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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시리아 반군, 13년 만에 알 아사드 독재 종식…평화적 정권 이양 주목(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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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아사드 도주, 행방 묘연…공공기관 총리 감독 하에 유지

시리아 총리, 반군에 협력…"자유 선거로 국민이 지도자 선택해야"

뉴스1

시리아 반군의 7일(현지시간) 수도 다마스쿠스 점령을 축하하는 시리아 국민들. 2024.12.7.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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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시리아 반군이 7일(현지시간) 수도인 다마스쿠스를 점령하면서 바샤르 알 아사드의 철권통치가 종식됐다. 평화적 정권 이양이 이뤄질 지 관심이 쏠린다.

로이터 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시리아 반군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이 도망쳤다"며 "다마스쿠스의 자유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반군은 "집권 바스당(Baath)의 통치 아래 50년 간의 억압과 13년 간의 범죄, 폭정, 강제 이주 끝에 우리는 오늘 이 어두운 시대가 끝나고 시리아의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었음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시리아 반군을 이끌고 있는 햐아트흐리르알샴(HTS)의 지도자 아부 모하마드 알 졸라니는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다마스쿠스의 모든 군대가 공공기관에 접근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한다"며 "공중으로 발포하는 것도 금지되며 공식적으로 인계될 때까지 (공공 기관은) 전 총리의 감독하에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리아 반군은 지난 1일 제2의 도시 알레포를 장악한 뒤 하마와 홈스를 차례로 점령한 뒤 결국 다마스쿠스까지 차지했다.

반군은 다마스쿠스를 점령하기 전 다마스쿠스 북쪽의 사이드나야(Saydnaya) 교도소를 장악하기도 했다.

반군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시리아 국민들에게 포로를 해방시키고 그들의 사슬을 풀었다는 소식을 전하며 사이드나야 교도소의 폭정의 시대가 끝났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다마스쿠스 시민들은 이날 주요 광장에 모여 손을 흔들고 자유를 외치며 아사드의 통치가 종식된 것을 축하했다. 홈스에서도 수천 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춤을 추며 "아사드는 사라지고 홈스는 자유다", "아사드는 물러가라"고 외쳤다.

무하마드 가지 알 잘랄리 시리아 총리는 반군과의 협력을 시사했다.

알 잘랄리 총리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방송된 연설에서 "이 나라(시리아)는 이웃 및 세계와 좋은 관계를 구축하는 정상적인 국가가 될 수 있다"며 "이 문제는 시리아 국민이 선택한 지도부에 달려 있으며 우리는 지도부와 협력하고 가능한 모든 시설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반군이 수도를 점령한 후에도 자택에 남아 통치의 연속성을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알 잘랄리 총리는 또 시리아 국민들이 원하는 사람을 선택할 수 있도록 자유 선거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도기 관리와 평화로운 정권 이양을 위해 졸라니 반군 지도자와 접촉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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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알레포에서 7일(현지시간) 시리아 국민들이 반군의 수도 다마스쿠스 점령을 축하하고 있다. 2024.12.7.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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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르 페더슨 유엔 시리아 특사도 이날 성명을 통해 "수백만 명의 시리아 국민들은 안정적이고 포괄적인 과도기 체제를 바라고 있다"며 "국민들은 사회 재건을 위해 대화, 단결, 그리고 국제 인도법과 인권 존중을 우선시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다마스쿠스를 빠져나간 알 아사드 대통령은 현재 행적이 묘연한 상태다.

알 잘랄리 총리는 "아사드 대통령과 지난 7일 마지막으로 연락했으며 현재는 위치를 모른다"고 말했다.

알 아사드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으나 안와르 가르가쉬는 UAE 외교 고문은 바레인에서 기자들과 만나 "알 아스다가 UAE에 있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반군에 정통한 소식통은 CNN에 반군은 알 아사드 대통령에 대한 수색이 활발히 진행 중이며, 그의 동선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군 장교와 정보 관리들을 심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써 '아랍의 봄'의 연장선으로 지난 2011년 초부터 시작된 시리아 내전은 반군의 승리로 끝날 듯 보인다.

당초 알 아사드 정부군을 지원해 온 러시아와 이란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및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및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의 전쟁으로 러시아와 이란이 시리아에 관심을 쏟을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

시리아 반군은 다마스쿠스 점령 후 시리아 주재 이란 대사관을 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명 피해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시리아 주재 러시아 대사관 직원들의 신변은 안전하다고 타스통신은 전했다.

한편 미국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시리아 반군의 다마스쿠스 점령을 '특별한 사건'이라 평가하며 "조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팀이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지역 파트너와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니얼 샤피로 미 국방부 중동정책 담당 부차관보는 이날 바레인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군은) 시리아 동부에 계속 주둔할 것이며 이슬람 국가의 부활을 막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시리아는 엉망이지만 우리의 우방은 아니며 미국은 시리아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며 "이건 우리의 싸움이 아니다. 그냥 내버려둬라. 관여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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