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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란치스코 교황이 일요일인 지난 8일 주일 정오 기도에서 미국 사형수들의 감형을 촉구한 사실을 전한 교황청 공식 매체 '바티칸 뉴스' 화면 캡처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한 달여 앞두고 프란치스코 교황 등 각계 인사들이 바이든 현 대통령에게 사형수들을 감형하도록 촉구했습니다.
트럼프는 사형 찬성론자이며 실제로도 1기 집권 막판에 최근 수십 년간 전례가 없을 정도로 많은 사형을 집행한 전적이 있습니다.
교황청 공식 뉴스 포털 '바티칸 뉴스'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8일 주일 정오 기도에서 "여러분 모두에게 미국의 사형수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요청해야만 한다고 느낍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들의 형량이 감형되거나 변경될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우리의 형제자매들인 그들을 생각하며 주님께 그들을 죽음에서 구할 수 있는 은총을 간구합시다"라고 호소했습니다.
이어 9일에는 사회 각계 인사들이 참여한 사형 반대 공개 서한이 잇달아 공개됐습니다.
주교들과 교구장들을 포함해 3만 명의 회원을 가진 '가톨릭 동원 네트워크'(CMN)는 가톨릭 신자인 바이든 대통령에게 연방 사형수 전원을 감형토록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사형이 심각하게 자의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인종적 편견의 영향을 받고 지적장애, 뇌손상, 심각한 정신질환 등 취약한 개인에게 사형이 집행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무고한 사람들이 사형에 처해질 위험도 있다고도 지적했습니다.
바이든은 사형 반대론자이며 대통령 취임 후 사형을 집행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퇴임 전에 사형수들에 대한 감형 실시 여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현재 미국 연방 사형수는 40명이며 전원 남성으로, 이 중 38%는 흑인입니다.
이는 미국 인구 중 흑인 비중이 14%인 데 비하면 현격히 높습니다.
사형수 중 범행 당시 21세 이하 비율은 거의 4명 중 1명 꼴입니다.
미주리, 텍사스, 버지니아 등 단 3개 주가 연방 사형수의 43%를 차지해, 지역적 편중도 심합니다.
9일 발표된 또 다른 공개서한에서 38명의 전현직 연방 및 지방 고위 검사들은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형제도의 결함을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우리가 항상 최악 중의 최악을 사형에 처한 것이 아니라, 종종 가장 불운한 사람들, 즉 가난하고, 옹호해 줄 사람이 없고, 가장 심하게 망가진 사람들을 사형에 처해 왔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아울러 사형이 폭력을 효과적으로 억제하지 못하며 범죄를 줄이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를 인용했습니다.
현직 교도소 공무원들은 공개서한에서 사형집행을 직접 담당한 교정당국 직원들과 이들과 가까운 사람들에게서 우울증, 자살, 약물 남용, 가정 폭력 등 트라우마의 징후가 나타난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 잘 알려져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부 살인 피해자 가족들은 바이든에게 사형이 범죄 예방에 별다른 효과가 없다며 "실제로 범죄와 폭력을 줄이고 우리와 같은 가족의 필요를 해결하는 프로그램에 더 잘 투자할 수 있는 수백만 달러를 낭비하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이 밖에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국제앰네스티(AI), 정신질환전국연대(NAMI)와 억울하게 유죄선고를 받은 이들을 구제하려는 시민단체 이노선스프로젝트(IP) 등이 성명서나 공개서한을 냈습니다.
바이든은 기존 다짐을 깨고 지난 1일 자신의 아들 헌터에게 대통령 사면권을 행사했으며, 사형 반대론자들은 이를 계기로 바이든에게 대통령 권한인 사면권을 행사해 사형수들을 감형해 달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바이든이 남은 임기 동안 사형 집행을 하지 않더라도 트럼프가 집권하면 사형 집행을 재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트럼프는 1기 임기 마지막 1년간 미국 정부는 연방 사형수 13명에 대한 사형 집행을 실시했는데 이는 제35대 존 F. 케네디부터 제44대 버락 오바마까지 전임 대통령 10명의 임기 동안 집행된 사형 건수를 모두 합한 것보다 더 많습니다.
트럼프는 이번 선거전에서 사형 찬성 목소리를 높이면서 "마약을 팔다가 걸린 자들은 전원 처형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또 트럼프 지지 우파들이 만든 정책공약 제안 보고서 '프로젝트 2025'에는 사형 집행 실시와 사형 확대를 촉구하는 내용이 실려 있습니다.
(사진=바티칸 뉴스 홈페이지 캡처, 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kyu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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