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번화가 창원 상남동조차 한산…예약 취소·폐업 점포 속출
각 지자체, 겨울 송년 축제 개최·소상공 지원책 등 대응 고심
인적 드문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일대 |
(창원=연합뉴스) 이준영 기자 = "연말에 매상 좀 올리나 했는데 계엄 사태까지 덮쳐버리니 올해 장사는 사실상 끝났다고 봐야죠."
연말을 맞아 송년회 모임 등으로 한창 분주해야 할 시기이지만 가뜩이나 불황인 상황에 비상계엄 사태까지 터지면서 경남지역 자영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경남 최대 번화가인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일대는 연말을 맞아 붐벼야 할 시기인데도 지난 11일 오후 적막감이 감돌 만큼 한산했다.
예년 같으면 단체 회식과 모임 등으로 사람이 넘쳐날 정도지만, 이날은 인적조차 드물었다.
불황에 아예 일찍 문을 닫고 영업을 마감한 곳들도 눈에 띄었다.
상남동에서 장어구이집을 운영하는 김재화(66) 씨는 "지금 시기면 송년회를 앞두고 인근 기업체나 관공서에서 예약이 쏟아져야 하는데 아예 실종된 상태"라며 "특히 지난주 비상계엄 사태 이후 더 손님이 줄었다. 14년째 장사하고 있지만 올해만큼 조용한 연말은 처음인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인근에서 소고깃집을 운영하는 한 업주도 "안 그래도 올해 물가가 올라서 손님들이 줄었는데 비상계엄이 터지면서 이번 주 단체 예약을 취소한 경우도 있다"며 "제일 불황이었던 코로나19 사태 때보다는 낫지만 한창 예약이 많아야 할 시기에 시국까지 안 좋으니 불경기를 더 체감한다"고 전했다.
줄이 길게 늘어선 붕어빵 노점 |
이러한 불황 속에 길거리 대표 간식인 붕어빵 노점만 길게 줄이 늘어설 정도로 '호황'이었다.
따뜻한 붕어빵처럼 온기가 느껴지는 이곳을 찾은 박성민(29) 씨는 "친구들과 근처 잡화점에서 물건 사고 가는 길에 붕어빵을 먹고 싶어 들렀다"며 "시국도 어수선하고 물가가 비싸서 예전처럼 모임을 많이 갖긴 힘들 거 같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비상계엄 이후 공직사회에서는 기강 확립 등을 위해 최대한 회식 등 모임을 자제하라는 지침이 내려져 연말 특수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상남동 곳곳에는 불황을 보여주듯 임대 현수막이 줄지어 붙어 있었다.
이미 폐업해 빈 점포가 된 곳들은 추운 날씨 속에 더욱 썰렁함을 더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지역별 집합 상가 공실률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경남지역 공실률은 12.02%로 전국 평균(10.08%)보다 높았다.
지자체들은 지역경제 타격을 우려해 예정된 축제를 진행하거나 경기 부양책 등을 검토하면서 최대한 상권 활성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거제시는 오는 21일부터 이틀 동안 장목면 외포항에서 제17회 대구수산물축제를 열기로 했다.
오는 31일로 예정된 송년 불꽃축제도 계획대로 진행한다.
시 관계자는 "특히 수산물축제는 상인들 소득과도 연계된 만큼 진행하는 게 맞는다고 판단했다"며 "지역 축제는 자주 있는 행사도 아니라 이런 기회를 통해서라도 소비를 촉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창원시도 소상공인 지원책을 마련하고 나섰다.
시 관계자는 "상남동 지역을 비롯해 소상공인들 타격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있어 부서마다 지원책을 검토하고 있다"며 "최대한 빨리 지원 정책들을 정리해서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시 성산구 상남동 일대 |
l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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