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두 번째)이 4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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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그렇지 않아도 각종 악재에 시달리고 있던 한국 경제에 또 하나의 충격파를 던졌다. 금융시장은 혼란에 빠졌고 대외 신인도에 대한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향후 정국 불안정이 길어진다면 이 또한 한국 경제에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
4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2원 오른 1410.1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2년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새벽 1442.0원까지 뛰었다가 계엄이 해제되면서 상승 폭을 줄였다. 코스피도 전 거래일 대비 36.10(1.44%) 하락한 2464.00으로 장을 마쳤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밤 한때 30% 이상 폭락하기도 했다.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쿠팡 등 한국 주요 기업의 주가도 크게 출렁였다.
금융당국 수장들은 4일 오전 긴급회의를 열어 “금융시장이 완전히 정상화될 때까지 유동성을 무제한으로 공급하겠다”며 시장 불안감을 달랬다. 금융시장이 다소 진정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불안은 여전히 잠복한 상태다. 특히 계엄 선포 사태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는 한국 정치·사회의 불안이 심각하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는 만큼 대외 신인도에 영향이 불가피하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 관계자는 “(계엄 사태가)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를 부정적으로 인식했을 것이라 앞으로 한국에 투자할 때 더 조심스러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은행이 내년과 내후년 우리 경제 성장률을 각각 1.9%, 1.8%로 전망하면서 저성장 고착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재집권으로 보호무역주의 위험도 높아져 수출 전망도 더욱 어둡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제재 강화 등 미-중 무역갈등 심화로 우리 기업들의 경영 환경 불투명성도 커졌다.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매진해야 할 내각이 이번 사태로 공백 상태가 됐다. 한국 경제의 미래가 대통령의 어처구니없는 행태로 더욱 암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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