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시리아 화학무기 생산 시설 등 공습
아사드, OCPW 가입 후에도 화학무기 은닉 의혹
"비축량 많지 않을 듯…있어도 즉각 사용 어려워"
[다마스쿠스=AP/뉴시스] 9일(현지시각)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시민들이 거리에 버려진 시리아 정부군 전차에 올라가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붕괴를 축하하고 있다. 아사드 정권 몰락 후 은닉 화학무기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2024.1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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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반군에 의해 축출되면서 시리아 독재 정권이 은닉한 화학무기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9일(현지시각) BBC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날 수도 다마스쿠스를 포함해 시리아 전역에 수십 차례 공습을 감행했다.
영국 시리아인권관측소는 군사 목표물에 대한 공습이 100회 이상 있었다고 밝혔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공습 표적엔 화학무기 생산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연구 센터가 포함됐다.
아사드 정권 전복 이후 시리아에 대한 본격적인 공격에 나선 이스라엘은 화학무기가 극단주의자들 손에 들어가는 걸 막겠다는 명분을 들고 있다.
이번 공습은 유엔 화학 감시단이 시리아 당국에 화학무기 비축이 의심되는 지역 안전을 보장하라고 경고한 가운데 이뤄졌다.
[두마=AP/뉴시스] 2018년 4월16일 시리아 다마스쿠스 인근 두마에서 시리아인들이 화학무기 공격에 의한 것으로 의심되는 파괴된 마을을 걷고 있다. 2024.1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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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화학무기 감시기구인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에 따르면 화학무기는 독성을 통해 의도적 사망 또는 위해를 가하기 위해 사용되는 화학물질이다.
무차별적인 무기인 만큼 유효한 군사적 목표 존재 여부와 관계없이 국제 인도법에 따라 사용이 금지돼 있다.
시리아가 화학무기를 어디에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시리아는 2013년 8월 다마스쿠스 교외에서 신경작용제 사린을 사용한 화학무기 공격을 가했고, 어린이를 포함해 민간인 1400명 이상 사망했다.
미국이 반발하며 강하게 압박하자 시리아는 같은 해 9월 OPCW에 가입했다.
이후 9개월 동안 OCPW는 약 1100t 상당 사린, VX, 수포작용제 등을 폐기했고 2014년 6월 시리아가 신고한 모든 무기가 제거됐다고 발표했다.
[다마스쿠스=AP/뉴시스] 지난 8일(현지시각) 시리아 다마스쿠스의 바샤르 알아사드 전 대통령 자택에 고(故) 하페즈 알아사드 시리아 전 대통령의 초상화가 깨진 채 바닥에 놓여 있다. 2024.1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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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는 아사드 전 대통령이 '신고'한 화학무기에 한정된 것으로, 미신고된 은폐 화학무기가 존재할 것이라는 게 다수의 추측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과 OCPW 관계자들은 아사드 전 대통령이 사찰단에게 화학무기 비축량과 시설 일부를 숨겼다고 의심했다.
2017년 시리아군이 칸 셰이쿤에서 화학 무기를 폭격해 민간인 80여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의혹은 사실상 사실로 확인됐다.
2018년에도 다마스쿠스 인근에서 또 다른 화학 작용제 공격이 발생해 50여명이 사망했다. 2018년 BBC 분석에 따르면 2014~2018년 시리아 내전에선 화학무기가 최소 106회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오바마 행정부 국무부 차관보였던 토니 블링컨 현 국무장관은 NYT와 인터뷰에서 "우린 항상 모든 걸 얻지 못했고 시리아인들이 완전히 진실을 밝히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는 2018년 다마스쿠스 인근 정부 운영 화학무기 저장 및 연구 시설 세 곳을 폭격해 대응했다. 이후에도 미 국방부는 시리아 정부가 화학무기 사용 능력을 일부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아사드 정권이 무너지고 권력 공백 상태인 틈을 타 무장 단체가 화학무기를 훔치거나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다마스커스=AP/뉴시스] 지난 8일(현지시각) 시리아 수도 다마스커스에서 한 반군이 넘어트린 하페즈 아사드 전 시리아 대통령 동상의 머리 위에 발을 얹고 있다. 2024.1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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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전문가들은 아사드 전 대통령이 남긴 화학무기 비축량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리아 화학무기 프로그램을 추적해 온 랄프 트랩은 NYT에 2014년 이후 화학무기를 사용한 횟수가 적다는 점을 고려할 때 무기고에 남은 화학무기는 상당히 제한된 양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화학무기 특성상 즉각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보관되지 않는 만큼 "제조법 등을 알지 못하면 무장단체가 비축량을 확보하더라도 효과적인 무기로 전환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OPCW는 "모든 화학무기 관련 물질과 시설의 안전과 보안을 보장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시리아와 접촉했다"고 밝혔다.
사브리나 싱 미 국방부 부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화학무기 문제는 우리가 집중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민간인이나 지역 내 미군 또는 파트너를 상대로 화학무기를 사용하려는 누군가의 손에 들어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y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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