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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4 (토)

“식당 예약 줄취소” 혹독한 탄핵發 ‘경제청구서’…지갑 닫고 물가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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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과 탄핵, 경제에 미치는 부담 수준은

8년 전 소비자심리 7년 9개월 만 최저치

환율, 3개월 만 월 평균 70원 이상 뛰어

정치 불확실성에 더 커진 내수·물가 우려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소비자심리가 7년 9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정도로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월 평균 환율은 3개월만에 76.53원 급등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을 동시에 위축시킨 셈이다. 최근 터진 계엄과 탄핵 정국도 비슷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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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국 불안이 계속되는 가운데 10일 오후 서울 한 음식점 12월 예약 달력이 비어 있다. 들어온 일부 예약도 취소돼 수정펜 흔적이 남아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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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된 소비자심리 위축…90초반대까지 내려갈듯
한국은행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2016년 10월 102.7이었던 소비자심리지수(CBSI)는 11월(96.0)부터 본격적으로 악화하기 시작해 2017년 1월(93.3)까지 지속적으로 위축했다. 2009년 4월(94.1) 이후 7년 9개월만에 소비심리가 최악으로 얼어 붙은 것이다.

박 전 대통령 탄핵의 여파였다. 10월 태블릿PC 보도로 고조된 분위기는 11월 “하야는 없다. 탄핵하라”는 청와대 발표에 폭발했고, 결국 12월 탄핵안 발의로 이어졌다. 이 시기 내수는 ‘먹고 마실 때가 아니다’란 사회적 분위기를 타고 급격하게 얼어 붙었다.

심리 위축은 실제 소비 감소로도 이어졌다. 2016년 4분기 서비스업생산지수는 0.4% 역성장했다. 서비스업생산지수는 대표적인 대면소비 지표다. 2분기(1.3%)와 3분기(0.7%), 두 분기 동안 연속 성장했던 대면소비에 제동이 걸렸다.

특히 2016년 4분기 숙박및음식점업 생산은 3.7% 뒷걸음쳤다. 10월(-1.2%)를 시작으로 4분기 내내 단 한번도 성장하지 못했다. 심지어 연말 성수기인 12월에도 1.0% 역성장했다.

이번 계엄·탄핵 정국도 비슷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관가를 중심으로 몸을 사리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송년회 등 연말 모임이 줄취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영업 경기엔 직접적 타격이 예상된다.

만약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정도로 소비심리가 위축된다면 11월 100.7로 ‘경기 낙관’ 기준선인 100을 간신히 넘긴 소비자심리지수는 90대 초반까지 내려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朴탄핵 때보다 더 거센 고환율…또 다시 인플레 우려
환율은 더 거세게 오를 수 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인 2016년 월 평균 원/달러 환율은 9월 주간거래종가 기준 1106.77원에서 12월 1183.30원으로 폭등했다. 3개월 만에 월 평균 환율이 76.53원 뛴 것이다. 2017년 1월에도 월 평균 1182.24원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월 평균 환율은 2월(1143.36원)이 돼서야 1100원대 중반으로 내려왔다.

지금은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보다도 훨씬 높은 1430원대 수준에서 환율이 움직이고 있다.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계엄군을 국회에 투입하자 환율은 4일 오전 12시 20분 1442.0원까지 뛰었다. 2022년 10월 25일(장중 고가 1444.2원) 이후 약 2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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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뛰면 간신히 안정된 물가가 다시 오를 수 있다. 최근 2년간 이어진 인플레이션으로 이미 가격 부담이 상당한데, 여기에서 또다시 물가 레벨이 뛰는 것이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 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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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뛰면 간신히 안정된 물가가 다시 오를 수 있다. 최근 2년간 이어진 인플레이션으로 이미 가격 부담이 상당한데, 여기에서 또다시 물가 레벨이 뛰는 것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표한 ‘원/달러 환율변동이 실물경제 및 국내물가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환율이 전년동월 대비 10% 상승하면 소비자물가는 0.3% 더 오른다. 현재 환율 상승폭이 9~10%인 점에 비춰보면 현재 이미 0.3%의 추가 물가 상승 가능성은 충분한 셈이다.

소비자물가에 선행하는 경향이 있는 수입물가는 이미 고환율 여파로 오르고 있다. 11월 수입물가지수(원화기준)는 전월대비 1.1% 올라 두달 연속 상승 기조를 나타냈다. 수입물가지수는 8월(-3.5%)과 9월(-2.6%) 두 달 연속 떨어졌다가 지난 10월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특히 10월 수입물가 오름세는 환율 상승 여파로 6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인 2.2% 기록했는데, 11월 또 다시 올랐다. 12월 수입물가도 하향 안정되긴 어려울 예정이다. 계엄과 탄핵 정국 여파로 환율이 더 크게 뛰면서 상방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0일 한은을 방문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과 만나 “(환율이) 당분간 예전 수준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며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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