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배우, 여러 배역 넘나들며 열연 …내년 3월까지 공연
뮤지컬 '시지프스' DIMF 공연사진 [과수원뮤지컬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지난 10일 개막한 창작 초연 뮤지컬 '시지프스'는 무너진 세상 속에 버려진 배우 네명의 이야기와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 그리스 신화 속 '시지프스'의 메시지를 엮어 뮤지컬로 풀어낸 작품이다.
팬데믹과 세계 전쟁으로 폐허가 된 어느 미래의 세상에 남겨진 네 배우는 무대도 관객도 없는 그곳에서 배우의 존재 의미를 묻는다.
동시에 무거운 바위를 계속해서 밀어 올려야 하는 영원한 형벌에 처한 시지프스의 처지와 모든 것을 쏟아붓지만 공연이 끝나면 사라져버리는 무대 위의 연기를 반복해야 하는 배우의 삶이 비슷하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들은 자기의 처지를 자조하는 대신 시지프스가 '돌'을 굴리듯 그들도 '이야기'를 굴려보자면서 카뮈의 '이방인'을 한편의 극으로 무대 위에 풀어놓는다.
그 속에서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의 슬픔과 절망, 죽음 직전에 느끼는 삶을 향한 강렬한 열망을 그려낸다.
뮤지컬은 이처럼 극중극 형태로 진행되면서 삶과 죽음이라는 다소 무겁고 철학적인 주제를 다룬다.
하지만 지난 13일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 예스24스테이지에서 만난 이 작품은 이를 가볍고 위트있게 풀어내 관객들에게 좀 더 편안하게 다가간다.
그리고 각자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나아가는 사람들에게 때론 형벌 같더라도 삶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뮤지컬 '시지프스' DIMF 공연사진 [과수원뮤지컬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이처럼 잘 엮은 이야기에 세련되고 다채로운 음악, 젊은 배우들의 열연이 조화를 이뤄 공연 시간 100분이 훌쩍 지나간다. LED 장치 등으로 구현한 강렬한 색채와 무대도 인상적이다.
연극적 요소가 강한 이 작품에서 네 배우는 '이방인' 속 '뫼르소', '엄마', '관리인', '재판관' 등 여러 배역을 넘나들며 종횡무진한다.
뮤지컬 '시지프스'는 지난 7월 제18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시상식에서 창작뮤지컬상, 아성크리에이터상, 여우조연상을 받은 작품이다.
공연은 내년 3월 2일까지 이어진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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