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규 KT 부사장이 12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열린 '2024 IPTV의날' 행사에서 특별 강연을 하고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AI)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공세에 밀려 침체된 IPTV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돌파구라는 제언이 '2024 IPTV의 날' 행사에서 나왔다.

임현규 KT 부사장은 12일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열린 행사 특별강연에서 “IPTV는 AI 플랫폼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IPTV가 AI 플랫폼으로 다방면에서 활용된다면 대한민국 AI 경쟁력은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IPTV 업계는 글로벌 OTT 중심으로 미디어 시장이 전환되며 성장 정체기에 직면했다. 임 부사장은 “국내 시장에서 넷플릭스만 돈을 번다는 우스개 소리가 나올 정도로 글로벌 OTT들은 규모의 경제로 국내 미디어 콘텐츠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있다”며 “글로벌 사업자들의 물량 공세에 국내 미디어 시장이 초토화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IPTV의 지난 16년을 돌아봤을 때 가장 강력했던 서비스는 AI 스피커였다고 생각하지만, AI 음성인식 서비스만으로는 부족하다”며 “AI는 새로운 차원에서 IPTV 경쟁력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는 이미 AI IPTV로 변화를 시작했다”며 “AI 강국 대한민국을 위해 IPTV 3사는 경쟁을 하면서도 필요할 땐 힘을 합치는 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정부 역시 AI 산업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IPTV가 AI 투자라는 시대 변화에 발맞춰 성장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AI는 이제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국가 경제 성장과 국민 삶의 질을 좌우하는 핵심 동력”이라며 “AI가 이끄는 대변혁의 시대에 새로운 도전으로 우리 IPTV가 그리고 우리 유료방송 매체들이 혁신을 이끌어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강 차관은 “글로벌 차원의 경쟁은 격화되고 양질의 콘텐츠를 보다 더 낮은 비용으로 제작하고 시청자에게 원하는 콘텐츠를 더 쉽게 보여주기 위해 AI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IPTV가 16년 전 출범할 때처럼 미디어 시장 미래에 과감하게 투자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IPTV가 규제에 발목이 묶여 성장하지 못한다는 공감대도 형성됐다. 행사를 개최한 이병석 한국IPTV방송협회장은 “국내 IPTV 업계는 지금으로부터 24년 전인 2000년에 제정된 방송법이라는 낡은 제재를 적용받아 두 다리에 모래주머니를 차고 글로벌 플랫폼과 경쟁하는 형국”이라며 “해묵은 규제를 없애는 혁파 수준의 제도 개혁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 협회장은 “IPTV는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거대 글로벌 플랫폼이 주도하는 무한 경쟁 체제에 편입되면서 전대미문의 존폐 위기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이날 행사는 IPTV 출범 16주년을 기념해 국내 미디어·콘텐츠 산업인을 격려하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방안을 함께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미디어 업계 종사자, 학계 전문가, 정부 관계자 등 약 200명이 모였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