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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목)

美전문가 “北, 韓 상황 즐기고 있을 것···러북 동맹 빌미 제공”[이태규의 워싱턴 플레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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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선임 인터뷰

"北, 남한 사태 이용해 핵개발 정당성 찾을 것"

"韓 보수당, 임무 다하지 않고 있다"

"韓韓체제, 헌법에 관련 조항 없어"

"민주당 집권할 듯···한미일 협력 흔들릴 가능성"

"트럼프 시대, 더 광범위한 대비해야"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 있어"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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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해제, 이어진 탄핵 정국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북한은 앉아서 남한이 겪고 있는 문제를 즐기고 있을 것이란 관측이 미국 전문가로부터 나왔다. 북한은 남한의 사태를 이용해 핵개발의 정당성을 찾으려 할 것이고 러시아 역시 러북 군사 동맹을 정당화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미국의 대표적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 연구원은 10일(현지 시간) 서울경제와 화상 인터뷰에서 “북한은 이 상황을 이용해 윤 대통령이 한반도 긴장의 원인이며 이것이 북한의 군사적 준비 태세 강화와 핵 미사일 활동을 정당화한다고 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993~1994년 미국 중앙정보국(CIA) 한국지부장을 역임한 클링너는 “러시아도 북한과 러시아가 결속을 다지는 이유를 정당화하는 근거로 한국의 사태를 사용할 수 있다”고 짚었다. 한국이 어떤 일을 벌일지 모르는 나라이므로 러북 동맹을 맺었다고 주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尹계엄 명백히 위헌···韓, 매우 심각한 상황”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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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한국 전문가로서 이번 계엄령 사태를 어떻게 바라봤을까. 클링너는 “윤 대통령의 계엄령은 명백히 위헌이었다”며 “윤 대통령이 탄핵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의 보수당이 임무를 다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클링너는 “윤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며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에서 봤듯이 한국 내 시위는 계속 증가할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훨씬 덜 심각한 사안으로 탄핵을 당했다”고 근거를 제시했다. 클링너는 윤 대통령의 출금금지 등의 조치 등을 언급하며 “한국은 현재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한국의 상황에 대해 일절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클링너는 “일반적으로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취임할 때까지 국내외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것이 전통”이라며 “한국의 문제가 다소 복잡한 사안이기 때문에 취임 후 정보기관, 군, 국무부 등으로부터 충분히 보고를 받을 때까지는 언급을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韓韓체제, 헌법에 관련 조항 없어···위기 시 불확실성↑”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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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태가 한국의 안보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클링너는 “우선 한미 동맹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다만 한편으로는 위기 상황 시 혼란이 증폭될 수 있다고 봤다. 현재 국민의힘은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동훈 대표가 국정을 공동운영하는 체제를 주장하고 있지만 클링너는 “한국 헌법에 관련 조항이 없다”고 지적했다. 클링너는 “북한과의 위기 상황이 발생 시 어떻게 대응할지 불확실성과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북한의 실제 도발 가능성은 높을까. 클링너는 “1980년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한국은 더 큰 혼란에 빠져 있었지만 북한은 도발하지 않았다”며 “당시 북한의 군사력이 한국보다 우위에 있었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예를 들었다. 군사적 행동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남한 내에서 혼란이 커지는 것을 지켜보기만 할 것이란 이야기다.

클링너는 윤 대통령이 물러나고 대선이 치러질 경우 민주당이 집권할 것으로 보이며 이 경우 한미일 3각 협력 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하고 있었다. 클링너는 “민주당이 집권할 시 (중국과 북한에 유화적인 입장을 취하고 일본에는 강경하게 대응하는 등) 과거와 비슷한 정책을 펼 것”이라며 “미국의 전략적 목표와 일치하지 않는 정책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클링너는 “지금까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한미일 공조에) 어떤 입장을 보일지가 유일한 변수였다”며 “12·3 계엄 사태 이후 한국이 어떤 정책을 추진할지 알 수 없고 일본 역시 총리 지지율이 하락해 안보 공약을 이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짚었다. 한미일 리더십 교체기와 맞물려 3국 간 공조 체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미북 회담 가능성 있어···연합 훈련 취소 시 北 응할 수도”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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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한국에는 어떤 입장을 취할지를 묻는 질문에 클링너는 “트럼프가 어떻게 행동할지 정말 알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한국은 미국이 어떤 정책을 펼지 더 광범위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관세를 통해 경제 문제 뿐만 아니라 군사, 외교 문제를 풀려고 하는 게 트럼프의 특징이므로 다양한 시나리오를 세워놔야 한다는 의미다.

트럼프 2기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매우 불확실하지만 카멀라 해리스 후보가 당선됐을 때보다는 가능성이 더 크다”고 대답했다. 클링너는 “트럼프는 취임 후 경제 및 국내 문제에 더 집중할 것”이라며 “그것이 그가 당선된 이유”라고 말했다. 또 우크라이나, 중동 등 국내외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고 클링너는 짚었다. 북한에 대해서도 러시아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고 있어 선뜻 나서지 않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클링너는 “만약 미국이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전략자산 순환 배치 등을 취소한다면 북한은 다시 협상에 나설 의향을 보일지도 모른다”며 “트럼프에게 평화선언, 평화조약 등으로 트럼프가 노벨 평화상 후보가 될 수 있다고 말하며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클링너는 “미국과 동맹에 대한 북한의 실제적 위협을 줄이지 않는 가운데 이 같은 한장 짜리 종이에 서명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워싱턴=이태규 특파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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