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회를 막아섰던 경찰들의 움직임도 허술했습니다. 국회의원의 출입을 막을지를 놓고 갈팡질팡하기도 했는데, 자신들도 불법 행위의 공범이 되는 건 아닌지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박준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찰들과 시민들이 뒤엉켜 몸싸움을 벌입니다.

[제발 진정해요. 밀지 말라고!]

기습적인 비상 계엄 선포 이후, 경찰은 국회 출입 통제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국회의원들의 거센 항의에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준석/개혁신당 의원 : {여기 지금 비상계엄 하에 열어줄 수 없다고 제가 조치를 받아서…} 비상계엄이 불법 계엄인데 뭔 소리야? 너희 공무원 아니야! {저희가 현재로 받은 지침에 대해선 의원님 이해 좀 해주세요.} 어떤 XX 같은 명령을 받았길래 이런 소릴 해!]

현장에 투입된 경찰관들이 동요하는 분위기도 감지됐습니다.

[이준석/개혁신당 의원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 젊은 경찰관들 같은 경우에는 '국회의원이면 들여보내야 하는 거 아닙니까?' 라고 현장에서 얘기하는 경우도 있었고 일사불란하다는 그런 느낌보다는 그 안에서 상당한 동요가 있었다…]

경찰이 국회 출입문을 막아서자, 우원식 국회의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은 국회의사당 담을 넘어서 들어가야만 했습니다.

법조계에선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의 직무를 방해하는 건 내란죄의 구성 요건에 해당할 수 있다고 봅니다.

내란죄의 경우 모의에 참여한 사람부터 지휘자, 임무를 수행한 사람까지 모두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회는 서울경찰청 소속인 국회경비대의 직권남용 여부도 문제 삼고 있습니다.

[김민기/국회사무총장 : 국회경비대가 국회를 경비하는 게 임무임에도 불구하고 국회에 출석하려는 의원님들과 직원들을 통제했다는 것입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급기야 국회경비대장의 국회 출입 금지를 지시했습니다.

조지호 경찰청장은 국회 봉쇄를 지시한 게 지휘부였느냐는 JTBC의 질문에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조 청장도 계엄 선포 이후 경찰이 위법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한 뒤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부 현직 경찰은 오늘(4일) 오전 공수처에 조 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을 내란죄와 직권남용죄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영상취재 조용희 박대권 김대호 / 영상편집 구영철 / 영상디자인 송민지]

박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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