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연말을 앞두고 잇따른 악재에 직면했다. 인공지능(AI)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반독점 조사와 투자 손실 등 여러 도전과제가 동시에 불거진 탓이다.
가장 큰 압박은 규제 당국발 조사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지난달 말 MS에 수백장 분량의 정보 요청서를 발송하며 대대적인 반독점 조사에 착수했다. 이는 1998년 이후 25년 만에 이뤄지는 전방위적 조사다.
당초 클라우드 사업에 국한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AI 제품, 사이버 보안 등 MS의 전반적인 사업 영역으로 조사 범위가 확대됐다. 리나 칸 FTC 위원장은 트럼프 취임 전까지 빅테크 규제를 마무리하기 위해 막판 스퍼트를 올리고 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MS AI 전략 핵심인 오픈AI와의 독점 계약이다. 디인포메이션은 소식통을 인용해 구글이 FTC에 MS와 오픈AI 간 독점 클라우드 계약 해지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구글은 자사나 아마존과 같은 경쟁사들도 오픈AI 모델을 호스팅할 수 있다면 가격 경쟁을 통해 기업들이 더 저렴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MS는 오픈AI 파트너십을 통해 연간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AI 분야에서만 30억달러(약 4조3000억원) 연간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빅테크 기업들의 AI 주도권 다툼과도 맞물려 있다. 당시 증인으로 출석한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 “구글이 검색 우위를 앞세워 AI 분야에서도 독점적인 구조를 만들었다”고 증언했다.
구글을 따라잡기 위해 오픈AI와 같은 스타트업과 손잡을 수밖에 없었다는 논리를 내세웠고, 이를 통해 유럽연합(EU) 등의 오픈AI 파트너십 조사를 면할 수 있었다. 반면 구글은 미국 법원으로부터 검색 독점 판결을 받았고, AI 독점 문제에 대해서도 조치를 받게 됐다. 이번 구글 FTC 요청은 이에 대한 '보복성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MS AI 확장 전략도 차질을 빚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MS는 제너럴모터스(GM) 자율주행 사업부 크루즈가 로보택시 사업을 중단하면서 약 8억달러(약 1조1000억원) 손해를 입게 됐다.
2021년 투자 당시만 해도 자율주행은 MS가 AI 기술력을 입증할 수 있는 대표적인 분야로 꼽혔다. GM이 2016년부터 100억달러(약 14조원) 이상을 투자했음에도 사업을 접은 것은 AI 기술 실용화가 예상보다 더딜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암호화폐 투자 시도도 실패로 돌아갔다. MS 주주들은 최근 진행한 주주총회에서 국립공공정책연구소(NCPPR)가 제안한 비트코인 재무제표 포함 검토안을 부결시켰다. 이사회가 암호화폐의 높은 변동성을 이유로 반대 의견을 낸 데 따른 것이다. AI와 클라우드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적 결단으로 보이지만, 디지털 자산 시장으로 확장 가능성은 일단 닫힌 셈이다.
이러한 가운데 내년 1월 출범하는 트럼프 정부 행보도 주목된다. 차기 FTC 수장으로 지명된 앤드류 퍼거슨은 최근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규제 기관이 AI 시장에서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규제 반대 주의자로 알려진 퍼거슨이 MS 조사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MS 고민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 Copyright ⓒ 디지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