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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시리아 반군수장 "목표는 53년 독재정권 전복"…CNN 독점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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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만에 서방언론과 대면 인터뷰…"아사드 정권 이미 죽었다"

"독재 몰아내면 제도 기반 국가 세울 것"…서방 우려 불식 시도

'알카에다' 전적엔 "나이 들면 사람 변해"…연관성 재차 부인

연합뉴스

시리아 반군 HTS 지도자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
[오리엔트 TV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지난주 시리아의 경제 중심지인 알레포를 기습 탈환하고 주요 도시들을 하나씩 점령해가고 있는 반군 수장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가 반군의 목표는 50년 넘게 이어져 온 이어져 온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독재를 끝내고 제도에 기반한 국가를 세우는 것이라고 밝혔다.

반군의 핵심 세력인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의 지도자 알졸라니는 6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혁명의 목표는 이 정권을 전복시키는 것이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사용하는 것은 우리의 권리"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과거 테러단체인 알카에다의 간부로 미군에 체포된 이력도 있는 그는 이번 인터뷰에서 HTS가 이끄는 반군이 시리아를 장악하면 근본주의적 이슬람 국가를 세울 것이라는 서방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53년째 독재를 이어가고 있는 아사드 정권을 몰아내고 나면 반군은 제도에 기반한 정부와 "국민이 선택한 의회"를 만들 것이라면서, 반군 역시 무장 단체가 아닌 "통치 체제, 기관 등의 형태"로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리아는 한 명의 통치자가 독단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닌 제도적 통치 시스템을 가질 자격이 있다"면서 "우리는 더 큰 프로젝트, 즉 시리아 재건에 대해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HTS는 언제든 해체될 수 있다"며 "HTS는 그 자체로 목표가 아니라 이 정권에 저항하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1971년부터 53년째 독재를 이어오는 아사드 정권을 두고는 "이 정권은 언제나 패배의 씨앗을 내포하고 있었다"면서 추후 이란이나 러시아가 아사드 정권을 도우려 하더라도 "이 정권은 이미 죽었다는 진실은 언제나 유효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하마 점령한 뒤 셀카 찍는 시리아 반군
(하마 AFP=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시리아 중부 거점도시 하마를 점령한 시리아 반군 병사가 이를 기념하기 위해 사진을 찍고 있다. 2024.12.06


2016년 알카에다와 연계를 공식적으로 끊기 전까지 '그림자' 속에서 암약하던 알졸라니는 이번 인터뷰에서는 전과 다른 현대적인 면과 자신감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CNN은 전했다.

시리아 내 비공개 장소에서 진행된 이번 인터뷰는 밝은 대낮에 이뤄졌으며 삼엄한 경계 같은 것도 거의 없었다고 한다.

또 알졸라니는 처음으로 자신의 예명인 알졸라니 대신 본명인 '아흐메다 알샤라'를 사용하는 등 이미지 변신 시도를 보여줬다.

그는 반군이 남쪽으로 진격하고 있지만 반군 점령 지역 민간인들은 두려워할 것이 없다면서 이들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민주주의가 아닌 이슬람 방식으로 국가를 통치할 것이라고 밝혔던 그는 이번 인터뷰에서 이슬람식 통치가 반드시 강압적인 체제만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득했다.

그는 "이슬람식 통치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그것이 잘못 구현된 것을 보았거나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독교인과 다른 종교, 소수 민족 역시도 자신들의 통치 아래에서 안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졸라니는 "혼란의 시기에 특정 개인들이 그들(소수자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사례가 일부 있었지만 우리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했다"며 "누구도 다른 집단을 삭제할 권리를 갖고 있지 않다. 이 종파들은 수백 년 동안 이 지역에 존재해왔으며 누구도 이들을 제거할 권리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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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군 환영하는 시리아 주민들
(하마 AFP=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시리아 중부 거점도시 하마 진입한 반군을 환영하는 주민들. 2024.12.06


현재 시리아 반군의 핵심 세력인 HTS는 국제 테러단체 알카에다의 연계 조직으로 창설된 알누스라 전선(자바트알누스라)을 전신으로 하는 단체다. 설립 초기에는 과격한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조직의 성향을 보였으나, 2016년 알졸라니가 알카에다와의 연계를 공식적으로 끊으면서 이름을 지금의 HTS로 바꾸고 변신을 꾀했다.

HTS는 실제로 점령 지역에서 여성의 히잡 착용과 금연을 강요하지 않는 등 비교적 온건한 정책을 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미국과 튀르키예, 유엔 등 여러 서방 국가들은 HTS를 테러 단체로 지정한 상태다.

HTS의 테러단체 지정이 부당하다고 주장해온 알졸라니는 이번 인터뷰에서도 자신이 알카에다에 동조한 것은 과거의 일이라면서 연관성을 재차 부인했다.

그는 자신의 과거 이력에 대한 질문에 "20대의 사람은 30대, 40대, 그리고 50대 때의 사람과는 확실히 다른 성격을 가지게 된다"면서 "이것이 인간의 본성"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을 테러단체로 지정한 것은 "정치적이며 부정확한 꼬리표"라면서 HTS는 극단적인 이슬람주의 관행을 따르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른 지하디스트 단체들과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자신이 지하디스트 단체들과 관계를 끊은 것은 이들이 사용한 잔인한 전술에 반대했기 때문이라면서 자신은 개인적으로 민간인에 대한 공격에 관여한 적이 없다고도 주장했다.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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