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 선도지구 '환호'했지만…추진속도 '촉각'
공시지가 현실화·재건축 규제 완화 '동력상실' 우려도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3일 서울역에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2024.12.3 [사진=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8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부동산 시장이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동력마저 통째로 흔들릴 위기에 봉착, 시장전망을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지금은 불확실성이 너무 크게 부각되고 있어 이런 불안 요소가 해소되기 전까지는 부동산 시장에 거래 감소 등과 같은 현상이 벌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정부의 공백기가 발생할 경우 밀이붙이던 부동산 정책이 중단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윤 대통령이 자리만 보전한 채 당정간 긴밀한 소통 속에 정부의 기능을 정상적으로 가동하겠다는 여당의 의욕은 야당과 국민의 강력한 저항 앞에 제대로 힘을 발휘하기 힘들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더욱이 정권 교체 시기를 종잡을 수도 없는 처지인 데다, 새 정부가 들어설 경우 기존 정책의 대전환 개연성마저 높다는 예측이 나온다.
이를테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이후 대표적 정책이던 '뉴스테이'가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았던 것이 대표적이다. 뉴스테이는 박근혜 정부의 임대 정책 중 하나로 민간 건설사가 공공택지를 분양 받아 임대주택을 지어 임대의무기간 8년이 지나면 분양하는 제도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 기업형 임대는 다시 규제가 강화된 바 있다.
박근혜 정부 당시 공급된 뉴스테이 사례로는 DL이앤씨의 '이편한세상 도화', 대우건설의 '동탄행복마을푸르지오', GS건설의 '동탄레이크자이',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호매실', SK에코플랜트의 '신동탄SK뷰3차' 등이 있다.
주택공급 정책·재건축규제 완화 등 정책별 희비 엇갈릴 듯
전문가들은 윤석열 정부의 부동산 정책별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1기 신도시(분당·일산·평촌·중동·산본) 선도지구나 3기 신도시 등의 정책은 지속 추진될 수 있으나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재건축 안전진단 등을 둘러싸고 여전히 여야간 시각차가 분명한 편이어서다.
지난달 발표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와 같은 정책도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애초에 자연보호 측면에서 그린벨트 해제 결정이 쉽지 않았던 사안인데,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논의 끝에 해제가 결정된 터이기 때문이다.
김 소장은 "1기 신도시 선도지구의 2030년 입주 목표라든가 그린벨트 해제 필요성에 대한 논란이 촉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용돌이 치는 정부·국회…법안 손질 '기대난'
입법이 필요한 규제 완화 정책들도 추진 동력이 약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탄핵 정국에 정부도, 국회도 현안 논의를 위한 정상 작동이 어려운 데다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 도입된 '공시지가 현실화 방안'을 되돌리기 위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시지가 현실화 계획 수정 방안'도 부동산 공시법 개정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다. 정부는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3년 연속으로 동결하며 임시 조치를 취한 상태다.
재건축·재건축 규제 완화도 아직 추가 입법이 필요한 상황이다. 야당이 반대하지 않는 사안이더라도 국회의 소용돌이가 거셀수록 현안 논의가 지연될 수 있다.
앞서 국회는 준공 연한 30년을 넘긴 노후 단지가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에 착수하도록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개정안, 이른바 '재건축 패스트트랙법'에는 동의해 국회 본회의를 통과시켰다. 이후 사업시행계획과 관리처분계획을 동시 처리해 정비사업을 단축할 수 있는 ‘재건축·재개발사업 촉진에 관한 특례법’과 재건축시 공공기여를 줄여주는 내용이 담긴 도정법 개정안은 논의의 진전이 더딘 상태다.
국회에 계류 중인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폐지 법안도 현재와 같은 정국에서 국회의 벽을 넘기는 힘들다. 정부가 8·8 부동산 대책에서 재초환 폐지 방침을 밝혔지만, 올해 초부터 시행한 재초환 완화법을 9개월만에 폐기하는 데 야당의 협조를 얻어내기가 쉽지 않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세제 계편 문제 등은 여소야대 형국이라는 점 때문에 그동안 진척이 없었다"며 "탄핵 정국으로 상황이 급변하면서 법안 개정 등이 필요한 정책은 당분간 속도를 내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부동산 시장은 금융 시장과 다르게 단기적으로 움직이는 시장이 아니다"면서 "지금의 정치 이슈는 워낙 불확실성이 크고 어떤 영향을 얼마만큼 끼칠치 예단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