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고건 권한대행 63일
박근혜 정부 황교안 권한대행 5개월
고건, 상황 관리 무게…황교안, 적극적 행보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가 국무위원 간담회 참석을 위해 청사를 나서고 있다. 2016.12.09 photo1006@newsis.com |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를 통과했다. 이로써 윤 대통령의 권한은 정지됐고, 민주화 이후 세 번째 권한대행 체제가 됐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한 국무총리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민주화 이후 첫 권한대행 체제가 발동된 것은 참여정부 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열린우리당 지지 발언을 문제 삼은 한나라당과 새천년민주당이 국회에서 탄핵안을 통과시키면서다. 2004년 3월12일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됐고, 당시 국무총리였던 고건 전 총리가 권한대행을 맡게 됐다.
고 권한대행 체제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같은해 5월14일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될 때까지 2개월 2일, 63일간 가동됐다. 이 기간 노 전 대통령은 관저에 머물며 공식 일정을 갖지 않았다.
고 권한대행은 권한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기보다는 외교·안보·치안 등 대내외적 상황 관리에 무게를 뒀다는 평가다. 대통령 임기 2년 차에 직무가 정지됐던 데다가 탄핵안이 기각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던 당시 분위기 등을 고려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권한대행 기간에 청와대는 단 한 차례만 방문했다. 방문 목적은 주한대사로부터 신임장을 제정받기 위해서였다.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도 주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권의 경우 고위공무원단 인사를 단행하는 정도로 행사했다.
두 번째 권한대행 체제는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태 때다. 당시 국무총리였던 황교안 전 총리가 2016년 12월9일부터 제19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취임 첫날인 2017년 5월10일까지 약 5개월간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했다.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표결이 가결된 9일 오후 박 대통령이 청와대 위민관에서 국무위원들과 간담회를 위해 입장하고 있다. 오른쪽은 황교안 국무총리. 가결된 탄핵소추안 등본을 국회의사국이 청와대 총무비서관실에 전달, 청와대가 등본을 접수하면 박 대통령의 모든 권한은 정지하며 황교안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는다. 2016.12.09. amin2@newsis.com |
황 권한대행은 고 권한대행에 비해 이양된 권한을 좀 더 적극적으로 행사했다는 평가다. 박 전 대통령의 임기가 4년차에서 5년차로 넘어가는 시점에 권한대행을 맡았고, 탄핵안이 헌재에서 인용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았던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권한대행 기간이 길었던 데다가 대선까지 치른 만큼 적극적 권한 행사가 불가피한 측면도 없지는 않았다.
황 권한대행은 이듬해 1월 신년 기자회견을 열어 대국민 메시지를 냈다. 20분간 낭독한 모두발언에는 안보, 경제, 민생 등 국정 전반에 대한 방향을 담았다. 그는 국정 안정화 노력의 일환임을 밝혔다. 그러나 범보수 진영 일각과 야권에서는 대권 행보라는 비판이 나왔다.
황 권한대행은 설맞이 가석방을 확대하라는 특별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당시 모범수형자, 중소기업인, 생계형범죄자 등 884명이 가석방됐는데, 이는 2009년 6월 이후 최대 규모의 가석방이었다.
황 권한대행은 인사권도 적극 행사했다. 당시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친박'으로 분류되던 인사를 정무직인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에 내정한 바 있다. 한국마사회장 등 공공기관장 인사도 단행했다.
황 권한대행은 외교 행보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었다. 대행 기간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1기가 출범했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들과 이해관계가 얽히는 등 정상급 외교로 풀어나가야 할 현안들이 산적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논의가 공전을 거듭하고, '코리아패싱' 현상까지 생기는 등 대통령의 장기 부재로 인한 외교적 어려움을 겪었다.
황 권한대행을 둘러싼 잡음도 있었다. 황 권한대행이 '대통령 권한대행' 기념시계를 제작·배포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고 권한대행과 달리 '권한대행 시계'를 제작한 것을 두고 대권 행보라는 비판이 나왔다. 황 권한대행은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되고 닷새 뒤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 총리는 이날 탄핵소추의결서가 대통령실에 전달되는 것으로써 대통령의 권한을 이양받게 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jikime@newsis.com
▶ 네이버에서 뉴시스 구독하기
▶ K-Artprice, 유명 미술작품 가격 공개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