 문제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BBC는 3일(현지시각) ‘한국 대통령이 갑자기 계엄령을 선포한 이유와 이후 행보는?’이라는 제목의 분석 기사를 내고 “한국 대통령이 50년 만에 처음으로 아시아 민주주의 국가에 계엄령을 선포해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심야 TV방송을 통해 발표한 과감한 결정에서 ‘반국가 세력’과 ‘북한의 위협’을 언급했지만 그것은 곧 외부의 위협이 아닌 자신의 절박한 정치적 문제(desperate political troubles) 때문이라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전임자들에 비해 북한에 대해 눈에 띄게 강경한 입장을 취해왔다”면서 “(계엄령 선포에서) 증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정치적 반대파들을 북한의 동조자로 묘사했다”고 지적했다.
BBC는 윤 대통령이 ‘압박감’을 느꼈을 것이라는 이유에 대해 “윤 대통령은 강경 보수주의자로 2022년 5월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4월 총선에서 야당이 압승을 거두면서 레임덕 대통령으로 전락했다”며 “이후 그의 정부는 원하는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했고 대신 자유주의 야당이 통과시킨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수준으로 전락했다”고 설명했다.
또 “윤 대통령은 부인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와 주가 조작 사건 등 여러 부패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지지율이 17% 초반까지 떨어졌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지난달 그는 TV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해야 했고 부인의 업무를 감독하는 제2부속실을 설치하겠다고 했지만 야당이 요구해 온 광범위한 조사(특검)는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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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야당은 (대통령)거부권이 없는 주요 정부 예산안 삭감을 제안했고 대통령 부인에 대해 (부실)수사·감사를 한 (최재해)감사원장과 고위검찰(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을 탄핵하려 했다”고 부연했다.
BBC는 다른 주요 외신들과 마찬가지로 계엄령 선포부터 군경 국회 배치, 국회의 계엄령 해제 요구안 긴급 의결, 시민들의 항의 시위, 계엄령 해제까지 긴박했던 한국의 6시간을 실시간으로 타전했다.
BBC는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포위당한 대통령처럼 행동했다”고 전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의원들에게 계엄령 해제 요구안 의결을 촉구하고 시민들에게 국회에 모여 저항할 것을 요청했다는 사실과 함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까지 윤 대통령의 행동을 ‘잘못된 것’으로 본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1987년 대한민국이 의회 민주주의 국가가 된 이후에는 계엄령이 한 번도 발동된 적이 없다”며 “윤 대통령의 성급한 행동은 독재 시절을 지나 현대 민주주의가 번성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대한민국을 분명 놀라게 했고, 이것은 수십 년 만에 민주주의 사회에 대한 가장 큰 도전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BBC는 이번 사태를 2020년 미국의 대선 불복 의회 난입 폭동 사태보다 민주주의 국가로서의 평판을 더 훼손시킬 수 있는 사안으로 평가했다.
국윤진 기자 sou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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