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 KT 관제센터 방문
지난 11월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김건희 특검 수용, 국정농단 규명! 윤석열을 거부한다 시민행진' 집회 참가자들이 휴대폰 불빛을 비추며 정권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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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 표결이 예정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대규모 시위대가 몰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동통신 3사와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초긴장 상태다. 당장 이번 주말 여의도와 광화문 등지에 증설되는 기지국은 지난 주말의 3배가 될 전망이다.
12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통신 3사는 14, 15일 탄핵 집회로 대규모 인원이 몰리는 상황에 대비해 통신 수용 용량을 늘리는 작업을 준비 중이다. 통신3사 통틀어 전날인 11일 집계 기준으로 여의도에 이동 기지국 29대를 배치하고 간이 기지국 39대를 설치할 예정이다. 기존 통신 기지국 장비도 133식 늘리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 장비 수가 늘어나면 기지국이 담당하는 셀(서비스 영역)도 늘어나 자연스레 더 많은 인원의 통신량을 수용할 수 있게 된다.
여의도보다 규모는 작지만 같은 시점에 집회가 열릴 것으로 보이는 광화문·시청·용산에도 이동기지국 7대가 들어간다. 여기까지 합해 이번 주말 총증설 기지국 수는 총 75개로 지난주(26개)의 약 세 배다. 기존 통신 기지국 장비 증설량은 광화문·시청을 포함하면 총 152식으로 지난주(76식)보다 두 배 늘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모두 집회 규모를 사전에 추정해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 미리 기지국을 배치하고 통신량을 증설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7일 열린 탄핵소추안 표결 당시 여의도 일대에서 통신사를 막론하고 이용자들이 통신 지연을 호소했다.
인파 쏠리는 집회, 여전히 '일시적 통신 지연' 가능성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2일 오전 경기 과천시 KT 네트워크 관제센터를 방문해 실시간 모니터링 상황을 둘러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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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들이 대비에 나섰지만 업계에선 돌아오는 주말에도 집회 참석자들이 여전히 통신 지연 현상을 경험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본다. 집회처럼 특정 '셀'에 들어 있는 사람들의 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에선 일시적으로 부하가 커져 원활한 통신이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통신사는 셀의 크기를 줄여서 단일 기지국의 통신량 부하를 줄이고 추가 기지국 또는 장비를 가동시켜 데이터 처리 용량과 통화 연결의 안정성을 높이게 된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집회 상황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날 경기 과천시 KT 네트워크 관제센터를 방문해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국민들이 통신 장애로 불편을 겪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해도 집회가 이번 주말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통신사들도 수요에 맞춰 대비 태세를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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