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이슬람 율법 통치 주장…현재는 유화책 선회
알카에다 결별 선언했지만 여전히 테러 명단에 올라
8일(현지시간) 시리아 반군의 주축인 하야트타흐리트알샴(HTS)의 수장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가 수도 다마스쿠스를 장악한 뒤 한 모스크에서 대중에게 연설하고 있다. 2024.12.08/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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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13년째 내전을 벌인 시리아 반군이 불과 열흘 남짓 만에 8일(현지시간) 수도 다마스쿠스를 점령하고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무너뜨렸다.
'파죽지세'의 반군을 이끈 인물은 바로 이슬람 무장세력 하야트타흐리트알샴(HTS)의 수장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다.
알졸라니는 이날 다마스쿠스 점령 후 지지자들과 반군 대원들을 향해 "이 위대한 승리로 역내 전체에 새로운 역사가 쓰이고 있다"라며 "시리아가 이슬람 국가의 등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1982년생인 알졸라니는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에 가담해 간부로 활동했다. 이후 그는 2006년 미군에 체포됐다 5년간 수감됐다.
2011년 석방된 그는 알카에다의 입지 강화를 위해 시리아로 들어가 알카에다의 연계 조직인 알누스라 전선을 창설했다.
2013년 그는 얼굴을 가리고 뒷모습만 드러낸 채 진행한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시리아가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에 의해 통치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미국은 2013년 알졸라니를 테러리스트로 분류했으며 알누스라 전선도 테러 단체 명단에 올렸다.
그러던 2016년 알졸라니는 자신의 얼굴을 직접 공개하며 알카에다와 공식적으로 결별한다고 선언했다. 이후 알졸라니는 알누스라 전선의 이름을 '시리아 해방 의회'라는 뜻의 HTS로 바꾸기도 했다.
8일(현지시간) 시리아 반군의 주축인 하야트타흐리트알샴(HTS)의 수장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가운데)가 수도 다마스쿠스를 장악한 뒤 지지자들에게 환영받고 잇다. 2024.12.08/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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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S는 설립 이후 이슬람국가(IS)와 친알카에다 세력 등을 물리치며 이들리브를 중심으로 시리아 서북부를 장악해 나갔다.
알졸라니는 특히 알카에다에서 파생됐음에도 종교적 관용과 다원주의 등의 메시지를 설파하는 등, 비교적 온건한 노선을 보여왔다.
그는 앞서 2021년 미국 공영방송 PBS 인터뷰에서 양복을 입은 채로 "우리는 서방의 정책을 비판한 적이 있지만 싸우고 싶다고 말하지는 않았다"라고 말했다.
또 지난 5일 CNN 인터뷰에서도 "누구도 다른 집단을 지울 권리는 없다"라며 종교적 차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강조하기도 했다.
알졸라니는 이번에 반군을 이끌면서도 주민 보호를 약속하는 등의 유화책을 펴 왔다고 로이터는통신은 전했다.
이에 조슈아 랜디스 오클라호마대 중동정치학 교수는 "알졸라니는 아사드보다 영리했다"라며 "그는 조직을 재정비하고 새 동맹을 만들었으며 주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설명했다.
싱크탱크 센추리 인터내셔널의 아론 룬드 연구원은 HTS가 여전히 강경하다면서도 "이런 노력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들이 더는 예전처럼 강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다만 미국과 유럽연합(EU), 유엔, 튀르키예 등은 여전히 HTS가 여전히 알카에다와 연결돼 있고 이들의 목표가 시리아의 민주화가 아니라 이슬람 국가 건설이라며 테러 조직 명단에 올리고 있다.
한편 알졸라니가 이끄는 HTS는 지난달 27일 시리아 서북부에서 정부군을 상대로 공격에 나선 뒤 3일 만에 제2의 도시 알레포를 점령하고 파죽지세로 진격해 다마스쿠스도 함락해 승리를 선언했다.
이로써 아사드 가문의 53년 독재정권이 붕괴했다. 아사드 대통령은 러시아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현지시간) 시리아 반군의 주축인 하야트타흐리트알샴(HTS)의 수장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가 연설하고 있다. 2024.12.08/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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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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