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국가' 구축 의지 피력…시리아 60년 통치 바트당, 활동 중단 선언
HTS 수장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 |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시리아 반군이 축출된 아사드 정권의 흔적을 지우고 '정상 국가'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국제사회에 거듭 발신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반군의 주축인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의 수장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는 이날 로이터에 보낸 성명을 통해 "아사드 정권의 보안군을 해산하고 수감시설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국영 TV의 텔레그램 채널에 발표한 성명에서는 수감자에 대한 고문이나 살해에 연루된 사람들을 끝까지 추적해낼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반군이 이슬람 원리주의 통치를 할 것이라는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아사드 정권과 달리 인권을 존중하는 '정상 정부'로 역할 하겠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반군은 아사드 정권에 부역했던 관리들의 해외 도피를 막기 위해 국경 검문도 강화하고 있다.
시리아는 아사드 가문이 통치해온 지난 50여년간 중동에서 가장 억압적인 경찰국가로 꼽혀왔다.
아사드 정권에 대한 민심의 분노도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이날 수도 다마스쿠스의 한 병원에는 고문의 흔적이 남아있는 시신 35구가 도착해 아사드 정권의 잔혹함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피해자들은 국제앰네스티가 '인간 도살장'으로 명명한 악명높은 세드나야 교도소에 수감됐던 이들로 추정된다.
다마스쿠스 남쪽의 알미단에서는 2013년 발생한 타다몬 학살의 주요 범인들이 처형된다는 소문에 수천 명이 광장으로 몰려들기도 했다.
가디언을 통해 2년 전 밝혀진 타다몬 학살은 아사드 정부군이 어린이 12명을 포함해 최소 288명을 학살한 사건이다.
시리아 반군 내전 13년 만에 승리 선언, 환호하는 시리아인들 |
시리아 반군은 정의 구현을 요구하는 피해자와 보복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동시에 국제 원조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있다.
또 내전으로 피폐해진 경제를 일으켜 세워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시리아 과도정부의 임시 총리로 추대된 무함마드 알바시르는 수백명에 달하는 난민들을 고국으로 데려오고 통합을 추구하겠다면서도 새 정부가 재정적으로 열악한 상황이라고 호소한 바 있다.
반군은 아사드 정권하에서 가해졌던 미국의 제재를 완화하기 위해 미국과 접촉하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다만 HTS가 미국과 유엔, EU 등에서 여전히 '테러 조직'으로 지정돼있는 만큼 국제사회는 아직 조심스러운 눈길을 보내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소수자의 권리를 온전히 존중하고 인도적 지원의 흐름을 촉진하며 시리아가 테러 거점으로 활용되거나 이웃에 위협이 되는 것을 막겠다는 명확한 약속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도 "수년간 포용적 방식으로 통치하겠다고 약속한 수많은 무장 단체들이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것을 봐왔다"고 했다.
시리아 일부 지역에서는 국지적인 교전도 계속되고 있다.
튀르키예 국경에서는 튀르키예가 지원하는 반군과 미국이 지원하는 쿠르드족 민병대 시리아민주군(SDF) 간에 충돌이 벌어졌다.
한편 1960년대부터 시리아 집권당이었던 바트당은 무기한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바트당은 당 홈페이지에 게시한 성명을 통해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당이 보유했던 차량과 무기 등 모든 물품은 내무부에 넘기겠다고 밝혔다.
또 "모든 당의 자산은 재무부와 법무부의 감독하에 있으며 수익금은 시리아 중앙은행에 예치돼 현 정부의 법에 따라 지출된다"고 덧붙였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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