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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미국만 코인 보유하나"…중러도 '비트코인 비축' 카드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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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오창펑 "中, 美 비트코인 준비자산화 전철 밟을 것"

러시아도 '비트코인 준비금' 제도 구축 움직임

블랙록 "비트코인, 광범위한 수요로 가치 커질 것"

뉴시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3일(현지시각) 워싱턴DC 공화당 하원의원들과 면담에서 연설한 후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4.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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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비트코인 10만달러' 시대를 맞은 가운데 글로벌 패권 경쟁이 가상자산으로 번질지 주목된다. 미국이 국가 부채 해결을 위해 비트코인 100만개를 준비 자산으로 보유하는 방안을 발표한 데 이어 중국과 러시아 등도 비트코인을 비축할 가능성이 나오면서다. 각국의 비축이 현실화한다면 글로벌 가상자산 패권 경쟁에 따른 비트코인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 등이 비트코인을 전략적 준비자산으로 도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잇달아 제기됐다. 패권 경쟁으로 갈라선 글로벌 경제에서 국경을 넘나들며 거래될 수 있는 디지털 자산인 비트코인의 특성에 주목한 것이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비트코인의 전략적 비축을 약속하면서 두 국가 역시 비슷한 행보를 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을 견제하는 전략적 요소로 비트코인 보유 카드를 택한다는 설명이다.

금 모으는 중국…'디지털 금' 비트코인 매수는


이날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자오창펑 바이낸스 전 최고경영자(CEO)는 9일(현지시간) 아부다비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중국이 전략적 준비자산으로 비트코인을 도입하는 국가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중국은 아마도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비트코인 전략적 준비자산화 전략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며 "현재 중국 정부의 명확한 입장을 예측하기 어렵지만, 트럼프 공약 중 하나인 비트코인 전략적 준비자산화 도입 여부를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마음만 먹으면 가상자산 관련 정책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최근 금 매수를 재개한 점도 전망의 설득력을 높인다. 미국 국채 보유량을 줄이며 사들이고 있는 금에 대한 수요를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으로 일부 갈음할 수 있다는 주장에서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7일 "지난달 금 매수를 재개했다"고 발표했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16만 트로이온스의 금을 사들이며 금 보유량을 총 7296만 트로이온스로 늘렸다. 앞서 인민은행은 지난 5월 18개월간 지속했던 금 매수를 중단한 바 있다.

미국은 이미 비트코인을 금과 동일 선상에 두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월 비트코인 2024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비트코인은 미래에 금을 대체할 수 있다"며 "우리가 비트코인과 가상자산을 선점하지 않으면 중국이나 다른 국가들이 선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역시 지난 5일(현지시간) 공식 석상에서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이라고 인정했다.

국제 금융서 배제된 러시아, 돌파구는 코인?

뉴시스

[아스타나=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각)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을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지적이고 경험 많은 정치인이라고 치켜세웠다. 2024.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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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중국보다 매수 의지를 더 선명하게 드러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금융 시스템에서 배제된 상황에 대한 돌파구로 비트코인을 택하려는 것이다. 비트코인은 탈중앙화된 디지털 자산이란 점에서 서방의 금융제재를 피할 수 있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전략적 실행 방안도 내놨다. 구체적으로는 달러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을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날 크립토브리핑에 따르면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의원인 안톤 트카체프는 지정학적 리스크·제재에 대비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비트코인 비축을 제안했다. 그는 재무부 장관에게 법정화폐 전통적 국가 준비금과 유사한 '비트코인 준비금 제도'를 구축하는 내용의 공식 문서를 제출했다.

트카체프는 해당 문서에 대해 "제재받는 국가의 전통적 국제 결제 시스템 접근이 제한되고 있다"며 "가상자산이 사실상 국제무역의 유일한 도구"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외환 보유 방식은 글로벌 제재와 인플레이션, 변동성에 취약하다"며 "이는 러시아의 재정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 새로운 결제 처리 시스템과 준비금 대체 수단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가상자산에 대해 공개적으로 지지 입장을 표명한 상태다. 그는 이달 초 "비트코인과 가상자산은 계속 성장해 나갈 것"이라며 "아무도 비트코인을 금지할 수 없다"고 선언한 바 있다.

각국 매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된다면 비트코인 수요는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총발행량이 2100만개로 제한된 비트코인 특성상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지난 7일 발간한 '2025 글로벌 전망'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은 제한된 공급량에 수요 증가가 겹치면서 지속적으로 가치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비트코인 채택이 광범위하게 이뤄진다면 투자 리스크와 수익률 프로필은 완전히 새롭게 바뀔 것이다. 그 시점에서 비트코인은 금처럼 특정 리스크에 대한 전술적 헤지 수단으로 더 적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과거 투자자들은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비해 금을 매입했고,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기축통화 대안으로 금을 매집하면서 금 가격이 급등한 바 있다"며 "이런 대체 자산의 성과가 기존 자산군에 비해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비트코인은 가치 저장·결제 시스템으로서 잠재적인 분산투자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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