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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폭력과 불의가 난무"…동물단체가 윤석열 퇴진 외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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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개 동물단체와 활동가들 윤 대통령 퇴진 성명
민주주의 파괴된 사회, 동물에게도 자리를 내주지 않아
"폭력 난무하는 땅에서 생명에 대한 존중도 꽃피울 수 없어"

한국일보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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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단체들은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해제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곰보금자리프로젝트 등 21개 동물단체와 활동가들은 4일 시국선언문을 내고 "고통받는 동물을 위해서라도,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윤석열 퇴진'"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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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개 동물단체와 활동가들이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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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과거의 역사를 통해 폭력과 불의가 난무하는 땅에서는 생명에 대한 존중도 공존도 꽃피울 수 없다는 사실을 목도해왔다"며 계엄의 폭력에 맞서 분연히 일어설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대통령이 시민의 기본권을 유린하는 심각한 상황에서 우리는 동물만 행복한 세상은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며 "군대와 탱크가 시가지를 점령하는 나라에서는 동물을 위한 활동이 무기력하기 십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동물을 함부로 대하는 국가는 사람이 살기에도 나쁜 것처럼, 주주의가 파괴된 사회는 동물에게도 자리를 내어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불행 중 다행으로 우리는 밤을 새워 이 어설픈 군사 쿠데타를 막아냈다"며 "이제 남은 것은 수많은 인간과 동물의 삶을 볼모로 벌어지는 이 폭력적인 사태를 온전히 끝내는 일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동물단체 및 활동가들은 위헌적 대통령, 사회에 폭력성을 드러낸 대통령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동물단체와 활동가들의 성명서 전문이다.

동물 사회도 외친다 "윤석열 퇴진!"

어젯밤 우리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보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고 무장한 군부대가 민주주의의 전당인 국회를 침탈하려 하는 장면이었다. 역사 교과서에서나 보던 계엄군이 실제로 등장하고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 인정하는 빠른 시일 내에 민주화를 이룬 우리 대한민국의 자부심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전시 ·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해당하지 않은 상황에서 선포된 비상계엄은 그 자체가 위헌, 위법이다. 다행히 국회가 4일 1시경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하여 윤석열 대통령의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는 그 효력을 상실했다.

동물단체들은 그동안 우리사회의 소외된 구성원이자 차별과 폭력에 고통받는 이웃생명체인 동물들의 권리와 복지를 외쳐왔으며, 과거의 역사를 통해 폭력과 불의가 난무하는 땅에서는 생명에 대한 존중도 공존도 꽃피울 수 없다는 사실을 목도해왔다. 우리가 민의를 무시하고 민주주의 전복을 획책한 반헌법적 계엄의 폭력에 맞서 분연히 일어설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비상계엄을 통해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의 정치활동 금지 등 시민의 기본권 유린을 시도한 상황에서 우리는 동물만 행복한 세상은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군대와 탱크가 시가지를 점령하는 나라에서는 동물을 위한 활동이 무기력하기 십상이다. 동물을 함부로 대하는 국가는 사람이 살기에도 나쁜 것처럼, 민주주의가 파괴된 사회는 동물에게도 자리를 내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해야 한다.

불행 중 다행으로 우리는 밤을 새워 이 군사 쿠데타를 막아냈다. 시민들은 다급히 국회 앞에 모여 두 시간 반 만에 내란 모략을 중단시켰다. 이제 남은 것은 수많은 인간과 동물의 삶을 볼모로 벌어지는 이 폭력적인 사태를 온전히 끝내는 일이다. 우리는 윤석열을 더 이상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 고통받는 동물을 위해서라도,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윤석열 퇴진'이다. 우리 동물단체 및 활동가들은 위헌적 대통령, 사회에 폭력성을 드러낸 대통령을 단호히 거부한다.

2024년 12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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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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