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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내란범 윤석열을 체포하라"…시민 1만여 명 尹 퇴진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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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박상혁 기자(mijeong@pressian.com)]
민주화 이후 최초로 비상계엄이 선포됐다가 국회의 요구로 6시간만에 해제되는 사태가 일어난 가운데, 시민 1만여 명(주최측 추산)이 서울 도심에 모여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촉구했다.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은 윤 대통령에 대한 분노와 함께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선포 앞에 느낀 당혹감을 드러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참여연대 등 단체들은 4일 서울 종로 동화면세점 앞 광장에서 '내란죄 윤석열 퇴진', '사회대개혁' 등을 내건 촛불집회를 열었다. 광장과 바로 옆 한 개 차로를 가득 메운 시민들은 "윤석열은 퇴진하라", "내란범 윤석열을 체포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주최 측 인사들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강하게 규탄했다. 한상희 참여연대 대표는 "이승만·박정희·전두환 정권 등에서 있었던 계엄의 역사는 우리 국민의 피와 눈물로 점철된 흑역사"라며 "계엄을 생각한 그 자체, 국민을 상대로 총칼을 들이댈 것이라고 생각한 것 자체가 천인공노할 범죄다. 역사를 부정하고 국민과 헌법을 우롱한 천인공노할 범죄다"라고 윤 대통령을 비판했다.

이어 "더구나 (윤 대통령은)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 대한 의혹 수사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침탈하고, 비상계엄으로도 흔들 수 없도록 헌법이 단호히 명령한 국회의 권능도 유린했다"며 "정말 무도하고 무책임한 대통령이다. 이제는 대통령이라고 할 수도 없다. 내란죄 수괴이자 범죄자다. 당장 내쫓아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도 "오늘부로 윤석열은 대통령이 아니다"라며 "그래서 우리는 이 촛불집회를 마무리하고 용산으로 향할 것이다. 가서 '범법자 윤석열은 대통령 참칭행위를 중단하라', '죄인 윤석열은 대통령실 무단점거를 중단하라', '내란죄 범법자 윤석열을 현행범으로 체포한다'고 이야기하자"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길 것이다. 함께 싸우자"고 당부했다.

연단에서는 시민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조진영 씨는 "2년 전 대선에서 윤석열을 찍었다. 그를 믿었기 때문"이라며 "결과는 참혹했다. 최악의 국정농단과 어제 '쿠데타'가 발생하고 말았다"고 했다. 이어 "제가 저지른 실수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을 지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윤석열을 탄핵하기 위해 하나되어 앞으로 나가자"고 말했다.

쌍둥이 아들이 군 복무 중이라고 밝힌 이미현 씨는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을 염두에 둔 듯 "뉴스에서 아들과 같은 군인들이 한 명씩 죽을 때마다 가슴이 저려왔다"며 "윤석열은 고작 5년짜리 임기이면서 대한민국이 자기 것인 것처럼 불법계엄을 선포하며 군대에 보낸 귀한 아들들을 앞장 세워 나라를 망하게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윤석열을 자리에서 끌어낼 때까지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프레시안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참여연대 등이 4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주최한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퇴진광장을 열자! 시민촛불' 집회. ⓒ프레시안(박상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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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단 아래에서 만난 시민들은 <프레시안>에 전날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소식을 듣고 느낀 당혹감과 분노를 털어놨다. 언니와 함께 집회에 온 안모(17) 씨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다 비상계엄 선포 속보를 봤다. 영화에서처럼 군대를 동원한다는 게 놀라웠고, (비상계엄) 이유가 정당하지 않아 화가 났다"며 "비상계엄은 해제했지만 대통령실 공식 입장이 없어 뉘우침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추보미(30) 씨는 "계엄이라고 하는데 와 닿지 않았다. 사실 아직도 실감이 잘 안 난다"며 "사실인 걸 확인하고 무서웠다. 새벽 3시까지 잠을 못 잤다"고 말했다. 이어 "혼자 유난을 떠는 것이 아니라는 걸 확인하고 싶었던 것도 집회에 나온 이유"라며 "비상계엄 소식을 듣고 떠올린 무서운 일들이 부디 그냥 걱정으로만 끝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함께 집회에 온 정은주(64) 씨는 "계엄 소식을 듣고 미쳤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며 "국가 지도자라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데, 이를 염두에 두지 않은 (계엄) 선포"라고 윤 대통령을 비판했다. 이어 "아직 안심할 수 없다"며 "탄핵소추안에 정파 상관 없이 200명 이상이 동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집회 뒤 시민들은 대한문과 서울역을 거쳐 대통령실 인근 남영사거리까지 행진한 뒤 해산했다. 이날 행진은 경찰과의 협의를 거쳐 신고된 지역에서 행해졌고 별다른 충돌 없이 끝났다.

한편, 이날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는 광주·대구·부산 등 전국 30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부산 등 일부 지역에서는 참가자가 1000명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등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은 오는 5~6일 저녁에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어 오는 7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윤석열 퇴진 3차 총궐기 범국민대회'가 예정돼 있다

[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박상혁 기자(mijeong@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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