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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목)

美하원, 국방수권법안 통과… ‘천조국’ 예산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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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미 의회 의사당 전경.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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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원은 11일 ‘2025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을 찬성 281표, 반대 140표로 통과시켰다. NDAA에는 주한미군을 현재 수준인 2만8500명 안팎으로 유지하고 한·미·일 국방 협력 진전 방안을 요구하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이번 법안에 담긴 미 국방 예산은 총 8952억 달러(약 1280조원) 규모로 작년 대비 약 1% 증가한 것이다.

NDAA는 미 국방 예산을 책정하기 위해 1961년 제정된 법안으로 해마다 새로 편성한다. 그해 미국이 당면한 주요 국방 과제를 제시하고, 필요 예산을 책정해 상·하원이 통과시키고 대통령이 서명해 발효된다. 상·하원이 협의를 거쳐 단일안을 마련한 NDAA는 상원 재의결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 절차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번 NDAA는 올해 10월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재임 중일 내년 9월까지 유효하다.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이날 통과된 법안에 대해 “우리 군(軍)이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전투력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자원과 역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NDAA가 64번째 연속으로 의회를 통과하는 데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갈수록 분열되고 혼란스러운 입법 환경에서 보기 드문 일”이라고 했다.

법안 내용을 보면 중국 등 미국의 경쟁국이 인프라 개발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국방 시설 투자에 175억 달러를 배정했다. 이 중 20억 달러를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군 강화에 투자하는 ‘태평양 억제 이니셔티브(PDI)’에 쓰도록 했다. PDI는 인·태 지역에서 중국 패권주의에 대응해 군사 준비 태세와 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미국의 국방 전략이다. 미사일 방어 시스템 강화, 사이버 및 우주 역량 개선, 분쟁 상황에서도 미군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물류 네트워크 구축 등을 포함하고 있다.

또 선박 건조 확대, 최신형 원자 잠수함인 버지니아급 잠수함 1척, 유도 미사일 구축함 3척 등을 조달하는 데 335억 달러를 사용하도록 승인했다. 세계 최강을 자랑하던 미 조선업이 무너지면서 배 건조와 수리 역량이 약해졌고, 미 해군은 군함 숫자를 늘리기는 커녕 유지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밖에 최신형인 F-15EX·F-35 등 전투기 92대, 항공기 93대, 에이브럼스 등 장갑차 306대의 조달을 승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군인의 급여도 4.5% 인상했다. 특히 기본급이 2만5000달러 미만인 하사관과 병사에 대한 급 인상폭이 14.5%로 전체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군인 가족을 위한 혜택도 추가됐다. 군인 자녀를 위한 보육 프로그램에 재정을 지원하고 여기에 종사하는 직원들의 급여를 인상하도록 했다. 또 군인 배우자의 취업 기회를 보장하도록 했고, 출산을 전후로 정신 건강을 보호하는 프로그램을 수립하도록 하는 한편 피임약에 대한 본인 부담금을 없앴다.

한편 이번 법안에는 현역 군인 자녀의 성전환 관련 의료보험 지원을 제한하고 국방부 내 ‘다양성·형평·포용(DEI)’ 관련 직책 신설을 제한하는 내용이 공화당 주도로 포함됐다. 트럼프가 국방장관 후보에 지명한 피트 헤그세스는 군대 내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PC)과 워크(woke·깨어있다는 뜻) 문화를 뿌리 뽑겠다며 벼르고 있다. 이런 이유로 민주당에서 반대표가 124표가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NDAA 안에 긍정적인 내용이 많지만 문제가 되는 조항도 일부 포함돼 있다”고 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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