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탄핵안 발의하고 속도전…이재명 "더는 참을 수도 용서할 수도 없다"
與, 계파갈등 재발 조짐 속 대책 부심…내각총사퇴 요구 수용 여부 주목
탄핵안 키 쥔 與, 현재로선 '부결' 대오지만…정국 변수 따라 유동적
대통령 사퇴촉구 탄핵추진 비상시국대회 |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선포·해제한 '비상계엄 사태'로 연말 정국이 예측불허의 대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윤 대통령이 3일 밤 발동한 비상계엄은 4일 새벽 국회의 요구에 따른 국무회의의 계엄 해제안 의결로 약 6시간 만에 막을 내렸지만, 그 후폭풍이 정치권을 강타하면서 8년 만의 '탄핵 정국' 개막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야당이 계엄 선포 이튿날인 이날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즉각 발의하는 등 정권 퇴진 공세에 총력을 쏟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계파 갈등 재발 조짐 속에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국민의힘 이탈표 여하가 탄핵안 가부를 가르게 된 상황에서 표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6∼7일까지 남은 기간 윤석열 정권의 명운이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야당이 발의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본회의에 보고된 뒤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해야 한다. 야당은 탄핵소추안을 5일 본회의에 보고하고 6일 또는 7일에 표결하기로 하는 등 속도전에 돌입했다.
그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직접적 언급을 꺼리던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도 작심한 듯 정권 퇴진을 정면으로 요구했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연 '윤석열 대통령 사퇴 촉구·탄핵 추진 비상시국대회'에서 "윤 대통령은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 어려운 상태로 보인다"며 "이제 더 이상 참을 수도, 용서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의총 마치고 질문받는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
국민의힘은 혼란 속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및 비상 의원총회를 잇달아 열어 후속 대응책을 논의했다.
일단 한동훈 대표가 제시한 후속 대응책 중 내각 총사퇴와 김용현 국방부 장관 해임 요구에는 대체로 뜻이 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변수는 이날 오후 당정대 회동 결과다. 내각 총사퇴 및 국방장관 해임 등 여당의 요구 사항이 관철된다면 상대적으로 당내 이탈표가 발생할 가능성이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만약 여당의 단일대오 속에 대통령 탄핵안이 부결될 경우 야당은 정기국회 종료일(이달 10일) 이후 탄핵안을 재발의하는 한편, 10일 예정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에서 여당의 찬성투표를 거세게 압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내각 총사퇴 등 전면적 인적 쇄신이 불발되면 야당의 탄핵 공세는 더욱 기세등등해지고 여당에서도 동요가 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친한(친한동훈)계에서도 표면적으로는 탄핵에 부정적인 기류를 드러내고 있지만, "탄핵에 대한 논의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김상욱 의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조경태 의원) 등 산발적으로 탄핵에 목소리를 내는 상황이다.
그러나 친윤(친윤석열)계에선 2016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보수 세력이 분열되고 한동안 암흑기를 겪어야 했던 전례를 들어 극도로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한 대표의 윤 대통령 탈당 요구에도 선을 긋고 있다.
이에 당정대 회동 결과에 따라 최악의 경우 여권 갈등이 내홍을 넘어 분당(分黨)을 방불케 하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탄핵 정국도 예측불허로 흐를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국회 본회의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요건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다. 현재 재적의원 300명 기준 200명의 찬성이 필요하므로 현재 범야권 총 192석에 여권 이탈표가 8표 이상이 나오면 가결되는 셈이다.
지난 10월 '김 여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 당시 여당에서 최대 4표의 이탈표가 나온 바 있다.
ge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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