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의 실책, 계엄 반대하고 탄핵 이끌지 못한 책임
'질서 있는 퇴진論'…초헌법적 '韓韓 야합' 비판 직면
차기 대통령 선호도…이재명 52.4% VS 한동훈 9.8%, "이미 늦었다" 탄식
'질서 있는 퇴진論'…초헌법적 '韓韓 야합' 비판 직면
차기 대통령 선호도…이재명 52.4% VS 한동훈 9.8%, "이미 늦었다" 탄식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는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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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사면초가 국면으로 내몰리고 있다. 탄핵 표결을 무산시킨 데 대한 전국민적인 비판을 받는 가운데, 당내 주도권 싸움에서도 친(親)윤석열계에 밀려 패색이 짙어졌다.
한 대표의 고립은 자기 자신의 우유부단함 내지 기회주의적 정치 행태에서 비롯됐다.
윤석열 대통령의 반(反)헌법적 국회 점거 시도라는 내란 혐의 상황에서 용기 있게 '계엄 해제'를 주장했던 지난 3~4일 상황만 해도 "한동훈에게 기대해볼 수 있다"는 여론이 존재했다.
하지만 이후 보여준 모습은 우왕좌왕이었고, 이랬다 저랬다 했던 국면에선 그의 '사심'으로 해석될만한 발언들이 나왔다. 대표적인 발언이 결과적으로 '빌드 업(build-up·예비 공작)'으로 해석되고 있는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다"라는 대목이다.
국회에 발의된 탄핵 소추안을 표결 처리하면 자동으로 직무 수행이 정지되는 상황임에도 굳이 탄핵과 직무 정지를 구분해서 표현했던 것이다. 탄핵하지 않는 직무 정지를 미리 준비했다는 의심이 가능하다.
지난 7일 윤 대통령 탄핵안의 국회 표결 당일 친(親)한동훈계는 '부결' 당론을 좇았다. 당일 윤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임기를 포함해 앞으로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고 밝혔다.
표결을 하루 앞둔 지난 6일 한 대표는 용산 대통령실을 찾아 윤 대통령과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
이날 두 사람 간 대화의 전모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체포를 지시하지 않았다는 발언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발언에 앞서 "왜 나를 체포하려 했느냐"라는 한 대표의 항변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종합하면 판단의 중심에 한 대표 자신의 이해관계가 작용했던 셈이다. 비상계엄 선포 당시 해제에 동의했고, 탄핵보다 타협적인 '직무 정지' 카드로 일단 윤 대통령을 압박한 뒤 "당에 일임하겠다"라는 답변을 듣고, 탄핵 절차를 가로막은 것이다.
한 대표가 스스로 위헌적이라고 비판했던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에도 타협에 나선 것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정권을 이양해선 안 된다는 여권(與圈) 강성 지지층의 바람에 맞춘 것이다.
한 친한계 최고위원은 탄핵에 반대할 수밖에 없는 명분에 대해 "한 대표가 배신자 프레임에 갇혀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또 홍준표 대구시장은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대표를 '8년 전의 유승민'에 빗대기도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오른쪽)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국정 수습 방안을 담은 공동 담화문을 발표하기 전 생각에 잠겨 있다. 박종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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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온 최악의 수(手)가 '한동훈=소통령' 논란을 일으킨 '대통령 2선 퇴진'과 한덕수 국무총리 대행 체제다. 탄핵과 하야가 아닌 상황에서 대행 체제는 헌법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당장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재의요구권(거부권)과 인사권 등을 행사할 수 없음에도 친윤계에선 "대통령이 당이 요청하는 안건에 대해서만 선택적으로 권한을 행사하면 된다"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한 대표 자신은 '질서 있는 퇴진'이란 타협책을 통해 '배신자' 프레임에서 벗어나면서도 대선 시계를 뒤로 미뤄 차기 도전을 준비할 시간을 벌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위헌적 소통령 통치'라는 거센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게다가 오는 12일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윤계가 추천한 의원이 당선되고, 한 대표의 지도부 장악력이 약화되면 오히려 정국 주도권마저 뺏기는 최악의 상황마저 직면할 위기에 처했다.
이런 가운데 조기 대선이 실시되는 상황을 가정해 미디어리서치가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의 의뢰로 지난 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차기 대권 주자' 선호도에서 이재명 대표는 52.4%를 기록한 반면, 한 대표는 9.8%를 기록해 현격한 격차를 보였다(무선 RDD 100% 활용 ARS 조사 진행. 신뢰 수준은 95%, 표본 오차는 ±3.1%p. 응답률은 9.9%. 자세한 사안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차기 대선을 노린 계산법이 완전히 틀렸음을 보여주는 지표로도 해석될 수 있다. 이와 관련, 여권 핵심 관계자는 9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한 대표에게 만회할 기회는 이번 주 탄핵안에 찬성하는 것 외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민주당이 매주 토요일 탄핵안을 상정하겠다고 한 상황에서 이를 막고도 비판 여론에 버틸 수 있는 기간이 최대 2주 정도로 예측되면서 "한 대표가 당권을 던지고, 대선 불출마의 각오로 탄핵 찬성을 이끄는 것만이 무너지는 국민의힘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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