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이 국내외 사회 경제에 미치는 영향 <상>
'비상계엄 사태'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하루 앞둔 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 지수가 나타나고 있다. /서예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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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진희선 칼럼니스트] 12월 3일 밤, 모 대학 저녁 강의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TV를 켜니 놀라운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잔뜩 화가 난 얼굴로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있었다. 21세기 대명천지에 비상계엄 선포가 웬 말인가.
너무나 황당해서 처음에는 AI로 조작된 페이크인 줄 착각했다. 1980년 5월 18일 신군부가 비상계엄 전국 확대를 선포하고 무고한 시민들을 처참하게 학살하며 광주가 온통 피로 물들일 때 필자는 고등학생으로 그 현장을 생생하게 목도했다.
지난 40여 년간 피 흘리며 이룩한 민주국가 대한민국에서 비상계엄이 가능한 일인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앞에 망연자실하면서도 전혀 현실감이 들지 않았다.아마 대부분의 시민들이 마찬가지였으리라.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해서 불법적인 비상계엄이 현장에서 실제로 작동할 수 있을 것인가? 이번 비상계엄은 계엄 요건인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가 일어나지 않아 명백히 위헌이고 위법이다. 불법 부당한 비상계엄 명령은 군과 경찰 조직 내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계엄이 발동되면 막상 민주주의 의식이 체화된 국민은 비상계엄 세력에 분연히 맞설 것이다. 예측대로였다. 많은 시민이 국회로 모여 비상계엄 무효를 외쳤고, 국회의원들은 곧바로 비상계엄 해제를 의결하였다. 동원된 군과 경찰 일부도 명령을 해태하거나 시민들에게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1980년 상황하고는 전혀 달랐다.
그날 자정 무렵, 몇 년 전부터 캄보디아에 진출해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지인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는 최근 캄보디아에서 E마트를 성황리에 오픈하여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명소로 소문나면서, 지역 단체로부터 감사장을 받았다.
앞으로도 30곳 넘는 지역에 E마트 개설을 계약하고 진행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인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분주하게 뛰어다니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런데 비상계엄이라니. 그는 분통을 터트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수십 년 전부터 많은 기업이 동남아시아 등 해외에 진출하여 이제 성과를 내기 시작한 것은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 제고와 더불어 그만큼 국가 신인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식민지와 6·25 전쟁의 잿더미를 딛고 일어나 짧은 기간 안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하여 경제 대국 10위에 올랐다.
2021년에는 한국은 유엔무역개발회의에서 선진국 지위로 등극하였다. K-팝을 선두로 영화, 드라마, 음식 등이 한류 문화를 주도했고, 이번에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대한민국은 세계인들이 부러워하는 나라가 되었다. 그런데 이번 비상계엄사태로 국제 신인도가 추락하며 이제 막 성과를 내기 시작한 해외사업들이 보류되거나 무산될까 걱정이다.
비상계엄사태 이후 불과 며칠 사이에 환율이 요동치며 원화 가치는 추락하고 외화 보유액은 줄어들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가뜩이나 저성장 터널을 지나며 새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는 우리 경제에 이번 비상계엄사태는 찬물을 붓는 격이다.
국내외 투자자들은 혼란 속에 경제적 파장을 주시하며 투자를 회수하거나 유보한다. 해외에서 한국을 여행 위험 국가로 분류하니 관광 비즈니스 예약은 줄취소 사태를 맞고 있다. 연말연시를 앞두고 지역행사와 문화공연이 취소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정치인이 참석하려던 행사는 대부분 취소되었다. 이런 난국에 정치인이 문화공연에 참석했다가 입방아에 오르기에 십상이다.
극단 청명 김민석 대표는 난타 창시자 송승환의 제자로 17년간 난타 공연을 이어가며 극단을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는 라이더로 뛰면서 물품 배송을 하며 생활비를 벌고, 극단을 지켜냈다. 그는 난타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대단한 사람이다.
50대 초반인 그는 아직 독신으로 난타와 결혼한 사람이다. 지난해부터 여기저기서 난타 공연 요청이 들어오며 코로나 팬데믹에서 회복기를 거치고 있는데, 이번 계엄 사태로 벌써 3건의 공연이 취소되었다고 연락이 와 울상이다. 이렇게 계엄 사태는 크게는 국가 위상과 국제 신인도를 훼손시키며 국가 경제에 치명타를 주고, 한편으로는 서민들의 소소한 삶까지 파고들며 짓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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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seon1@naver.com
※ 본 칼럼 내용은 필자의 주관적 시각으로 더팩트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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