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탄핵 14일 2차 표결] 내란혐의 압수수색 시도… 경호처 제지
집무실-경호처 등 본청 4곳 포함… “국무회의록 등 관련 자료도 대상”
경호처 “사전 연락 못 받아” 버텨
檢, “싹 다 정리” 폭로 홍장원 조사
경찰, 국회 경비대 압수수색 윤석열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선포 사건을 수사하는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이 1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경비대를 압수수색했다. 수사관들이 경비대장실 등에서 압수한 증거물이 든 박스를 들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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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대통령실 압수수색에 나선 경찰은 대통령경호처의 반발 탓에 본청 내부에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임의제출 형식으로 일부 자료를 넘겨받았다. 압수수색 종료 후 경찰은 “극히 일부만 제출받아 유감”이라고 했지만 추가 압수수색은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해당 자료를 분석해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입장이다. 계엄 핵심 관련자들의 증언이 이어지고 검찰과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인적 물적 증거 확보에 경쟁적으로 나선 만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출석 요구 등 직접 수사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 경호처 제지로 압색 무산… 일부 자료만 받아
이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단장 우종수) 소속 경찰관 18명은 오전 11시 45분경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안내실에 도착해 낮 12시쯤 대통령경호처 관계자에게 영장을 제시했다. 특수단은 “비상계엄 선포 관련 국무회의 개최 당시 출입했던 사람들을 확인하기 위해 영장을 발부받았고, 국무회의록 등 관련 자료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돼 있다”고 밝히며 자료 제출 등을 요구했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는 대통령 집무실, 국무회의실, 부속실, 경호처 등 대통령실 본청 4곳 등이 포함돼 있었다. 영장에는 윤 대통령이 ‘내란 혐의 피의자’로 적시됐고, 합동참모본부 내 계엄사령부가 사용했던 시설 및 장비도 특정됐다. 특수단은 포렌식 장비가 담긴 파란 상자 등도 가지고 들어갔다.
하지만 대통령실과 경호처는 사전에 연락을 받지 못했다며 압수수색을 제지했다. 특수단과 대통령실 측은 오후 5시가 넘을 때까지 협의를 이어갔고, 중간에 특수단 관계자가 “1시간째 아무런 답이 없다. 책임자를 불러달라”며 항의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을 압수수색하기 위해서는 형사소송법에 따라 관리 책임자인 검찰 출신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양측은 영장 집행 마감 시한인 일몰 시간(오후 5시 14분)을 지나서도 접점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오후 7시 이후 자료 일부를 특수단에 임의 제출했고, 이후 특수단은 철수했다.
대통령실이 자료 일부를 임의 제출한 것은 과거 청와대 사례를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에선 총 5번의 청와대 압수수색이 있었는데, 그중 한 번을 제외하곤 모두 임의제출 형식으로 자료가 제출됐다. 자료 확보에 실패한 압수수색 당시 검찰총장이 바로 윤 대통령이었다.
● 檢, 특전사령부 압색-김용현 추가 조사
이날 검찰과 공수처는 윤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당일 “이번 기회에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하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국회에서 증언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을 조사했다. 공수처는 서울 모처에서 홍 전 차장을 방문 조사했고,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홍 전 차장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정성우 국군방첩사령부 1처장도 불러 조사했다. 정 처장은 10일 국회에 나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 복사 등을 누가 지시했느냐는 질의에 “여인형 방첩사령관이 구두로 지시했다”고 답한 바 있다. 아울러 검찰은 육군 특전사령부와 곽종근 특전사령관의 자택 등도 압수수색을 했다. 국군방첩사령부에서도 이틀째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압수수색 영장은 특수본에 파견된 군검찰이 군사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아 집행했다. 특전사령부와 방첩사령부는 3일 비상계엄이 선포되자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안 가결을 저지하기 위해 병력과 체포조를 투입하는 등 핵심 역할을 수행한 부대다.
검찰은 구속 수감 중인 ‘계엄 2인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구속 후 처음으로 이날 불러 조사했다. 전날 법원은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 혐의를 받는 김 전 장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하며 “검찰청법에 의해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의 범위에 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검찰청법에 따르면 검사는 경찰관이 저지른 범죄 및 이와 관련성이 있는 범죄에 대해 수사를 개시할 수 있다. 계엄 사태에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 등 경찰 고위직이 연루된 만큼 검사가 내란죄에 대한 수사를 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동운 공수처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나와 “수사를 열심히 하고 있고 (윤 대통령) 체포와 관련해서도 검토하겠다”며 “충분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발언했다. 다만 공수처는 윤 대통령에 대한 출국금지 이후 눈에 띄는 수사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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