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우석 감독.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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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영화 ‘대가족’ 홍보 준비에 여념없던 양우석 감독은 느닷없이 날아든 계엄령 소식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지인 전화에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냐”고 반문했다. ‘2024년 계엄령’은 현실감있지 않아서였다.
양 감독은 “88년 학력고사에 나온다고 해서 국회 정족수를 달달 외웠던 게 아직도 기억이 난다”며 “계엄이라는 게 전쟁이나 사변에 준해야 하는데 특별한 일이 있었던 건 아니않나. 계엄령을 경험해보지 못한 세대는 당황했을 것 같다. 이 사태는 꽤 오래 갈 것 같다”고 전망했다.
‘변호인’(2013) ‘강철비’(2017) 두 영화 모두 계엄령과 관계가 깊다. ‘변호인’에선 신군부가 1980년 5.17 비상계엄 전국확대 조치를 내린 이듬해 이야기를 다룬다. ‘강철비’에선 현직 대통령 이의성(김의성 분)이 계엄령을 선포한다. 북한이 대한민국과 미국을 상대로 선전포고를 한 데 따른 것이었다.
영화 ‘변호인’. 사진 |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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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강철비’. 사진 |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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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감독은 “지난 10년간 저에게 주어진 의무는 당시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이야기를 해온 것”이라며 “저에겐 ‘변호인’ ‘강철비’ 모두 같은 결의 영화”라고 설명했다.
‘변호인’은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2009) 후 제작됐다. 1981년 군사정권 대표적인 용공조작 사건인 부림 사건 변호인을 맡은 노 전 대통령 일대기를 다뤘다. 한국영화사에서 데뷔작으로 천만 관객을 기록한 유일한 감독이다. 특히 배우 송강호가 3분 가량 롱테이크로 사자후를 토해낸 2차 공판 장면은 법정 영화 한획을 그었단 평가를 받았다.
양 감독은 “‘변호인’을 많은 분들이 오해하지 않고 봐주고 지지해주셨다”며 “그 기운을 받고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양우석 감독.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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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개봉하는 ‘대가족’은 양 감독 전작과 결을 달리한다. 20세기와 21세기 가족관이 변화하는 지점을 이북에서 내려온 만둣집 사장 무옥(김윤석 분)과 스님이 된 의대생 아들 문석(이승기 분)으로 짚어냈다.
“감독으로서 이를 악물고 신파적인 요소는 다 편집했어요. 그럼에도 신파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건 가족 생각이 나서 감정이 올라온 거예요. 그걸 밀어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가족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해 보시고, 손이라도 한번 잡았으면 해요. 밥이라도 먹으면 좋고요. 시국 때문에 심란하겠지만, 영화를 보면 가슴이 한결 가벼울 겁니다.”
차기작은 애니메이션 영화 ‘열혈강호’다. 28년간 연재를 이어오고 있는 최장수 만화다. 영화는 총 9~10개 시즌으로 제작된다. 초장기 프로젝트다.
양 감독은 “한국 무협물은 선악 구도를 벗어나 정(正), 사(邪), 마(魔)라는 3축이 씨줄과 날줄처럼 엮여 펼쳐진다”며 “미국이 아시아 무협을 만들었는데 실패했다. 동아시아 특유 내러티브로 시즌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데 투신하겠다”고 밝혔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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