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신임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준비하는 가운데 권성동 의원(왼쪽)이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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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지금은 탄핵으로 대통령 직무 집행을 정지시키는 것이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이라며 당론으로 탄핵 찬성할 것을 제안했다. 14일 대통령 윤석열에 대한 2차 탄핵소추안 표결 목전에 탄핵 찬성 입장을 공식화한 것이다. 한 대표는 또 ‘정치적 1호 당원’인 윤석열의 제명·출당을 위해 당 윤리위원회 소집을 지시했다. 그런데 선출된 친윤 권성동 신임 원내대표는 ‘탄핵 부결 당론’을 고수하고, 윤석열 제명·출당에도 선을 그었다.

한 대표는 지난 7일 1차 탄핵안 표결 당시 윤석열이 거취를 당에 일임했다는 구실로 탄핵에 반대했다. 그러나 윤석열이 ‘질서 있는 퇴진’으로 제시한 내년 2월 또는 3월 자진사퇴를 거부하자, 탄핵 찬성으로 선회했다. 한 대표가 탄핵 입장으로 돌아선 것은 만시지탄이지만, 오락가락한 건 비판받아 마땅하다.

탄핵안 가결을 위해 여당에서 8명이 찬성해야 하는데, 이날 현재 7명이 찬성 표결을 공언했다. 여기에 탄핵 찬반을 떠나 표결 의사를 밝힌 의원이 10여명이어서, 탄핵안 가결 가능성이 높은 분위기라고 한다. 1차 탄핵 표결 후 집단 불참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영향을 줬을 것이다. 국가적 위기 상황을 조속히 해소하려면 탄핵은 더 늦추고 피할 수 없다는 판단도 작용했음 직하다.

그러나 친윤계는 여전히 정신 차리지 못하고 있다. 이날 원내대표 선거에서 권성동 의원이 의원 106명 중 72표를 얻어, 김태호 의원을 압도적으로 누르고 당선됐다. 위헌적 내란 사태에도 불구하고 다수파인 친윤계가 권 의원을 선택한 것이다. 권 원내대표는 “지금은 당론이 탄핵 부결”이라고 했다. 윤석열 제명·출당을 두고는 “대통령이 알아서 거취를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반대했다. 그러면서 “탄핵보다 무서운 것이 분열”이라고 했다. 윤석열 국정 난맥과 내란을 방조해 나라 꼴이 이 지경에 이르게 한 일말의 책임도 느끼지 못하는 건가. 나라가 어떻게 되든 말든 당 주도권만 차지하면 된다는 건가.

국민들은 내란 사태를 겪으며 여당이 공당으로 존재해야 하는지 묻고 있다. 그 선택지는 정해져 있다. 윤석열을 탄핵해 헌법 질서를 바로 세우고, 윤석열을 출당시켜 변화의 출발점으로 삼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통절한 성찰, 구체적 실천, 뼈를 깎는 쇄신만이 살길이다. 그렇지 않다면 ‘내란 부역 정당’이라는 역사적 오명을 짊어져야 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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