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드 정권이 무너지면서 시리아의 우방이었던 러시아와 이란이 타격을 받게 된 반면 바로 북쪽에 인접한 튀르키예가 힘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AP통신 등 외신은 23년동안 철권통치를 했던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반군의 공세에 러시아로 망명하면서 이란이 주도하는 "'악의 축' 쇠사슬이 끊어지게 됐다"며 중동과 글로벌 힘의 균형에도 큰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를 장악한 반군이 쿠르드와 알라위 등 소수 민족과 앞으로 충돌을 피할 수 있을지가 질서있는 정권이양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벌써부터 아사드 축출에 따른 승자와 패자가 이미 결정됐다고 저널은 분석했다.
시리아의 반체제 정치인 바드르 자무스는 앞으로 튀르키예가 강해질 것인 반면 러시아와 이란이 약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튀르키예는 아사드가 제거됨에 따라 시리아뿐만 아니라 중동 전체에서 더 막강한 영향을 행사하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꿈인 신오스만 제국 가능성을 높여주게 됐다.
튀르키예는 시리아 북서부에 기반을 두고 있는 무장조직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과 쿠르드족과 전투 중인 시리아국가군(SNA)을 지원해왔다. 과거 알카에다와 연계돼 미국 정부로부터 테러조직으로 지명된 HTS는 알레포와 하마, 홈스 등 시리아 도시 점령을 주도했다.
중동의 무장 단체들을 지원해온 이란은 다마스쿠스가 반군에 의해 함락 당하면서 주도해온 '악의 축'가 흔들리게 됐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세력 헤즈볼라 사이의 전쟁에 개입해온 이란은 이스라엘군으로부터 본토를 공습받는 유례없는 상황까지 겪었다. 이란의 영향력 감소에 이스라엘과의 장기전으로 상당수 지도부가 사망하는 등 타격을 입은 헤즈볼라도 상당한 힘을 잃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주말동안 골란고원을 포함해 시리아 영토안으로 더 깊숙이 진격하면서 '악의 축'을 끊는 전략적 성과를 거뒀다. 외신들은 시리아 반군이 다마스쿠스를 점령한 이후 이란 대사관이 약탈됐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도 아사드 정권 붕괴로 타격을 받게 됐다. 러시아 민족주의자인 알렉산드르 두긴은 다마스쿠스 함락에 대해 "러시아에는 비극이자 지정학적 참사"라고 말했다. 지난 2015년부터 내전 중인 시리아에 병력을 보내 정부를 지원해온 러시아는 지중해에 위치한 전략적으로 중요한 해군과 공군기지의 존속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카네기 러시아 유라시아 센터 소장 알렉산드르 가부에프는 "러시아가 지역에서 영향력과 위신에 큰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시리아 반군을 재정적으로 지원해온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는 아사드 정권 붕괴가 지난 2011년 중동의 봄 이후 탄생한 수니파 이슬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같은 극단주의 단체의 등장과 정치적 혼란의 물결이 생기는 것을 막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 북부의 쿠르드족 거점과 요르단 국경 지역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는 미국은 아사드 축출에 개입하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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