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쏙쏙] 코스피 닷새 만에 반등했지만…개미 '투매' 지속
[앵커]
경제쏙쏙 시간입니다.
경제부 한지이 기자와 함께합니다.
탄핵 정국 여파로 국내 증시가 휘청이고 있습니다.
국내 증시에 투자하신 분들 마음도 타들어 갈 듯한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국 불안이 이어지면서 증시도 연저점을 경신했었는데, 오늘(10일)은 5일 만에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630선이 무너졌던 코스닥은 오늘 단숨에 650선을 회복했습니다.
어제만 하더라도 코스피는 연중 최저, 코스닥은 4년 7개월 만에 최저로 추락했었거든요.
계엄 선포 이후 나흘 동안 사라진 시가총액만 144조 원이 넘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과거 두 번의 탄핵 사태 때와 이번은 다르다"며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취약해 부정적인 파장이 더 클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그럼, 과거 두 번의 탄핵 정국 때는 증시 상황이 어땠을까요?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 탄핵안 발의 전날 코스피는 900.1이었습니다.
탄핵안 발의 전과 비교하면 낙폭이 14.6%에 달했습니다.
이때는 중국이 긴축 정책을 펼치면서 이른바 '차이나 쇼크'가 전 세계를 덮쳤을 때였거든요.
그래서 우리도 비슷한 모습이 나타난 겁니다.
반면 박근혜 전 대통령 때는 반대 양상을 보였어요.
탄핵안 발의 전날 1,970.61을 기록했던 코스피는 탄핵안 의결 이후에도 오르더니 헌재가 탄핵안을 인용해 파면을 선고한 날까지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탄핵안 발의 전과 비교해 6.4% 오른 건데요.
당시에는 반도체 경기가 슈퍼사이클에 진입해서 수출 경기가 괜찮았었거든요.
결국 장기적으로 상황을 결정하는 건 정치보다는 시장이 주가의 향방을 가르는 모양새인데, 지금 우리 경제 상황이 많이 녹록지 않거든요.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고, 내년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 세계 교역이 더 위축될 수 있는 상황이라서 정치적 혼란을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해소해야 할 듯합니다.
[앵커]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국내 주식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미국 증시로 눈을 돌리는 분들도 많은 듯 합니다.
미국 주식 보유량도 최대치를 경신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부진한 국내 증시 대신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는데요.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액은 1,097억3,200만달러로 우리 돈 157조4천억원을 넘었습니다.
사상 최대를 경신한 건데요.
지난해 말보다도 61% 넘게 급증한 겁니다.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332조9천억원이거든요.
삼성전자 시총 절반에 육박하는 돈이 미국 주식으로 넘어간 겁니다.
그럼, 국내 투자자들이 이달 초 가장 많이 투자한 미국 주식 상위 종목을 볼까요.
서학개미의 원픽은 인공지능 데이터 분석회사인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였습니다.
팔란티어는 한 달째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고요.
두 번째로 많이 순매수 한 종목은 테슬라로, 서학개미들이 대규모 주간 순매수를 시작한 지난달 7일부터 이달 6일까지 한 달간 34.9%나 올랐습니다.
또 그래프 쭉 보시면 ETF 매수도 두드러지잖아요.
미국 증시가 전반적으로 많이 오른 상황에서 특정 종목을 사기는 부담스러우니까 배당주에 투자하는 ETF와 S&P500지수를 추종하는 ETF로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보입니다.
비상계엄 선포에 이어 탄핵 정국이 이어지며 해외 증시로의 이탈이 가속하고 있는데요.
우리가 '골든 타임'이라고 하잖아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증시 밸류업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앵커]
다음 주제 보겠습니다.
당장 송년회나 각종 모임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는 소식인데, 실제로 이런 현상을 체감하시나요?
[기자]
네, 일단 제 상황만 보더라도 약속이 많이 밀리고 있거든요.
연말 약속이 대부분 신년으로 옮겨갔고요.
기업들도 연말 송년회 모임을 취소하는 곳들이 늘고 있습니다.
[앵커]
자영업자분들이 참 많이 어려울 것 같은데, 안 그래도 얼어붙은 소비 심리가 더 얼어붙고 있다는 푸념 섞인 말까지 나오고 있죠?
[기자]
제가 예전 코로나 사태 때 참 많이 취재했었던 내용인데, 이 내용이 올해 다시 반복된다니 참 안타까운데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계엄 선포 이후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송년회 등의 예약 취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연말 대목을 기다렸던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은 모습인데요.
계엄 이후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에서 거의 매일 집회가 열리고 있잖아요.
그렇다 보니 일대 식당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한 식당은 송년회 예약이 전부 취소되면서 지난해 비슷한 시기보다 매출이 70%가량 줄었다고 해요.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에 혹여 구설에 휘말리지 않을까 송년회를 취소하거나, 가벼운 저녁으로 갈음하는 '회식 축소'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는데요.
탄핵 정국으로 인한 불안감은 여행·관광업계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호텔과 게스트 하우스에도 취소 문의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외국인 관광객들이 뉴스를 보고 중도 퇴실을 신청하거나 아예 예약을 취소하는 사례도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습니다.
연말 특수로 매출 증가를 기대하던 자영업자와 유통업계에서는 불안한 국정이 소비 위축으로 번지진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앵커]
가뜩이나 힘든데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일명 '짠물 소비' 현상도 확대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짠돌이, 짠순이라고 부를 때 쓰는 그 짠물을 표현하는 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집 밖에 나가면 다 돈'이라는 말이 참 실감 나는데요.
작년에 엔데믹이 선언되면서 보복 소비가 소비 트렌드로 떠올랐었잖아요.
명품 업체들 매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그랬었는데, 1년 만에 소비 트렌드가 정반대로 바뀌었습니다.
짠물 소비는 요즘처럼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소비자들이 비용을 최대한 절감하려는 소비 패턴을 의미하는데요.
프리미엄 제품보다는 최저가 제품을 더 선호하고, 대용량 제품이나 소비 기한이 임박한 상품을 구매하는 행태가 짠물 소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편의점에서 마감 할인 상품이 인기를 끌고,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데요.
각 편의점들이 마감 할인 제품을 사거나,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층을 분석해봤더니 20대와 30대의 비중이 60%가 넘을 정도로 인기였다고 합니다.
일상에서 쓰는 용품 중에서 가성비 좋은 값싼 제품을 사려는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중고 거래 규모가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고요.
저가 화장품이 인기를 끌면서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애경산업 등 국내 대표 화장품 대기업들도 잇달아 균일가 시장에 뛰어들어 다이소에 5천원 이하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고 합니다.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당분간 짠물 소비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다음 주제 보겠습니다.
길 잃은 대왕고래네요.
동해 심해가스전 시추선이 부산에 입항했는데, 사업 추진이 불투명한 상황이라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말 그대로 길 잃은 대왕고래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강력 추진해 왔던 동해 심해 가스전 프로젝트 이름이 대왕고래거든요.
올해 6월 사업을 추진한 지 반년 만에 첫 번째 탐사시추 작업이 본격화해서 부산항 앞바다에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 호가 어제 들어왔습니다.
길이 228미터, 너비 42미터, 높이 19미터에 달하는 대형 선박이다 보니 접안은 하지 못하고 부산항 남외항에 정박 중인데요.
다만, 탐사시추가 계획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시추공 하나를 뚫는 데 드는 비용은 약 1천억원이거든요.
그래서 석유공사가 시추 비용 중 절반은 정부 예산으로 지원받으려고 해서, 정부가 내년도 예산으로 505억원을 신청했습니다.
그런데 민주당이 내년 정부 예산 497억 원을 전액 삭감하겠다고 하면서 난감한 상황이 된 건데요.
물론 국회의 예산 결정 여부와는 무관하게 시추작업은 본격화한 상황입니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약 20%의 성공률을 고려했을 때 향후 5년간 유망구조 다섯 곳의 시추가 필요하다는 입장인데요.
석유공사가 체결한 계약 규모가 4,770만 달러로, 우리 돈 약 650억원 정도인데 취소를 하게 되면 위약금이 90%에 달하거든요.
그래서 산업부가 석유공사의 회사채라도 발행해 끌고 가려는 생각도 하고 있는데, 자본잠식 상태라 이마저 여의치 않고요.
만약 불발이 된다면 어떤 형태로든 대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앵커]
마지막 주제입니다.
나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많이 늘었나 봅니다.
1인 가구의 연령을 보면 70세 이상이 가장 많아서 '인구 고령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나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전체 10가구 중 3가구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1인 가구는 782만9천 가구로, 전체 가구의 35.5%를 차지했는데요.
2019년 처음 30%를 돌파한 뒤 매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연령대 별로는 처음으로 70세 이상 가구가 가장 많았고, 29세 이하가 뒤를 이었습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혼자 사는 노인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럼, 1인 가구가 겪는 가장 큰 생활상 어려움은 어떤 것들이었을까요?
대부분 예측이 되는 것들이었는데요.
응답자 10명 중 4명이 '균형 잡힌 식사'를 가장 많이 꼽았고, 이 밖에도 아플 때 대처하기 힘들다, 가사를 수행하기가 어렵다 등이 있었습니다.
주택 소유 기준으로 봤을 때 1인 가구 10명 중 7명은 무주택자였고, 1인 가구가 꼽은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불안 요소는 범죄였습니다.
[앵커]
네, 알찬 경제 이야기 준비해주시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경제부 한지이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한지이 기자 (hanji@yna.co.kr)
#비상계엄 #탄핵 #증시 #코스피 #코스닥 #서학개미 #동학개미 #팔란티어 #테슬라 #ETF #자영업자 #연말 #회식 #송년회 #신년회 #대왕고래 #부산항 #석유공사 #국회 #예산 #짠물소비 #화장품 #뷰티 #편의점 #구독 #나혼자산다 #1인가구 #식사 #무주택자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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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제쏙쏙 시간입니다.
경제부 한지이 기자와 함께합니다.
탄핵 정국 여파로 국내 증시가 휘청이고 있습니다.
국내 증시에 투자하신 분들 마음도 타들어 갈 듯한데요.
어제만 해도 증시 상황이 좋지 않았었는데, 오늘은 좀 어떤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국 불안이 이어지면서 증시도 연저점을 경신했었는데, 오늘(10일)은 5일 만에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개인은 3일 연속 순매도하고 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매수에 나서면서 코스피는 무너진 2,400선을 회복한 모습인데요.
630선이 무너졌던 코스닥은 오늘 단숨에 650선을 회복했습니다.
어제만 하더라도 코스피는 연중 최저, 코스닥은 4년 7개월 만에 최저로 추락했었거든요.
계엄 선포 이후 나흘 동안 사라진 시가총액만 144조 원이 넘었습니다.
물론 오늘은 회복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증시 변동성은 큰데요.
골드만삭스는 "과거 두 번의 탄핵 사태 때와 이번은 다르다"며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취약해 부정적인 파장이 더 클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그럼, 과거 두 번의 탄핵 정국 때는 증시 상황이 어땠을까요?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 탄핵안 발의 전날 코스피는 900.1이었습니다.
이후 코스피가 횡보하다가 기각 결정 이후 훅 떨어졌는데요.
탄핵안 발의 전과 비교하면 낙폭이 14.6%에 달했습니다.
이때는 중국이 긴축 정책을 펼치면서 이른바 '차이나 쇼크'가 전 세계를 덮쳤을 때였거든요.
그래서 우리도 비슷한 모습이 나타난 겁니다.
반면 박근혜 전 대통령 때는 반대 양상을 보였어요.
탄핵안 발의 전날 1,970.61을 기록했던 코스피는 탄핵안 의결 이후에도 오르더니 헌재가 탄핵안을 인용해 파면을 선고한 날까지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탄핵안 발의 전과 비교해 6.4% 오른 건데요.
당시에는 반도체 경기가 슈퍼사이클에 진입해서 수출 경기가 괜찮았었거든요.
결국 장기적으로 상황을 결정하는 건 정치보다는 시장이 주가의 향방을 가르는 모양새인데, 지금 우리 경제 상황이 많이 녹록지 않거든요.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고, 내년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면 세계 교역이 더 위축될 수 있는 상황이라서 정치적 혼란을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해소해야 할 듯합니다.
[앵커]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국내 주식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미국 증시로 눈을 돌리는 분들도 많은 듯 합니다.
미국 주식 보유량도 최대치를 경신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부진한 국내 증시 대신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는데요.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액은 1,097억3,200만달러로 우리 돈 157조4천억원을 넘었습니다.
사상 최대를 경신한 건데요.
지난해 말보다도 61% 넘게 급증한 겁니다.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332조9천억원이거든요.
삼성전자 시총 절반에 육박하는 돈이 미국 주식으로 넘어간 겁니다.
그럼, 국내 투자자들이 이달 초 가장 많이 투자한 미국 주식 상위 종목을 볼까요.
서학개미의 원픽은 인공지능 데이터 분석회사인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였습니다.
팔란티어는 한 달째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고요.
두 번째로 많이 순매수 한 종목은 테슬라로, 서학개미들이 대규모 주간 순매수를 시작한 지난달 7일부터 이달 6일까지 한 달간 34.9%나 올랐습니다.
또 그래프 쭉 보시면 ETF 매수도 두드러지잖아요.
미국 증시가 전반적으로 많이 오른 상황에서 특정 종목을 사기는 부담스러우니까 배당주에 투자하는 ETF와 S&P500지수를 추종하는 ETF로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보입니다.
비상계엄 선포에 이어 탄핵 정국이 이어지며 해외 증시로의 이탈이 가속하고 있는데요.
우리가 '골든 타임'이라고 하잖아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증시 밸류업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앵커]
다음 주제 보겠습니다.
당장 송년회나 각종 모임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는 소식인데, 실제로 이런 현상을 체감하시나요?
[기자]
네, 일단 제 상황만 보더라도 약속이 많이 밀리고 있거든요.
연말 약속이 대부분 신년으로 옮겨갔고요.
기업들도 연말 송년회 모임을 취소하는 곳들이 늘고 있습니다.
[앵커]
자영업자분들이 참 많이 어려울 것 같은데, 안 그래도 얼어붙은 소비 심리가 더 얼어붙고 있다는 푸념 섞인 말까지 나오고 있죠?
[기자]
제가 예전 코로나 사태 때 참 많이 취재했었던 내용인데, 이 내용이 올해 다시 반복된다니 참 안타까운데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계엄 선포 이후 탄핵 정국이 이어지면서 송년회 등의 예약 취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연말 대목을 기다렸던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은 모습인데요.
계엄 이후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에서 거의 매일 집회가 열리고 있잖아요.
그렇다 보니 일대 식당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한 식당은 송년회 예약이 전부 취소되면서 지난해 비슷한 시기보다 매출이 70%가량 줄었다고 해요.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에 혹여 구설에 휘말리지 않을까 송년회를 취소하거나, 가벼운 저녁으로 갈음하는 '회식 축소'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는데요.
탄핵 정국으로 인한 불안감은 여행·관광업계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호텔과 게스트 하우스에도 취소 문의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외국인 관광객들이 뉴스를 보고 중도 퇴실을 신청하거나 아예 예약을 취소하는 사례도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습니다.
연말 특수로 매출 증가를 기대하던 자영업자와 유통업계에서는 불안한 국정이 소비 위축으로 번지진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앵커]
가뜩이나 힘든데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일명 '짠물 소비' 현상도 확대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짠돌이, 짠순이라고 부를 때 쓰는 그 짠물을 표현하는 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집 밖에 나가면 다 돈'이라는 말이 참 실감 나는데요.
작년에 엔데믹이 선언되면서 보복 소비가 소비 트렌드로 떠올랐었잖아요.
명품 업체들 매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그랬었는데, 1년 만에 소비 트렌드가 정반대로 바뀌었습니다.
짠물 소비는 요즘처럼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소비자들이 비용을 최대한 절감하려는 소비 패턴을 의미하는데요.
프리미엄 제품보다는 최저가 제품을 더 선호하고, 대용량 제품이나 소비 기한이 임박한 상품을 구매하는 행태가 짠물 소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편의점에서 마감 할인 상품이 인기를 끌고,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데요.
각 편의점들이 마감 할인 제품을 사거나,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층을 분석해봤더니 20대와 30대의 비중이 60%가 넘을 정도로 인기였다고 합니다.
일상에서 쓰는 용품 중에서 가성비 좋은 값싼 제품을 사려는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중고 거래 규모가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고요.
저가 화장품이 인기를 끌면서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애경산업 등 국내 대표 화장품 대기업들도 잇달아 균일가 시장에 뛰어들어 다이소에 5천원 이하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고 합니다.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당분간 짠물 소비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다음 주제 보겠습니다.
길 잃은 대왕고래네요.
동해 심해가스전 시추선이 부산에 입항했는데, 사업 추진이 불투명한 상황이라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말 그대로 길 잃은 대왕고래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강력 추진해 왔던 동해 심해 가스전 프로젝트 이름이 대왕고래거든요.
올해 6월 사업을 추진한 지 반년 만에 첫 번째 탐사시추 작업이 본격화해서 부산항 앞바다에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 호가 어제 들어왔습니다.
길이 228미터, 너비 42미터, 높이 19미터에 달하는 대형 선박이다 보니 접안은 하지 못하고 부산항 남외항에 정박 중인데요.
다만, 탐사시추가 계획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시추공 하나를 뚫는 데 드는 비용은 약 1천억원이거든요.
그래서 석유공사가 시추 비용 중 절반은 정부 예산으로 지원받으려고 해서, 정부가 내년도 예산으로 505억원을 신청했습니다.
그런데 민주당이 내년 정부 예산 497억 원을 전액 삭감하겠다고 하면서 난감한 상황이 된 건데요.
물론 국회의 예산 결정 여부와는 무관하게 시추작업은 본격화한 상황입니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약 20%의 성공률을 고려했을 때 향후 5년간 유망구조 다섯 곳의 시추가 필요하다는 입장인데요.
석유공사가 체결한 계약 규모가 4,770만 달러로, 우리 돈 약 650억원 정도인데 취소를 하게 되면 위약금이 90%에 달하거든요.
그래서 산업부가 석유공사의 회사채라도 발행해 끌고 가려는 생각도 하고 있는데, 자본잠식 상태라 이마저 여의치 않고요.
만약 불발이 된다면 어떤 형태로든 대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앵커]
마지막 주제입니다.
나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많이 늘었나 봅니다.
1인 가구의 연령을 보면 70세 이상이 가장 많아서 '인구 고령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나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전체 10가구 중 3가구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1인 가구는 782만9천 가구로, 전체 가구의 35.5%를 차지했는데요.
2019년 처음 30%를 돌파한 뒤 매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연령대 별로는 처음으로 70세 이상 가구가 가장 많았고, 29세 이하가 뒤를 이었습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혼자 사는 노인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럼, 1인 가구가 겪는 가장 큰 생활상 어려움은 어떤 것들이었을까요?
대부분 예측이 되는 것들이었는데요.
응답자 10명 중 4명이 '균형 잡힌 식사'를 가장 많이 꼽았고, 이 밖에도 아플 때 대처하기 힘들다, 가사를 수행하기가 어렵다 등이 있었습니다.
주택 소유 기준으로 봤을 때 1인 가구 10명 중 7명은 무주택자였고, 1인 가구가 꼽은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불안 요소는 범죄였습니다.
[앵커]
네, 알찬 경제 이야기 준비해주시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경제부 한지이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한지이 기자 (hanji@yna.co.kr)
#비상계엄 #탄핵 #증시 #코스피 #코스닥 #서학개미 #동학개미 #팔란티어 #테슬라 #ETF #자영업자 #연말 #회식 #송년회 #신년회 #대왕고래 #부산항 #석유공사 #국회 #예산 #짠물소비 #화장품 #뷰티 #편의점 #구독 #나혼자산다 #1인가구 #식사 #무주택자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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