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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이슈 공공요금 인상 파장

나무로 옷 갈아입는 공공시설 … 공기 상쾌해지고 난방비도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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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경북 영주에 지은 높이 19.12m, 5층 규모 한그린목조관 . 산림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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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이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목재 친화적인 사회환경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따라 대홍수, 이상고온, 대형 산불 등 날로 심각해지는 '기후위기' 대응과 더는 미룰 수 없는 '탄소중립'을 실천하기 위해선 국산 목재 이용을 활성화하는 게 절박한 과제가 되고 있어서다. 나무를 '심고-가꾸고-수확'해 이용하고 다시 심는 '산림자원 순환경영'을 통해 국산 목재 이용을 확대하는 것이 온실가스 감축에 필수이기 때문이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국산 목재는 효과적인 기후변화 대응 수단으로 수입재에 비해 운송 과정이 짧아 탄소 배출이 적고,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서 국내에서 자란 나무로 만든 목재 제품의 탄소만 탄소 저장량으로 인정하고 있다"면서 "기후위기 극복과 탄소중립 실현이 절실해질수록 국산 목재 이용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목재는 종이와 가구, 건축물부터 축사 깔개까지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대표적인 것이 친환경 목조 건축이다. 강도 대비 무게가 가벼운 목재는 공장에서 벽체, 바닥체를 만든 후 현장에서는 조립만 하는 OSC(Off-site Construction) 공법에 유리해 인건비와 공사기간을 절반까지 감축할 수 있어 더욱 주목받는다.

특히 구조용집성판(CLT) 등 공학목재 개발로 최근 목조 건축 기술의 발달로 미국 밀워키의 어센트 타워(86.6m, 25층)처럼 도시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고층 목조 건축물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17년 경기 수원에 4층(4500㎡) 목조 건물이 지어졌고, 2019년에는 경북 영주에 5층(1233㎡) 목조 건물 '한그린목조관'이 완공됐다. 이달에는 대전 관저동에 지상 7층(27.6m) 규모의 국내 최고층 목조 건물인 '산림복지종합교육센터'가 준공을 마친다.

이성진 산림청 서기관은 "목재는 단열 성능이 콘크리트의 7배, 철의 176배로 냉난방비가 적게 소요되는 저에너지 건축이 가능하다"며 "화재 시에는 표면이 '탄화'되면서 내부로의 공기와 열전달을 차단해 화재에 견디는 구조 성능이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서기관은 "모듈러 공법 등 공장 제작과 OSC 공법에 매우 적합해 공사기간, 공사비 절감에 탁월하다"고 강조했다.

산림청은 소속 및 산하 기관에서 조성하는 건축물을 100% 목조 건축으로 한다고 지난해 8월 선언했다. 공공 부문 선도 사례를 위해 전국 23곳에 총 2190억원을 투입해 목재 친화 도시, 목조 전망대, 목조 건축 실연사업 등을 지원 중이다.

실제 산림청은 2022년부터 공공 부문에서 선도적으로 국산 목재를 이용해 목조 건축물을 짓는 목조 건축 실연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국산 목재를 사용해 높이 18m 이상 또는 연면적 3000㎡ 이상 목조 건축물을 건립하면 4년간 최대 65억원까지 재정 지원을 하는 사업이다.

이에 호응한 지자체는 갈수록 늘고 있다. 2022년만 해도 강원 춘천과 충북 괴산 등 2곳에 불과했지만 2023년 서울 노원, 부산 사상, 경기 광주, 충북 충주 4곳에 이어 올해 대구 동구·달서, 전북 전주, 전남 나주, 경북 김천 5곳이 새로 참여했다.

가로등이나 버스정류장과 같은 작은 시설물부터 청사, 도서관 등 공공 목조 건축까지 지역 목재를 활용해 거리의 색깔을 바꾸고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목재 친화 도시' 사업이 곳당 4년간 50억원씩 투입돼 전국적으로 10곳에서 추진되고 있다. 또 어린이집 실내를 국산 목재로 바꿔 공기 질을 개선하는 '어린이 이용시설 목조화 사업'도 매년 20곳씩 시행 중이다.

이러한 지원 정책 등에 힘입어 국산 목재는 이용량이 증가하는 추세다. 산림청이 발표한 '2023년 목재 이용 현황조사' 결과에서 국산 목재 이용량은 전년 대비 25만㎥ 증가한 530만㎥로 전년보다 25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2000년 5.7%였던 우리나라 목재 자급률은 지난해에는 20년 전의 2.7배인 18.6%까지 올랐다. 전년(15.1%)보다 3.5%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산림청은 2027년 국산 목재 자급률을 25%까지 높일 계획이다. 조영희 산림청 목재산업과장은 "국내 목재산업은 생산액 규모가 48조원에 이르고 종사자만 17만명에 달하는 등 국가기간산업으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효과가 크다"면서 "국산 목재 이용률이 높아지면 국내 임업 규모가 커지는 동시에 건축자재 가격 안정화, 탄소배출 저감 등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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