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씨가 지난 10월15일 공개한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 명태균씨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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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전날인 2022년 5월9일 명태균씨와 전화통화를 하며 이렇게 말했고, 명씨는 통화내용을 녹음했다.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사건 핵심인물인 명태균씨가 지난 12일 창원지검에 제출한 휴대전화 3대와 휴대용 저장장치(USB) 1대에 무슨 내용이 담겨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명씨는 김건희 여사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를 휴대전화에 저장하고 있다가 지난 10월15일 공개했다. 김 여사는 이 대화에서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주세요” “제가 명선생님께 완전 의지하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창원의창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 발표 8일 전인 2022년 5월2일엔 이 사건 공익신고자인 강혜경씨와 통화하며 “오늘 여사님 전화 왔는데, 내 고마움 때문에 김영선 걱정하지 말라고, 내보고 고맙다고, 자기 선물이래”라고 말했는데, 김 여사와의 통화내용도 녹음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
명씨는 구속되기 전 “윤 대통령 부부와 대선 전 6개월간 매일 스피커폰으로 통화했다”라며 “휴대폰이 내 변호사”라고 말했었다. 또 구속이 임박해서는 “내가 구속되면 정권이 한달 안에 무너진다”는 협박성 말도 했다.
실제로 명씨는 지난 9월24일 포렌식 업체에 찾아가 휴대전화 3대 가운데 1대를 복구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1대는 패턴을 풀지 못해서 열 수 없었고, 다른 1대는 이유를 모르겠지만 복구 의뢰하지 않았다. 그래서 1대만 복구했다. 이 휴대폰 사용 시기는 모르겠다”며 “복구한 휴대전화에는 텔레그램·카카오톡 캡처 화면 등 사진만 해도 2만장 이상 들어 있었다. 명씨는 컴퓨터 모니터에 복구한 사진을 띄워서 휴대전화 카메라로 여러장 찍어갔다”고 말했다.
명씨는 포렌식 업체에서 나와 곧바로 휴대전화를 숨겼다. 검찰이 지난 3일 명씨를 기소하며 정치자금법 위반과 함께 증거은닉 교사 혐의도 적용했지만, 명씨는 숨긴 휴대전화를 내놓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 12일 오후 자신의 휴대전화를 스스로 검찰에 제출했다. 검찰은 명씨 휴대전화의 데이터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명씨의 변호인은 지난 13일 “명씨는 구속되기 전, 본인이 구속되면 대통령이 한달 안에 탄핵되거나 하야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내일 14일이 딱 한달 되는 날이다. 12월3일 비상계엄이 성공했다면, 명씨는 자신이 제일 먼저 총살당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휴대전화를 검찰에 제출한 이유를 설명했다. 휴대전화를 감추고 있으면 윤 대통령 부부가 자신을 지켜줄 것으로 믿었는데, ‘12·3 내란사태’ 이후 상황이 바뀌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명씨는 전화 통화 상대방인 윤 대통령 부부의 예전 휴대전화를 증거물로 보전해달라고 지난 5일 서울서부지법에 청구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정혜민 기자 jh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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